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지역 리더들이 본 지역산업 활성화 방안
 

127294852740_20100505.JPG

 

 
지자체 스스로 육성계획 수립을
지역내 원료조달·고용 이뤄져야
기존산업과 유기적 연계도 필요

 

 

그동안 많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기업 육성정책은 대기업 유치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지역 리더들은 이러한 접근방식으로는 지역 육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외부 기업의 유치보다는 지역에 뿌리를 둔 지역기업의 육성(55.6%)이나 규모가 큰 기업보다는 지역과 연관성이 많은 기업의 유치(38.9%)를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가 이러한 기업을 육성하거나 유치할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58.4%가 전혀 능력이 없거나 별로 능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지역에 필요한 지역밀착형 기업의 육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역 리더들은 지자체 스스로 지역밀착형 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첫손에 꼽았다. 응답자의 33.3%가 이렇게 대답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지자체의 지역기업 육성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25%, 중앙정부가 지역산업 육성 예산을 지자체에 넘겨 지자체의 자율적인 지역산업 육성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22.2%였다. 지역 주민 스스로 경영 마인드를 제고하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18.1%였다.

 

지역기업 육성정책에 관한 조사 결과를 정리해 보면, 지역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기업은 대기업보다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생산물을 원료로 구입하고 지역 주민을 고용하여 가공함으로써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큰 지역밀착형 기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이러한 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지자체 스스로 중장기 관점에서 지역기업 육성계획을 수립해 실행하고, 중앙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리더들은 그동안 막연하게 대기업 유치에 몰두해 온 지자체의 지역기업 육성정책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며,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두 가지를 꼽았다.

 

 

127294852809_20100505.JPG
» 조사대상 지자체의 취업인구 비율

 

먼저 지역산업 육성정책을 전국적인 차원과는 구별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적인 단위에서는 광공업이나 서비스업 중심의 기업 육성정책이 필요하지만 지역 단위에서는 그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종사(표 참조)하고 있는 농업 등 1차 산업을 중심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록 규모는 작더라도 지역 내의 각 산업이 유기적으로 상호순환하는 이른바 지역 내 산업생태계를 복원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내 기존 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예컨대 아산의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의 경우 아직은 소규모 생산자조직이지만 농업의 생산과 가공, 유통을 기반으로 70~8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업을 통해 농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역의 주요한 기반산업인 1차 산업의 안정을 통해 2, 3차 산업 부문인 식품가공사업, 농촌관광 및 도농교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등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진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에서는 지역 내에 존재하는 이러한 경제조직을 적극 육성해 지역사회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초적인 지역잠재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중요한 것이 최근 강조되고 있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회적 기업이다. 지역순환경제의 고리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고 이들 상호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비즈니스는 제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지역의 문화나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할 수 있다. 지역 내에 이처럼 다양한 경제주체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역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농산어촌으로 귀농·귀촌하는 새로운 인재, 토착 주민과 지자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의 구축을 통해 지역의 인적 자원을 발굴·육성해야 한다. 아울러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역 고용을 늘리고 지역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들을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대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지역은 대도시 인근이나 고속도로 인근 등 그 입지가 거의 제한돼 있다. 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자신들의 노력이나 염원과는 달리 대기업 유치가 원천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역기업 육성 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slee@hani.co.kr

유정규 지역재단 이사

 

 


 

시너지 효과 없는 지역산업 정책

정부는 중복지원…지자체는 분산시행

 

 

정부의 지역산업 지원정책에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전통적인 지역산업 정책의 주된 목적은 지역 간 격차 완화였다. 하지만 새로운 지역산업 정책은 지역 불균형 완화뿐 아니라 지역의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혁신 역량 제고와 지역 간 생산성 격차 축소를 추구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를 광역·지역발전 특별회계(광특회계)로 바꾸고, 이 가운데 지역개발 계정을 포괄보조금화하였다.

 

이러한 변화 속에 지식경제부,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진흥청 등 부처별로 지역 특화산업, 향토자원의 산업화 등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원 사이에 연계와 조정 등의 체계적인 접근이 여전히 부족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재단은 ‘부처별 지역산업 지원정책의 현황 및 발전방향’ 연구에서 지역산업 지원정책의 유사·중복성을 문제로 지적했다. 지역재단은 크게 부처 내, 부처 간, 지자체 내 등 3가지 부분으로 문제점을 꼽았다.

 

첫째, 부처 내 유사·중복성의 문제이다. 예를 들면, 농림수산식품부 내 향토산업 육성사업(광역발전 계정)과 농어촌 자원 복합산업화 지원사업(지역발전 계정) 등이 서로 유사하거나 중복된다.

 

또한 광역발전 계정과 일반보조금사업 사이에도 유사·중복성이 있지만, 사업 담당 부서가 나누어져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도 마찬가지로 부처 내 유사·중복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둘째, 부처 간 유사·중복성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는 농림수산식품부의 향토산업 육성사업과 광역클러스터 활성화 사업, 그리고 지식경제부의 지역연고산업 육성사업 간의 유사·중복성이다.

 

지역 17곳의 사업 분야에서 2007~2009년 3년간 향토산업 육성 지원건수 79건 가운데 약 20%가 중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향토산업 육성사업은 지역특구 지정 사업과 주로 중복되고 있다. 지역연고사업 육성과 지역특구 지정이 동시에 중복되는 사업지도 3곳이 있었다.

 

셋째, 지자체 내의 통합조정기능 부재이다. 중앙부처에서 시행하는 사업에 따라 지자체 내의 담당 부서가 분산되어 있다. 따라서 유사·중복성이 있는 사업인데도 지자체에서 통합 시행되지 못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고창 등 일부 지자체의 경우 지자체 차원에서 별도의 통합운영팀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다.

 

연구책임자인 박진도 지역재단 상임이사는 “유사 정책프로그램 운영으로 인한 중복성, 난립 현상을 막고 체계적이며 조직적인 관리를 통해 지역의 특성화 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및 역량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헤리리뷰 18호] 될성부른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사회책임경영 큰나무 된다

[헤리리뷰] 한겨레경제연구소(HERI)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 » 일러스트레이션 전지훈 현대건설과 애플 중 어디가 더 나은 기업인가? 기업 재무성과를 측정하는 회계규칙과, 그 측정 결과를 공개하는 보고...

  • HERI
  • 2011.06.24
  • 조회수 14471

[헤리리뷰 12호] 기업과 주민의 상생 지역산업 싹이 움튼다

[헤리리뷰]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한겨레경제연구소·지역재단 지역기업실태 공동연구보고 » 기업과 주민의 상생 지역산업 싹이 움튼다 농촌지역 주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역발전 과제는 뭘까? 2008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 HERI
  • 2011.06.24
  • 조회수 8754

[헤리리뷰 12호] ‘지역밀착형 기업’ 선순환 효과 높아…대기업은 미흡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지역기업 현황과 지역기여도 지역주민 고용률 80% 대 25% 대기업 75% “외지서 원료조달” 실패로 드러난 농공단지 정책 지역, 특히 농촌지역의 공동화가 가속화하고 ...

  • HERI
  • 2011.06.24
  • 조회수 10756

[헤리리뷰 12호] 정부·대기업 의존 벗고 ‘순환·공생’하는 지역기업 발굴을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지역 리더들이 본 지역산업 활성화 방안 지자체 스스로 육성계획 수립을 지역내 원료조달·고용 이뤄져야 기존산업과 유기적 연계도 필요 그동안 많은 지방자치단체의...

  • HERI
  • 2011.06.24
  • 조회수 8290

[헤리리뷰 12호] 농가-가공업체-관광산업 잇는 ‘3각 연계 네트워크’ 탄탄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경북 문경 오미자산업 » 수확한 오미자를 다듬고 있는 문경 농민들. 기술지원 대가로 ‘문경산 사용’ 고령농가 소득증대에 큰 기여 공무원 팀워크도 성장 ...

  • HERI
  • 2011.06.24
  • 조회수 9764

[헤리리뷰 12호] 일자리 창출이 지역 살리기 첫걸음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지역 악순환 구조 어떻게 끊을까 » 일자리 창출이 지역 살리기 첫걸음 에너지, 교통 혼잡, 범죄,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질환 등 참으로 많은 도시 문제를 해결...

  • HERI
  • 2011.06.24
  • 조회수 7350

[헤리리뷰 12호] 대기업 주도로 브랜드 정착…농가소득 연계 약해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전북 순창 고추장산업 » 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전통업체 72곳에 공장형 13곳 수입·외지 원료 조달 비중 높아 전북 순창에서 된장·고추장의 산업화를 처음 인식하게 된 ...

  • HERI
  • 2011.06.24
  • 조회수 7410

팀 스미트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서천 국립생태원 성공을 위한 제언 » 김현대 지역디자인센터 소장 9월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 동안 영국 콘월지방의 에덴 프로젝트를 방문했다. 충남 서천에 들어설 국립생태원이 모델로 삼았다는 현...

  • HERI
  • 2011.06.24
  • 조회수 6976

생태체험관 착공 앞두고 분주

[헤리리뷰] Special Report 한국판 에덴 프로젝트 ‘서천 국립생태원’ » 지난 7월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 착공식에서 당시 한승수 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지난 7월27일 기공식을 한 국립생태원 건립추진단은 ...

  • HERI
  • 2011.06.24
  • 조회수 7254

‘생명의 놀이공원’을 꿈꾼다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인터뷰 정연만 국립생태원 추진기획단장 “국립생태원은 새로운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는 생물종의 디즈니랜드가 될 것이다.”정연만 국립생태원 추진기획단장(환경부 자원보전국장)은 지난 7월 착공에 들...

  • HERI
  • 2011.06.24
  • 조회수 6493

에덴 프로젝트 CEO 팀 스미트 “주민들이 행복해야 성공한다”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인터뷰 » 에덴 프로젝트 CEO 팀 스미트에덴 프로젝트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팀 스미트는 지난 9월28일 <한겨레> 취재진과 만나 “주민이 행복하지 않은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

  • HERI
  • 2011.06.24
  • 조회수 7893

에덴 프로젝트 명물 ‘바이옴’ 장엄한 폭포를 품은 열대우림 온실

[헤리리뷰] Special Report » 에덴프로젝트 전경. 반투명 거품 모양의 외관으로 처리된 거대한 온실이 뒷쪽에 있고, 앞쪽에는 각종 교육공간으로 쓰이는 코어(Core) 빌딩이 자리잡고 있다. 에덴프로젝트 제공팀 스미트라는 인물...

  • HERI
  • 2011.06.24
  • 조회수 8357

에덴 프로젝트 동반자 ‘콘월개발회사’ 지역경제 재생을 위한 ‘손과 발’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식과 환경을 고리로 결합 일자리 창출, 관광객 유치에 팔걷어 » 콘월개발회사의 투자유치 매니저 루시 헌트 “에덴 프로젝트 브랜드가 유명세를 타면서 콘월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

  • HERI
  • 2011.06.24
  • 조회수 8069

에코 이마트, 유통부문 ‘저탄소’ 선도

제조업체 못지않게 신기술의 고효율 설비를 도입해 저탄소 녹색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는 유통업체도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신세계 이마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0월9일 기존 이...

  • HERI
  • 2011.06.24
  • 조회수 7729

탄소 공개 안 하면 투자유치 때 불이익

기후변화는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역학관계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정치·경제적 문제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유럽과 미국의 풍부한 금융자본, 산업계의...

  • HERI
  • 2011.06.24
  • 조회수 7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