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새로 움트는 ‘클러스터’ 어떤게 있나

» 새로 움트는 ‘클러스터’ 어떤게 있나. 아이쿱생협 제공

판교 임대아파트 주민 고용 의무화
환경적 가치까지 시너지효과 극대화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는 전국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돼 왔으나, 최근에는 이런 클러스터를 계획적으로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한국토지공사의 ‘마을형 기업’ 같은 생산자 클러스터나, 아이쿱생협연대의 친환경 식품 클러스터가 그 사례다.

우선 올해 초 한국토지공사가 발표한 ‘마을형 기업’이 눈길을 끈다. 한국토지공사는 택지개발과 도시계획 등의 ‘전공’을 살려 경기 성남시 판교새도시에 마을형 기업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마을형 기업은 임대아파트 거주민 등 취약계층을 고용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보육사업이나 유기농 음식 제조업 등 해당 지역에서 수요가 높은 공공사업을 벌이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마을형 기업이 들어설 판교새도시는 기존 그린벨트 지역을 개발해 만든 곳이므로 국민임대주택의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따라서 저소득 입주민이 대량 유입되면서 증대하는 사회서비스 수요를 담당하고, 동시에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토지공사는 마을형 기업에 참가하는 사업자들에게 하드웨어적·소프트웨어적 양면을 두루 지원하는 안을 준비하고 있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는 부지 및 건축비와 관련된 유형자산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다. 토지공사는 창업자에게 부지를 무상으로 빌려주고, 해당 지역의 건축비까지 전액 지원한다.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는 실질적인 자립기반 조성을 위한 무형자산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다. 신규창출 저소득 일자리에 인건비의 50%를 지원하는 한편, 3년 안에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해 경영 컨설팅,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연계를 지원한다.

다양한 지원안과 함께 토지공사는 사업자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영리기업화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몇 가지 안전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일자리 창출이라는 근본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판교새도시에 사는 저소득 입주민 50% 이상을 고용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수익이 났을 때 이를 나누는 대신, 추가로 사람을 고용하거나 해당 사업, 지역사회 등에 전액 재투자하도록 했다. 아울러 재정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사업자의 책임의식을 북돋우기 위해 창업 후 3년 안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 토지공사가 꼽은 마을형 기업의 유형 및 사례

토지공사의 마을형 기업은 넓은 의미로 사회적기업의 한 갈래다. 하지만 특정 지역의 고용과 서비스를 우선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상법상 기업은 제외한다. 토지공사는 “택지지구 내 마을형 기업 조성으로, 연간 평균 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판교새도시 마을형 기업 시범사업의 반응이 좋으면 전국 본부별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활협동조합이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환경적 가치 창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클러스터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다. 아이쿱생협연대는 충청도에 전국 최초로 친환경 식품 클러스터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 클러스터에는 친환경·유기 식품 제조업체와 연구소, 교육시설, 폐수처리장, 공동창고, 공동물류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이쿱생협연대는 클러스터 단지별로 발효식품, 과일, 쌀·잡곡, 축산 등의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가공단지를 조성하고 물류단지, 연구소 및 체험단지 등을 나눠 각 기능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특히 단일 공장형 설계 및 친환경 공단 조성으로 소비자 체험과 ‘그린 투어리즘’ 실현, 친환경 농업과 상생하는 식품가공 산업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입주업체는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시장 창출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친환경 농업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소비처와 수익원을 확보해준다. 한편 소비자에게는 안전하고 다양한 친환경 식품을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줄 수 있다.

이처럼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는 많은 자원을 투입해 개발이 진행중인 대규모 새도시, 개발이 채 이루어지지 않은 낙후된 농촌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

클러스터 전문가인 장승권 성공회대 교수(유통정보학과)는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는 뿔뿔이 흩어져 제대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사회적 가치 창출 업체들을 한곳에 모아 지원의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클러스터의 성공 여부는 도시와 농촌, 지역의 개발 유무가 아니라, 해당 지역이 가지고 있는 지역적 자원과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정부나 대기업 주도로 조성된 각종 공단 등 산업 클러스터 중에도 성공과 실패가 엇갈린다. 새로 조성되는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도 예외일 수는 없다. 생산, 소비, 전략, 지원기관 등 클러스터 성공 요인이 충족되도록 설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seo2060@hani.co.kr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헤리리뷰 20호] 쥐꼬리만한 환경 예산에 쓰임새도 엉뚱한 곳에

[스페셜 리포트] 예산구조 무엇이 문제인가?|환경 국가재정은 ‘지속가능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자원이다. 예산은 정치적 의지의 발현이다. 예산구조를 보면 한 나라가 지향하는 가치를 살필 수 있다. 여전히 경제의 양적 성장...

  • HERI
  • 2011.09.06
  • 조회수 9934

[헤리리뷰 14호] “친환경 넘어 진짜 유기농으로…소비자 감동에 성패 달려”

[헤리리뷰] 캐나다 유기농 현장을 가다 현지대담/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이태근 흙살림 회장 »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오른쪽)과 이태근 흙살림 회장이 캐나다 밴쿠버 외곽의 헤즐미어 유기농장을 돌아본 뒤 농장 식당에서 ...

  • HERI
  • 2011.06.24
  • 조회수 10850

[헤리리뷰 12호] 주민 주도로 ‘민박형 스키장’ 특화 성공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일본 니가타 이시우치 마을 » 내발적 발전의 대표사례인 일본 이시우치 마을의 스키장. 이시우치 제공 대형화보다 안정적 경영 지향 환경 포함한 통합형 발전 추구 ...

  • HERI
  • 2011.06.24
  • 조회수 8859

[헤리리뷰 10호] 전세계 모든 생산법인이 ISO14001 인증

[헤리리뷰] Special Report 환경영역 최우수상 | 삼성SDI » 삼성에스디아이 리튬이온전지 제조라인의 현장 직원들. 삼성에스디아이는 분야별로 모듈화한 환경경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에스디아이 제공 2차전지, 태양...

  • HERI
  • 2011.06.24
  • 조회수 7431

[헤리리뷰 10호] 협력사 손잡고 오염 여부 상시 점검

[헤리리뷰] Special Report 환경영역 최우수상 | 하이닉스반도체 » 하이닉스 직원들이 지역사회 아이들과 함께 숲체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이닉스는 폐수에 포함된 각종 폐기물의 96%를 재활용하는 등 가장 엄격한 환경...

  • HERI
  • 2011.06.24
  • 조회수 7304

[헤리리뷰 10호] 최근 3년 활동 분석 먼저…경영 환경 변화도 살펴야

[헤리리뷰] HERI의 지상컨설팅 대기업에 사회공헌 프로그램 제안하고 싶은데 » HERI의 지상컨설팅 Q 청소년교육전략21(이하 ‘청소년21’)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리더십이나 인성 교육 등을 제공하는 비영리기관으로, 올해 초 ...

  • HERI
  • 2011.06.24
  • 조회수 9315

친환경 공동체 ‘에코타운’

[헤리리뷰] Special Report 고령토 폐광 미래형 도시로 재건 교통·에너지 문제 없는 이상향 꿈꿔 » 에덴프로젝트 공사 초기의 고령토 폐광 모습. 에덴프로젝트 제공에덴 프로젝트는 가까이 접근하기 전에는 그 위용이 잘 드러...

  • HERI
  • 2011.06.24
  • 조회수 8102

농협이 친환경 인증 농가와 학교급식 잇는 다리 역할

[헤리리뷰] 순천·나주의 로컬푸드 운동 유통비 줄고 신선도는 좋아져 친환경 농가들로 작목반 꾸려 » 2008 순천농협 학교급식 계약재배 현황 “아이들이 친환경 농산물만 먹는다고 생각하니 기쁘지요.”순천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

  • HERI
  • 2011.06.24
  • 조회수 8224

지속가능발전의 새 화두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

[헤리리뷰] SVC: Social Value Cluster » 지속가능발전의 새 화두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 일러스트레이션 김윤재 환경정의 오성규 사무처장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환경정의는 그동안 정책제안(advocacy) 활동...

  • HERI
  • 2011.06.24
  • 조회수 8345

마을형 기업’ ‘친환경 식품 단지’ 등 다양한 모델 실험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새로 움트는 ‘클러스터’ 어떤게 있나 » 새로 움트는 ‘클러스터’ 어떤게 있나. 아이쿱생협 제공 판교 임대아파트 주민 고용 의무화 환경적 가치까지 시너지효과 극대화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

  • HERI
  • 2011.06.24
  • 조회수 8125

협력회사들과 ‘저탄소 파트너십’ 구축

[헤리리뷰] 기업의 녹색경영 » 협력회사들과 ‘저탄소 파트너십’ 구축 롯데백화점은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적 기업으로서 ‘저탄소 경영’에 힘쓰고 있다. 연간 누적인원 2억명에 가까운 고객들에게는 ‘저탄소 라이프스타일...

  • HERI
  • 2011.06.24
  • 조회수 7035

수수료 면제 ‘저탄소 녹색통장’ 인기몰이

[헤리리뷰] 기업의 녹색경영 » 수수료 면제 ‘저탄소 녹색통장’ 인기몰이 우리은행은 친환경 녹색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대출과 수신 금융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태양광산업 관련 중소제조업체를 대...

  • HERI
  • 2011.06.24
  • 조회수 6880

세계 최초 ‘먼지없는 제철소’ 건설중

[헤리리뷰] 기업의 녹색경영 » 세계 최초 ‘먼지없는 제철소’ 건설중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제철소를 만든다.’ 현대제철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밀폐형 제철원료 처리 시스템’을 도입한 일관제철소 건설로 녹색경영에...

  • HERI
  • 2011.06.24
  • 조회수 5879

농산물 3단계 구분… 유기가공식품 인증제 2009년 첫선

윤리적 소비 서베이 친환경 인증제도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요즘 장을 보다 보면 유기농 식품이나 친환경 식품에 자연스레 눈길이 쏠린다. ‘자연산’이라거나 ‘환경을 생각’한다 따위의 문구들이 눈길을 붙잡는다. 그...

  • HERI
  • 2011.06.24
  • 조회수 9720

일본 중소기업에서 CSR의 희망 을 찾다

[헤리리뷰] 넓은 세상, 다른 시각 » 일본 중소기업에서 CRS의 희망을 찾다 일본 경제는 지금 매우 부진하다. 신문이나 TV에서도 매일 주가 하락, 대량 해고, 기업 파산에 대한 뉴스를 전하고 있다. 해고 예고를 받은 사람...

  • HERI
  • 2011.06.24
  • 조회수 10247

정부·시장과 함께 일하는 패러다임 만들자

전 세계적으로 비영리조직은 지난 30여년 사이에 급속히 성장하였다. 21세기를 맞아 환경, 복지, 교육, 인권 등 사회 전 부문에 걸쳐 비영리조직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정부와 시장의...

  • HERI
  • 2011.06.24
  • 조회수 10270

탄소 공개 안 하면 투자유치 때 불이익

기후변화는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역학관계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정치·경제적 문제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유럽과 미국의 풍부한 금융자본, 산업계의...

  • HERI
  • 2011.06.24
  • 조회수 7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