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인터뷰/

농업 싱크탱크 ‘GSnJ’ 이정환 이사장

00378989701_20101215.JPG
» 이정환 지에스앤제이 이사장은 농정에서의 정부 역할 재정립을 강조한다.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적 연구를 표방하는 농업분야의 민간 싱크탱크. 이정환(64) 이사장의 지에스앤제이(GSnJ 또는 GS&J) 인스티튜트는 ‘생각의 독립’을 연구소 활동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2005년 설립 이후 활발하게 자기 목소리를 냈고, 이제는 농업분야의 대표적인 민간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했다.

“독립적인 연구가 참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정부가 출연한 국책연구소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연구소만 있어요. 연구인력과 연구과제를 독식하고, 독립적인 민간연구소가 자랄 수 있는 토양조차 남겨두지 않습니다. 중요한 정책 이슈에서 정부나 기업 입장만 나오고, 제3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게지요.”

쉽고 명료하고, 사실에 충실하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출신의 이 이사장은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를 본보기로 삼았다. △조건 없는 기부금으로 독립적 연구를 하고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며 △정책과 시민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선도한다, 이 세가지가 지에스앤제이의 운영 원칙이다.

“보수나 진보의 색깔을 내세우면 반대쪽에서 일단 깔아내리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우리는 중도를 표방하는데, 무색무취한 중간 정도의 보고서를 내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팩트(사실)에 충실하고 인과관계를 정확히 논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고, 신뢰가 전제돼야 사람들의 생각을 움직일 수 있잖아요.”

이 이사장의 지에스앤제이는 매주 두차례 A4 용지 10~15쪽 분량의 정책보고서 <시선집중 GS&J>를 발행한다. 쌀, 자유무역협정(FTA), 농협 개혁 등 농업계의 가장 민감한 쟁점에 대해 즉각적으로 그리고 쉬운 문장으로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5년 동안 발행한 시선집중이 벌써 110호에 이른다.

농정 패러다임 바꾸기에 앞장서

그러나 정부와 기업의 지원 없이 독립적인 싱크탱크를 꾸려나가자면 역시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이다. “처음부터 네트워킹과 온라인(www.gsnj.re.kr) 중심으로 저비용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상근 인력을 많이 두거나 인쇄비를 들이고서는 버틸 수가 없잖아요. 대학교수 17명을 비상임 연구위원으로 위촉하고 9명의 이사를 모셨습니다.”

월 1만원 이상 내는 유료회원이 이제 200명 정도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2000여명의 e회원을 상대로 유료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5년 동안 기부받은 총액이 6억원 정도 되는데, ‘엔젤’이라 부르는 고액 출연자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했다.

“국책연구소와 기업연구소만 있어서는 선진국이 될 수가 없습니다. 아직까지 소액 기부 회원들이 많지 않은 게 안타깝지만, 뜻을 같이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독립적인 연구기반을 구축하자면 뜻있는 소액 기부의 활성화가 절실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모을지 자나깨나 궁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이 이사장은 ‘농정에서의 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에 천착하고 있다. 농정 패러다임을 바꾸자,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서 시작하자, 기회 있을 때마다 외치고 다닌다.

“특정 품목이나 시설을 지원하고 수많은 사업을 벌이는 지금 식의 농정은 잘못됐습니다. 정부가 할 일은 세가지입니다. 첫째, 개방과 통상을 거부할 수 없다면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농가에 직접 소득을 지원하는 직불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둘째, 철저하게 환경보전적 농업으로 가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농업 지원의 정당성은 환경적 측면의 중요성에서 확보되거든요. 셋째, 우리 농업이 아니면 충족시켜줄 수 없는, 우리 식품의 안전성과 기호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쌀 농가의 만성적인 소득 감소에 대해서도 분명한 소신을 밝혔다. “기본적으로 직불제를 강화하되 올해처럼 대흉작이 닥칠 때에는 보험으로 벌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최대 소득 작물인 벼가 농산물보험에서 빠져 있잖아요. 쌀농가 소득과 관련해 정부가 할 일은 두 가지, 직불제와 보험입니다.”

글·사진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헤리리뷰 18호] 갈수록 높아지는 위상…자금·인력 부족 호소

[HERI Think Tank] 한국의 독립 민간 싱크탱크 실태 » 한겨레경제연구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등의 독립 민간 싱크탱크와 야 4당 정책연구소, 민주노총 등이 3월7일 ‘한-미 FTA에 대한 진보개혁진영의 선택’ 포럼에서 ...

  • HERI
  • 2011.06.24
  • 조회수 13881

[헤리리뷰 17호] ‘싱크탱크 네트워크’가 뜬다…특정주제 넘어 분야별 협력도

[헤리리뷰] HERI싱크탱크|새로운 도약 예고하는 한국 싱크탱크 생태계 » 한국 싱크탱크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선 한참 훗날의 일처럼 여겨졌던 정치권의 ‘복지논쟁’, ‘세...

  • HERI
  • 2011.06.24
  • 조회수 12888

[헤리리뷰 17호] 정당·사회단체·언론과 연결…영향력 극대화

[헤리리뷰] HERI싱크탱크|미국 싱크탱크들의 연대와 협력 » 미국 싱크탱크들의 역할과 협력 유형 미국 싱크탱크들은 다양한 형태의 연대와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인 협동연구 프로젝트인 브루킹스연구소의 ‘해밀턴 프로젝...

  • HERI
  • 2011.06.24
  • 조회수 11224

[헤리리뷰 16호] 2012 총선·대선 대비 남북관계·복지 정책 수요 봇물

[헤리리뷰] 2011년 국내 싱크탱크들의 연구과제 » 지난 9월 남북군사실무회담이 끝난 뒤 남북 대표들이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2012년은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함께 있는 해다. 권력구도를 크게 ...

  • HERI
  • 2011.06.24
  • 조회수 11921

[헤리리뷰 16호] “독립성·객관성 있어야 연구결과 신뢰”

[헤리리뷰] 인터뷰/ 농업 싱크탱크 ‘GSnJ’ 이정환 이사장 » 이정환 지에스앤제이 이사장은 농정에서의 정부 역할 재정립을 강조한다.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적 연구를 표방하는 농업분야의 민간 싱크탱크. 이정환(64) ...

  • HERI
  • 2011.06.24
  • 조회수 8361

[헤리리뷰 15호] 싱크탱크 위상 급부상중

[헤리리뷰] 2010 아시아미래포럼 한중일 3국의 정책지식 생태계는 » 한중일 각계 지도자 30명으로 구성된 민간회의체 ‘한중일 30인회’가 2009년 4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한국·중국·일본 3국의 정책 지...

  • HERI
  • 2011.06.24
  • 조회수 8639

[헤리리뷰 15호] ‘국가적 의제’까지 쥐락펴락…정책논쟁엔 소극적

[헤리리뷰] 한국 싱크탱크 장악한 기업연구소 » 삼성경제연구소가 있는 서울 강남역 삼성그룹 빌딩. 박미향 기자 삼성경제연구소는 그 위상에 걸맞게 자주 화제의 중심이 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미래복지사회 실현을 위한 ...

  • HERI
  • 2011.06.24
  • 조회수 9895

[헤리리뷰 15호] 독일, 풍부한 지원에 충분한 자율까지

[헤리리뷰] 세계 싱크탱크 톺아보기 » 독일의 대표 정치재단인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연구기관 시스템은 한국과 비슷 흔히 싱크탱크의 나라로 미국을 떠올리고, 브루킹스연구소와 헤리티지재단을 모...

  • HERI
  • 2011.06.24
  • 조회수 7384

[헤리리뷰 14호] 엔고로 ‘강한 경제’ 현실화…사회보장이 아킬레스건

[헤리리뷰] 민주당 정권 교체 이후의 일본 » 에다노 유키오 일본 민주당 간사장이 지난 7월11일 참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 패배한 것으로 예상되자, 침울한 표정으로 간 나오토 총리의 얼굴이 들어 있는 포스터 옆을 ...

  • HERI
  • 2011.06.24
  • 조회수 9853

[헤리리뷰 13호] “가까우면서도 멀리” 정당 연계성·독립성 동시에 갖춰야

[헤리리뷰] 6·2 지방선거 통해 본 정당 싱크탱크 실태와 과제 » 정당 정책연구소가 적극적으로 지혜를 모으면 지금보다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사진은 여의도연구소(왼쪽)와 민주정책연구원의 토론회 모습. 각 연구소 제공...

  • HERI
  • 2011.06.24
  • 조회수 7927

[헤리리뷰 13호] 시민사회와 정당 연결통로 역할 주목

[헤리리뷰] 정당 외곽지원 싱크탱크 » 시민사회와 정당 연결통로 역할 주목 정당의 공식 연구소는 아니지만, 각 정당의 이념 및 정책 개발을 지원하고, 긴밀한 연계를 맺고 있는 연구소들도 적지 않다. 주로 과거 정부 ...

  • HERI
  • 2011.06.24
  • 조회수 8148

[헤리리뷰 13호] 영국 정권교체기 속 아이디어 경쟁 활발

[헤리리뷰] 세계 두뇌집단 톺아보기 » 캐머런 영국 총리. 〈한겨레〉 자료사진 5월 총선 결과 영국에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가 구성됐다. 총리에는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가 선출됐다. 총리와 부총리, 내각의 핵...

  • HERI
  • 2011.06.24
  • 조회수 8258

[헤리리뷰 12호] 자원 부족과 불균형…두뇌집단간 협력구조 만들어야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대구·경북사례로 본 지역 싱크탱크 실태 » 대구·경북사례로 본 지역 싱크탱크 실태. 그래픽 홍종길 기자 jonggeel@hani.co.kr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큰 역할 정책지식 생산...

  • HERI
  • 2011.06.24
  • 조회수 7523

[헤리리뷰 12호] 중국 싱크탱크들 급성장세 ‘시선집중’

[헤리리뷰] World 세계 두뇌집단 톺아보기 » 2009년 7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싱크탱크 정상회의.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제공 2009년 7월 3~4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싱크탱크 정상회의가 열렸다. 전세계 유수의 싱크탱크 ...

  • HERI
  • 2011.06.24
  • 조회수 7433

[헤리리뷰 11호] 독립 민간 ‘싱크탱크’ 균형사회 밝힌다

[헤리리뷰] Special Report 한겨레경제연구소 출범 3주년맞이 특별기획 | 한국 싱크탱크 지형도 조사 » 독립 민간 ‘싱크탱크’ 균형사회 밝힌다 발달장애는 개인에게 큰 어려움이다.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이해하...

  • HERI
  • 2011.06.24
  • 조회수 7640

[헤리리뷰 11호] SERI·KDI 압도적…독립성·객관성은 낮아

[헤리리뷰] Special Report 국내 싱크탱크 현주소 언론·학계는 KDI, 엔지오·의원실은 SERI 꼽아 정부·대기업 구미 맞는 정책·지식 생산 한계 사람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에 앞서 많은 생각들을 한다. 우리의 두뇌는 담고 있...

  • HERI
  • 2011.06.24
  • 조회수 7721

[헤리리뷰 11호] ‘브루킹스연구소’ 영향력 최고로 선정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세계 싱크탱크 비교 한국 싱크탱크 국제 인지도·평판 매우 낮아 세계 싱크탱크들의 비교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제임스 맥갠 교수팀의 2010년 발표 자료를 보면, 세계에...

  • HERI
  • 2011.06.24
  • 조회수 6295

[헤리리뷰 11호] 전문성은 기본…독립성·객관성 갖추느냐가 관건

[헤리리뷰] Special Report 한국 싱크탱크 지형도 조사 | 이상적 싱크탱크의 조건 » 오피니언 리더 100인의 국내 싱크탱크 생태계 평가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괴리가 있기 ...

  • HERI
  • 2011.06.24
  • 조회수 7088

[헤리리뷰 11호] 권력·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권위와 신뢰 토대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왜 독립 민간 싱크탱크인가 » 미국 진보 진영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의 회의 모습. 경제정책연구소는 연구원과 인턴들이 함께 회의에 참석해 주요 안건을 논의한다. 워싱턴/탁기형 선...

  • HERI
  • 2011.06.24
  • 조회수 6909

[헤리리뷰 11호] ‘한국판 브루킹스·헤리티지’ 꿈꾼다

[헤리리뷰] Special Report 2000년대 중반 이후 희망제작소 등 출범 잇따라 » 희망제작소 2006년 3월, 희망제작소(사진)는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나 헤리티지재단의 규모, 역량,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며 ...

  • HERI
  • 2011.06.24
  • 조회수 9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