HERI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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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호를 펴내며
수천 년간 곰곰이 생각해온 것


조계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동향분석센터장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교외에 자리잡은 글렌로이사의 직원용 주차장에는 가슴 한가득 인사 자료를 안고 있는 직원들로 가득했다. 그들은 55갤런짜리 드럼통에 회사의 모든 인사 자료를 쏟아넣은 뒤 기름을 끼얹고 불을 댕겼다. 언뜻 보면 불만을 가진직원들이 ‘화형식’을 벌이는 장면 같았다.(본지 32쪽)

일본 ‘경영의 신’이라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이 구내식당에서 식사할 때였다. 그날 메뉴는 비프스테이크였다. 그러나 거의 식사를 하지 않은 회장은 식당을 나가며 주방장을 불러달라고했다. 누구나 앞으로 벌어질 상황이 뻔히 예상되었다.(본지 58쪽)

 살다보면 우리는 문득 그것, 우리가 그토록 기를 쓰고 매달려온 그것이 사실은 우리가 진정으로 마음에서 원하던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을 때가 있다. 더 많은 소득과 소비, 그것을 위한 더 많은 생산, 또 그 생산을 위한 더 많은 일과 노동, 그리고 다시 그 노동을 끌어내기 위한 유인 제도로서의 인사 평가와 차등 보상…. 어떤 이들에게는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그저 우리를 짜증나게 만드는 것들이기도 하다.

 우리는 누구나 ‘진보’를 바란다. 자신의 진보, 사회의 진보, 역사의 진보를 꿈꾼다. 진보를 위해, 민간 시장에서 기업에서 가정에서 시민사회에서 또 정치 등 공적 영역에서 혼자 또는 사람들과 거래하고 협력하며 같이 ‘일’한다. 그렇게 일하며 건설해온 진보는 그 최종 목적인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또, 일하는 ‘일상 삶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행복을 체감하고 있는가?

 역사적으로 진보는 나 그리고 모두가(!) 경제적으로 비참한 상태에 빠져들지 않고 사회적으로 평등·정의의 가치를 누리고 정치적으로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 속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인간의 굳은 믿음이었다.

 그러나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말한다. “우리의 경제적 번영과 부, 예술의 창의성, 기술의 발견과 확산 등 이 모든 것이 개인의 행복과 고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에 대해 역사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의 역사 이해에 남아 있는 가장 큰 공백이다.” 인간 조건으로서 일과 행복에 대한 인류문명사적 일갈이라고 할 만하다.

 행복의 본질은 돈일까 가족일까 우정일까 건강일까 유전일까 덕성일까? 행복이 아니라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어야 한다는 도덕철학자들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고담준론은 제쳐두자. 행복과 좋은 삶은 인류가 수천 년간 곰곰이 생각해온 모든 우리 삶의 이상적 가치임이 분명하다. 물론 살아가는 우리는, 그 가치에 대해 낮은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물어보든 그렇지 않든 오늘도 어딘가에서 각자 작업도구를 손에 들고 그저 땀흘려 ‘일’한다.
 
 이번 <헤리리뷰>(HERI Review) 제40호에 담은 여러 글 속에서 우리는 두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조사해보니 ‘행복 연구’를 오래해온 국가일수록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가 43년, 뉴질랜드·캐나다가 17년이다. 전국 표본 5천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노동패널조사에서는 한국인의 행복 정점이 ‘주당 59시간 노동’에서야(!) 비로소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근로는 주당 16시간 까지도(!) 행복도가 증가하고 있다. 놀랍다.


 인공지능 로봇과 초연결사회가 이끄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우리의 일은 자본주의 상품 생산의 논리 회로 속에 작동할것이 틀림없다. 우리는 ‘파괴적 혁신’ 기술에 기반한 사회경제 질서·제도를 둘러싸고 서로 갈등하고 협력하고 또 싸우게 될지 모른다. 일을 하며 살아가기 위해, 또 행복과 좋은 삶이란 가치를위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말은 출생에 의한 특권에의 ‘저항’을 담고 있다. 즉, 휴머니즘 선언 자체를 넘어 이 말 자체가 적극적인 투쟁과 싸움을 요청한다. 우리에겐 진정하고 바람직한 행복을 가로막는 것에 대한 ‘저항’이 필요하다.

 그런데 글렌로이 직원들은 왜 화형식을 벌였을까, 마쓰시다회장이 주방장에게 한 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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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실 ->자료실에 pdf 파일 업로드했습니다.
    2016.10.31 13: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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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4일 <한겨레21>과 함께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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