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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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 서베이
한국의 ‘윤리적 소비자’는?

윤리적 소비자는 어떤 사람일까?

한겨레경제연구소와 아이쿱생협연구소는 아이쿱생협 이용자 가운데 ‘윤리적 소비’를 염두에 두고 소비한다는 사람 217명을 분석해, 이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윤리적 소비자는 소득으로는 중산층에 속해 있으며, 진보적 성향을 띤 고학력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윤리적 소비자들은 윤리적 소비가 “필요하고 가치있으며 미래지향적”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윤리적 소비자 중에서도 가치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는 리더층이 있는 반면, 가치는 있지만 부담스럽다고 여기는 신념가층과 경제적 이익을 줄 것이라고 믿는 합리적 이익추구자층도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소득 300만~400만원대…열에 일곱은 종교인

» 윤리적소비자와 일반국민 정치성향 비교
조사 대상 윤리적 소비자의 월평균 소득 분포는 300만원 미만 16.6%,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이 35.9%, 400만원 이상 600만원 미만이 27.1%, 600만원 이상이 18.0%, 무응답 2.4%로 나타났다. 300만원에서 400만원 사이의 소득층에 윤리적 소비자가 가장 많이 분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중산층 이상 소비자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07년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조사연보>를 보면 300만원 미만 근로자가 52.8%로 가장 많고,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이 19.8%, 400만원 이상 600만원 미만은 18.4%, 600만원 이상이 9.0%였다. 통계청 조사에서는 가구 구성원이 평균 3.3명이었으나 윤리적 소비자의 가구 구성원은 3.9명으로 다소 많았다.

윤리적 소비자의 평균 나이는 39살이 대부분이었다. 36~40살(41.6%)이 가장 많았고 41~45살(23.3%), 31~35살(18.4%)이 그 뒤를 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주로 윤리적 소비를 하는 것이다.

학력을 살펴본 결과 대학 재학 이상이 73.7%로 가장 많았고, 고졸 25.8%, 중졸 이하 0.5%였다. 통계청의 ‘2005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25살 이상 여성 중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 구성비가 25.4%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고학력자층이 두껍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정치성향을 묻는 질문에는 49.3%가 진보적이라 답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중립 39.6%, 보수 10.6%, 무응답 0.5%였다. 2007년 12월 한겨레신문사가 실시한 정치성향 조사 결과 24.9%가 보수적이라 답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종교적 특징을 보면, 윤리적 소비자 중 종교인은 67.3%이고, 무교가 31.8%, 무응답이 0.9%였다. 따라서 종교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윤리적 소비 성향이 높았다. 통계청의 2005년 인구총조사에서는 전국민 중 종교가 없는 사람이 46.9%였다. 종교인 중에서는 개신교가 28.1%로 가장 많았으며 불교 17.5%, 천주교 17.1%, 기타 4.6% 차례였다.

» 전국민 소득 분포 및 윤리적 소비자 소득 분포

절반이 “가치있지만 부담스럽다”

한편 윤리적 소비자들은 ‘윤리적 소비’에 대해 필요한 일이고, 가치있는 일이며, 미래지향적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런 이미지를 기준으로 윤리적 소비자들을 리더, 신념가, 합리적 이익추구자 등의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리더는 전체의 23.2%를 차지했는데, 이들은 윤리적 소비가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면서 동시에 가치있는 일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윤리적 소비가 자신과 사회에 모두 도움이 되는 소비 방법이라고 여기는, 핵심적인 윤리적 소비자층이다. 윤리적 소비가 사회적으로 가치있을 뿐 아니라 가격 대비 제품의 양과 질 역시 보장해 주는 소비라고 느끼는 집단이다.

신념가는 전체의 47.6%를 차지했는데, 이들은 윤리적 소비는 이타적이며 가치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다소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윤리적 소비가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사회와 환경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집단이다.

합리적 이익추구자는 전체의 29.2%를 차지했는데, 이들은 윤리적 소비가 특별한 가치가 있다기보다는,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일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윤리적 소비는 사회적 가치보다는 가격 대비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보장해 주는 합리적인 소비 방법이라고 여기는 집단이다.




» 윤리적소비자와 일반국민 정치성향 비교

신문은 <한겨레>, 방송은



리더형 소비자는 월평균 아이쿱생협 구매액이 48만3천원으로 가장 높았다. 합리적 이익추구자가 42만7천원으로 그 뒤를 따랐고, 신념가는 34만7천원으로 가장 낮았다.



진보적 성향을 띤 사람의 비중은 리더와 신념가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리더와 신념가 가운데 자신이 ‘매우 진보적’ 또는 ‘다소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각각 56.3%와 61.5%인 데 견줘, 합리적 이익추구자 가운데는 31.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최종 학력도 리더와 신념가 그룹이 합리적 이익추구자 그룹보다 더 높았다.





한편, 윤리적 소비자가 주로 정보를 얻는 신문은 <한겨레>(27.4%), 방송은 <문화방송>(MBC, 49.1%)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원각 아이쿱생협연구소 사무국장 jwg@hanmail.net

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realmirror@hani.co.kr
















윤리적 소비가 뭐죠?

“사회·환경·건강을 생각하는 거죠”

» 윤리적 소비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평소 제품을 살 때 윤리적 소비를 염두에 두고 소비하는 윤리적 소비자들은 윤리적 소비를 어떻게 정의할까? 보기를 제시하지 않고 자유로운 답변을 주문했다. 답변 내용을 분석해 본 결과, 자신이 ‘윤리적 소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리는 윤리적 소비의 정의는 크게 사회, 환경, 건강 세 영역으로 나눠졌다.

가장 많은 답변은 지역사회 및 제3세계의 노동인권을 윤리적 구매 의사 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24%가 이런 답변을 했다. 이들은 윤리적 소비를 ‘노동력 착취를 하지 않은 물품 구매’, ‘공정무역을 통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주고 들어온 물품을 소비하는 행위’, ‘우리 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 ‘사회 약자들이 생산한 제품 구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소비’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구매 기준으로 꼽은 사람도 23%로, 사회적 기준을 제시한 비율(24%)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환경 친화적인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 구매’,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는 행위’,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최소한의 가공을 하는 소비’, ‘자연환경과 같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소비’ 등이 이들이 제시한 환경 관점에서 실천하는 윤리적 소비이다.

개인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하는 소비라는 답변의 비율은 9%였다. ‘안전한 먹을거리 구매’, ‘웰빙 추구’, ‘방부제, 엠에스지(MSG)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하는 답변들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환경, 사회, 개인 등의 세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소비가 윤리적 소비라는 대답이 19%로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비자 중심이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배려하여 상생할 수 있는 소비’, ‘환경과 만드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모두를 고려한 소비’, ‘나와 이웃과 지구를 살리는 윤리적 방식으로 생산된 물품을 구매하는 것’, ‘나 개인만 잘 먹고 잘살지 않겠다는 생활태도’ 등이 이와 관련한 응답 내용이었다.

이 밖에 ‘합리적, 착한, 바른, 공정한, 미래지향적’ 등의 추상적 이미지로 윤리적 소비를 정의하는 답변(17%), ‘가치부여를 통한 정당한 대가 지불’ 등의 경제적 논리를 꼽은 답변(8%)도 적지 않았다.

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윤리적 소비 활성화 과제는?

“적극 알리고 다양한 제품 개발해 주세요”

윤리적 소비가 확산되면서 친환경, 공정무역, 지역 농산물(로컬푸드) 등 다양한 소비 행태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사회에서 윤리적 소비는 여전히 출발선에서 얼마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윤리적 소비가 정착되려면 수요의 저변이 지금보다 훨씬 더 넓어져야 한다. 이번에 한겨레경제연구소와 아이쿱생협연구소가 윤리적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는 이런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윤리적 소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다수가 불황기에도 윤리적 소비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답변한 것.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들여다보면 아쉬운 대목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윤리적 소비’ 하면 주로 친환경 소비만을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리적 소비를 이끄는 물품에 대한 구매 의사를 물어본 결과, 앞으로 구매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비율의 경우 친환경 농산물(55.7%)이 가장 많았다. 이어 지역 농산물(48.0%), 장애우 지원(37.0%), 공정무역(34.3%), 여성 지원(26.0%) 차례였다. 윤리적 소비에서 아직은 친환경 농산물, 지역 농산물 등에 대한 관심이 공정무역이나 사회적 약자 지원보다 높은 것이다.

특히 어떤 것을 윤리적 소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공정무역,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75%)가 지역 농산물 소비(52%)보다 응답률이 더 높았지만, 막상 소비를 할 때는 지역 농산물보다 구매 의사가 낮게 나타났다. 이는 ‘친환경 농산물은 윤리적 소비라는 의식’이 대부분 구매로 이어지고 있으나 ‘공정무역과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의식’은 구매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아직은 약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윤리적 소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는 ‘공정무역에 대한 홍보’(25.8%), ‘다양한 물품의 개발’(24.0%)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이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장 확보’(12.8%),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12.3%), ‘맛이나 품질 향상’(11.7%) 차례였다.

눈여겨볼 것은 전체 응답자의 80%가 ‘윤리적 소비에 더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공정무역 물품, 친환경 농산물 등 관련 물품의 값이 좀더 싸져야 한다’는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는 점이다. 따라서 윤리적 소비를 대중화하려면 이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윤리적 소비를 대중화하려면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윤리적 상품들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좀더 낮은 가격, 좀더 높은 품질을 구현하는 한편, 다양한 물품을 개발하고 쉽게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등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정원각 아이쿱생협연구소 사무국장

서베이 어떻게 진행됐나

한겨레경제연구소와 아이쿱생활협동조합연구소가 공동기획한 이번 윤리적 소비자 연구 조사는 크게 문헌조사와 설문조사의 두 축으로 진행됐다.

먼저 문헌조사로 윤리적 소비의 정의와 역사 및 국제 트렌드를 정리했다. 또 국내 각종 윤리적 소비 관련 기관 및 윤리적 제품 생산 기업의 사례를 각종 자료를 통해 파악했다. 또 윤리적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을 것으로 보이는 생협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윤리적 소비자가 어떤 사람들이며 향후 흐름(트렌드)이 어떨 것인지를 파악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2월3~4일 이틀 동안 전국에 있는 아이쿱생협 소속 15개 도시지역 매장에서 됐다. 생협 매장에 온 20살 이상 조합원 307명에게 설문을 했으며, 이 가운데 7개가 응답 부족 등을 이유로 제외되고 총 300개가 표본으로 채택됐다. 아이쿱생협에는 전국 60여개의 시·군·구에 있는 60개의 지역생협과 6개의 단체생협, 그리고 5개의 직장생협 등 71개의 회원생협이 있으며 전체 조합원 수는 2009년 1월31일 현재 5만5641명이고, 매장은 모두 19개이다. 설문은 회원생협 이사장과 매장 매니저가 구조화된 설문지로 진행했으며, 설문지는 양쪽 연구기관이 공동 작성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응답자 300명 중 ‘평소 소비할 때 윤리적 소비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응답한 217명을 ‘윤리적 소비자’로 정의했다. 일반 국민과 비교할 때는 통계청의 2005년 인구총조사 등 공표된 자료를 사용했고, 요인분석과 군집분석을 통해 윤리적 소비자를 특성별로 나누어 분석했다.

정원각 아이쿱생협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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