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킴 알터 인터뷰 / 세계적 ‘사회적기업 컨설턴트’
“사회문제가 많아질수록 사회적 기업의 기회는 커진다”


킴 알터는 세계적인 사회적기업 컨설턴트다. 다시 말해 사회문제를 시장 기회로 만드는 데는 전문적 식견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다.

그는 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적 기업가는 사회문제로부터 비즈니스를 디자인하는 데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이 정부 서비스의 아웃소싱, 경영 지원 등 사회적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사회적기업 컨설팅업체인 ‘버추벤처스’(Virtue Ventures)의 창립자이자 옥스퍼드대 스콜센터의 객원연구원인 그가 함께일하는재단, 한겨레경제연구소 등이 공동주관한 ‘아시아 사회적기업 활동가 대회’(ASES)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에서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는 세계적 트렌드인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큰 것은 사실이다. 사실 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실행했다. 최근에는 미디어가 큰 관심을 가지면서 세계 여러 사회의 핵심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보면, 기업과 사회라는 두 가지 영역이 합쳐지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 ‘좋은 일 하며 돈 버는’ 모델에 매력 느껴

-어떤 사람들이 특히 큰 관심을 갖는가?

“특히 젊은이들이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회적 기업 모델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 전 세계의 성공하고 싶은 젊은이들이 과거와 달리 그저 돈 버는 것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3월 사회적기업을 주제로 출발한 옥스퍼드대 스콜포럼은 이미 지난 1월에 마감되기도 했다. 전 세계 수백 개 대학에서 앞다퉈 사회적기업 과목을 개설하고 있기도 하다.”

-전 세계가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고 불황이 코앞에 닥친 형국인데, 사회적기업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으리라고 보나?

“위협이면서 동시에 기회라고 본다. 사회적기업은 시장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기업인 만큼, 아무래도 불황기에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적기업이 다루는 친환경, 공정무역 제품 등은 일반 공산품보다 더 비싼 경우가 많아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사회적기업이 무너지면 영리기업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충격에 더해, 창출하고 있던 사회적 가치마저 함께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력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가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공약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떤 정책적 지원이 가능한가?

“예를 들면 영국에서는 ‘커뮤니티기업’(Community Interest Company)이라는 법적 형태를 갖추어놓고 정부의 사회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아웃소싱하고 각종 경영지원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정부보다 더 효율적으로 사회 서비스를 창출하도록 만들고 있다.”

-불황이 기회로 작용하는 측면은 어떤 것인가?

“현재의 위기는 기존에 영리만 추구하던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은 것이다. 위기를 거치고 나면 어쨌든 새로운 질서가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투명성 등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이미 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이면서 자신들은 피해를 입지 않고 유유히 빠져나오는 월스트리트 투자은행가들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지 않은가. 앞으로의 시장은 이런 식의 기업가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가를 찾게 될 것이다. 이게 사회적기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특이한 지위에 있다. 얼마전까지 개발도상국이고 원조를 받는 대상이었으나, 경제성장으로 OECD 국가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어떠한 사회적 기업 모델이 필요할까?

“아마도 한국 사회적 기업가의 경우 환경, 대안에너지, 유기농음식, 지속가능성 및 고령화 현상 등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그동안 영국, 미국 등에서 큰 관심을 끌면서 높은 성장성을 보인 분야들이다. 특히 한국은 하이테크 국가가 아닌가. 기술 발전과 함께 등장하는 사업모델은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 저작권 공유 운동이라든지, 친환경 건축이라든지, 최신 분야에서도 사업모델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문제로부터 사업 기회를 분석해 내는 능력이다.”


아시아, ‘공동체’ 전통 강해 ‘사회적기업’에 좋은 토양

-한겨레경제연구소는 동아시아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을 연구하면서, 과거 유교 기반 국가의 상인들이 전통적으로 사회책임경영을 중시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런 지역이 사회적기업이 발전하기에 더 나은 곳이라고 보는지?

“사실 협동조합의 역사만 봐도, 유럽에서는 17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개인주의가 사회의 주류적 가치가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일터에서는 돈만 벌고, 퇴근하고 나서 가족을 챙기며, 주말에 자원봉사와 기부 등 착한 일을 하겠다고 생각하며 산 지는 한 세기가 채 되지 않은 것이다.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아직 공동체의식이 주류인 사회라면, 사회적기업이 발전하기는 더 좋은 토양일 것이다. 공동체사회에서는 원래 노동하고 돈을 버는 경제활동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이 분리되지 않는다.”

-사회적기업의 일반적인 성공요인이 있다면?

“건강한 사회적기업을 창조하는 데 필요한 4가지 요소가 있다. 첫 번째는 자원동원능력이다. 지원금을 제대로 활용하고, 자산활용도를 높이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혁신과 기업가 정신이 깃든 조직문화다. 세 번째는 경영지식이다. 그리고 네 번째는 소비자, 후원자,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 관리다. 많은 사회적기업이 이 중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서 실패를 경험한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timela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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