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녹색생활
전북 부안 화정마을의 저탄소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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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정마을 주민이 폐식용유를 활용한 바이오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콤바인으로 유기농 벼를 수확하고 있다. ‘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제공
 
햇빛·바람으로 전기 생산
다 쓴 식용유는 바이오디젤로

 

 

“석유 없이 농사짓는 저탄소 마을입니다.”

 

친환경 에너지 자립을 차곡차곡 실행에 옮기는 한 시골 동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북 부안군 주산면 갈촌리 화정마을이다.

 

45가구 80여명의 주민들은 저탄소 마을 만들기에 한마음이 되었다. 마을회관에 태양광발전기와 풍력발전기가 있어 소량이지만 생활전력으로 활용한다. 직접 경작한 유채의 씨를 짜서 식용기름을 만들고, 유기농을 고집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집집마다 쓰고 남은 폐식용유를 모아 바이오디젤 연료를 만든다. 메탄올 및 수산화나트륨(양잿물) 등의 화학물질과 섞은 뒤 글리세린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화정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만든 바이오디젤 연료를 경유 대신 경운기, 콤바인, 트랙터 등에 사용한다. ‘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의 김인택(47) 사무국장은 “법으로 통제를 하기 때문에 우선은 실험적으로만 사용하는데 농기계들이 고장 없이 잘 굴러간다”고 말했다.

 

폐식용유는 마을회관 보일러에도 일부 사용하고, 재생비누로도 활용한다. 두부처럼 비누 조각을 만들어 쓴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손빨래를 많이 하는데, 세제 대신 이 비누를 활용한다.

 

화정마을에는 유채가 많다. 이모작용으로 보리나 밀 대신 유채를 심기 때문이다. 유채는 보리처럼 겨울을 난다. 올해에는 13만㎡에 유채를 심어 내년 6월 초순에 거둘 예정이다. 3.3㎡에서 유채씨 650g이 나오고, 씨의 약 35%가 유채기름이다. 지난해 6월에는 650㎏을 거뒀다. 그 40배 이상을 올가을에 심었으니 내년에는 2만6000㎏을 거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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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부안군 주산면 갈촌리 화정마을 주민들이 지난 4월 시민단체와 함께 유채꽃 축제를 열었다. ‘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제공

 

올해 유채를 많이 심은 것은 건강에 좋은 유채 식용유를 학교급식용으로 쓰기 위해서다. 화정마을에는 1924년에 개교해 7405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주산초등학교가 있는데, 이 학교 47회 선배들이 유채 식용유 무료급식에 발벗고 나섰다.

 

부안유채네트워크 김영표(43) 총무는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유전자조작식품(GMO)이 들었는지 걱정할 필요 없이 안전하고 건강한 식용유를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마을 어른들이 공급하는 친환경 식용유 급식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환경의식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의 식용유는 한 말(18ℓ)에 4만원 정도 한다. 이에 반해 유채 식용유 가격은 5배 이상 비싼 21만원 선에 이른다. 마을의 ‘대선배’들은 유채 식용유 무료급식을 위해 특별한 아이디어를 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동문들을 상대로 모교 급식용 기금 마련을 위한 유기농 쌀 팔기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80㎏ 한 가마의 판매가격 20만원 중 5만원을 기금으로 적립한다. 제초제 대신 왕우렁이를 쓰고, 유채 찌꺼기인 유채박을 화학비료 대신 사용한 화정마을 유기농 쌀은 동문들 사이에 흐뭇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화정마을 회관에는 태양광발전기와 풍력발전기가 있다. 풍력발전기는 초속 7m에 1㎾를 생산한다. 날개가 셋 있고, 지름이 2.4m인 블레이드가 설치돼 있다. 바람이 불면 마을회관 텔레비전의 전력으로 쓸 수 있다. 200W(가로 1.3m, 세로 1m)와 40W(가로 60㎝, 세로 90㎝)의 이동식 태양전지판은 예초기의 배터리 충전에 이용된다.

 

김인택 사무국장은 “우리 마을이 지역순환형 사회로 가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친환경 농사로 탄소발생량을 줄이는 농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저탄소 직불제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폐식용유를 활용한 바이오디젤 연료를 관용차에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부안군청이 주산초등학교에서 생산한 바이오디젤 연료를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안/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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