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인터뷰

» 에덴 프로젝트 CEO 팀 스미트
에덴 프로젝트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팀 스미트는 지난 9월28일 <한겨레> 취재진과 만나 “주민이 행복하지 않은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추진중인 국립생태원에 대해서는 “제발 평범한 생태원은 짓지 마라”고 당부했다.

2001년에 문을 연 에덴 프로젝트가 불과 수년 만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에덴 프로젝트 건립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이었나?

“어떤 대형 사업이라도 마찬가지인데,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사업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주민 신뢰를 얻는 일에 나서야 한다. 절대로 나중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 뒤늦게 주민들에게 다가가면, 필요할 때만 손을 내미는 사람이라고 문전박대를 당한다.

우리는 에덴 프로젝트가 단순한 아이디어일 때부터 지역사회와 협력했다. 주민들에게는 우리의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인정을 받을 때까지 시작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대형 사업의 성공은 지역 주민들의 행복에 달려 있다. 주민들의 필요를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없다면, 최대한의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상단계부터 지역사회와 협력해야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자. 새로운 관광사업을 벌일 때 흔히 저지르는 잘못이 있다. 새 관광지 개장을 앞두고 갑자기 물품 구매와 인력 채용에 나서곤 한다. 지역의 영세한 업체들이 새 관광지의 대량 납품 요구를 즉시에 맞출 수 있겠는가? 새로운 업무를 감당할 역량을 갖춘 지역 주민이 얼마나 되겠나?

인간세상은 지구생태계의 일부

지역의 물품을 사겠다면, 납품량을 늘릴 수 있는지 적어도 1년의 여유를 두고 지역 업체와 의논해야 한다. 지역 주민이 새로운 업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일찌감치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지역 업체의 경영 능력을 지원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그래서 모든 식자재를 지역 농수산물로 충당하고, 기념품 가게도 지역 물건으로 채워야 한다. 또한 지역 주민이 직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국립생태원을 추진하지만, 그 정도의 지역 협력까지 생각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현대 정부의 막중한 과제는 인간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찾는 일이다. 달리 말하면 지역사회가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없이 생태원 건립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인간 생태계가 전체 생태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꼴이다.

한국 정부와 내기를 걸 수도 있다.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력 없이 1년에 100만명의 방문객을 모은다면 한국 정부에 100만달러를 지급하고, 반대의 경우는 1억 달러를 받겠다. 지역 협력이 없으면 생태원은 실패한다.”

한국의 생태원은 에덴 프로젝트를 많이 참고했다. 다만, 과학자들을 위한 연구 기능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은 다른 것 같다.

“재미있는 과학센터를 본 적이 있나? 단언하지만 세계를 통틀어 단 한 곳도 없다. 과학자들은 우리 같은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대중과 이야기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 과학자들은 흔히 예산의 절반을 연구비로 쓰고 나머지 절반을 대중을 상대하는 관람 공간에 쓰겠다고 한다. 그렇게 말하는 과학자들을 절대 믿지 말라. 과학을 재미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대중들에게 설명하는 일을 과학자들에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과학은 너무나 중요하다.”

한국의 생태원 건립 소식 흥미진진

에덴 프로젝트는 식물만으로 성공했지만, 한국의 생태원은 동물과 식물을 다 집어넣으려고 한다. 성공할 수 있을까?

“여러 해 전에 제럴드 더럴이란 영국의 자연주의자가 저지 섬에 멸종위기 동물원을 세웠던 적이 있다. 그 사람은 동물들을 번식시킨 뒤에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내 주었다. 이제, 재미를 위해서 동물을 잡아두는 것은 적절치 않은 시대가 됐다. 구식이 돼버렸다. 식물원에 동물을 두게 되면 사람들이 동물만 기억하고 돌아가게 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한국의 멋진 예술 전통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내보면 어떨까? 한국의 가장 뛰어난 미술가들이 나서서 (진짜 동물 대신) 동물 작품으로 생태원을 채워보는 것이다. 그 미술 작품의 우수성을 통해서, 미술가들과 생태원을 전세계에 동시에 홍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생태원 담당자들이 에덴 프로젝트의 경험을 좀더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한다.

“한국이 필요하다면 기쁜 마음으로 모든 도움을 제공하겠다. 우리가 100% 정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흥미진진하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으면 한다. 특히 한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모든 일의 대전제는 지역사회 참여이다. 지역사회가 함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 에덴 프로젝트 CEO 팀 스미트

팀 스미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꼭 하고 싶은 말’을 강조했다.

“대자연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50년간 인류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이 말만은 꼭 하고 싶다. 제발 평범한 생태원을 짓지 마라. 한국의 멋진 야망에 어울리게, 새로 태어날 생태원은 정말로 최고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한국의 상징물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글·사진 김현대 지역디자인센터 소장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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