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일본 니가타 이시우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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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발적 발전의 대표사례인 일본 이시우치 마을의 스키장. 이시우치 제공

대형화보다 안정적 경영 지향
환경 포함한 통합형 발전 추구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에서). 여기서 눈의 고장은 니가타현의 에치코유자와다. 이시우치는 유자와에 이웃한 마을로 일본에서 대표적으로 눈이 많이 오는 곳이다. 과거에 이곳 사람들은 겨울철에 일거리가 없어 외지에 나가 돈을 벌지 않으면 마을과 가족의 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다. 이시우치의 한 주민은 패전 직후에는 남자들이 모두 외지로 돈 벌러 나가 ‘설날에 떡을 칠 사람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시우치 사람들이 1950년대 초 스키장을 개설한 것은 겨울에도 아버지와 아들이, 그리고 부부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겨울철 부수입을 얻기 위한 소박한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이시우치 스키장이 1990년대 말에는 방문객 100만명이 넘는 일본의 5대 스키장으로 발전하였다.

 

이시우치는 지역 주민이 지역 자원을 주체적으로 활용해 지역을 발전시키고 그 발전의 성과가 지역에 남도록 한 내발적 발전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이시우치는 처음에 지역 농가 주도로 스키장을 만들었으나 리프트 시설이 없었고, 계단식 논을 이용한 스키장에서 여름철에는 벼농사를 지었다.

 

1957년께부터 외지 자본이 들어와 리프트 건설을 추진하려고 하자 이시우치 주민들은 몇 가지 제안을 했다. 우선 리프트를 설치하더라도 여름철에는 벼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논의 형상을 유지할 것, 협력분담금 명목으로 스키장 수익금의 일부를 마을을 위해 사용할 것, 또한 콘도나 호텔 같은 대형 숙박시설이나 리조트를 건설하지 말 것 등을 요구했다. 이것은 이시우치 주민들이 외래 자본을 받아들이되 지역이 주도권을 갖고 지역 발전을 주도하겠다는 뜻이었다. 이 점에서 일본의 많은 스키장이 외부의 대자본을 끌어들여 대형 리조트형으로 개발된 것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이시우치는 스키장을 개발하되 자연환경(논)을 최대한 보전하고 여름철 일거리를 확보하였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주택을 개량해 소규모 민박 형태로 관광객을 맞고, 지역 농산물로 식사를 대접함으로써 관광객들에게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느끼도록 했다. 따라서 이시우치의 스키장은 유흥형이 아니라 가족 단위의 민박형을 지향한다. 동시에 이시우치의 주민은 대형 시설보다는 가족 노동력에 기초한 안정적인 경영을 지향한다.

 

이런 전략으로 이시우치는 90년대의 불황기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었다. 이시우치 주민들은 경제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질적 기초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경제적 발전만이 아니라, 자연·경제·문화·환경의 통합적 발전을 추구한다. 이시우치는 전통문화의 계승, 차세대의 교육, 농촌 경관의 보전과 형성, 국제교류 등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시우치는 ‘습관문화’ 즉 마을에서 마을로 배양된 생활관습, 생활문화를 아이들에게 계승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이시우치는 통합적 발전 전략에 기초해 마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일본 경제의 장기불황 속에서 스키장 인구가 전성기의 거의 4분의 1 수준인 28만명으로 줄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이시우치 경제가 스키장에 지나치게 의존했고 경제 흐름에 맞춘 새로운 혁신에 성공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힘만에 의한 내발적 발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9선 경력을 지닌 오이타현의 히라마쓰 지사는 “지역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일본 전체의 정치구조, 경제구조, 지역구조가 중앙과 지방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국가적 시책이 필요하다. 그런 바탕 위에서 자주, 자립, 창의 개발운동이 더해졌을 때야말로 참된 지역 가꾸기가 달성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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