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World
세계 두뇌집단 톺아보기
 

8000456669_20100504.JPG
» 2009년 7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싱크탱크 정상회의.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제공

 

2009년 7월 3~4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싱크탱크 정상회의가 열렸다. 전세계 유수의 싱크탱크 대표들과 연구원들이 베이징에 모여 중국과 세계가 직면한 경제, 외교, 안보 등 다양한 문제들과 그 해법을 검토했다. 회의를 주최한 곳은 2009년 3월에 설립된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China Center for International Economic Exchanges)이라는 ‘신생’ 싱크탱크였다. 회의 자체도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오히려 더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주최기관이었다. 중국 국내외 유수 언론들이 앞다투어 새로운 ‘슈퍼 싱크탱크’의 화려한 등장을 보도했다.

 

‘국제경제교류중심’의 화려한 데뷔

 

중국 정·관계, 은행, 기업, 대학들의 최고위급 인물들이 이사진을 채우고 있는 이 연구소는 정페이옌 전 부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쩡신리 상임 부이사장은 “중국의 국제경제 분야에 관한 연구에 주력하는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역할을 확장하고, 아시아 정책 담론의 중심에 중국을 세우기 위해 세계적인 싱크탱크들과의 교류를 강화하는 데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형상 ‘민간 독립 싱크탱크’의 틀을 유지하고, 재원을 정부가 아닌 기업들로부터 얻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는 등, 그동안 중국을 대표해 왔던 국책 연구기관들과 구별되는 새로운 모습으로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 물론 이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충분히 ‘독립적’일 수 있을지 의심도 적지 않지만, 지구적 차원의 ‘아이디어 전쟁’을 대비한 중국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중국 싱크탱크에 대한 이해는 비단 ‘중국의 세계전략’을 파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조영남 교수는 “중국의 정책과정 자체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중국 싱크탱크에 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과 같이 민간 싱크탱크의 외형을 가진 초대형 싱크탱크들은 아직 소수이고, 중국 대표 싱크탱크들은 여전히 중앙정부나 공산당, 대학 등과 연결되어 있거나, 그 부설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중국 싱크탱크들 상당수는 이미 국제적 위상을 획득하고 있다. 2010년 1월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제임스 맥간 교수팀의 ‘세계 싱크탱크 비교연구’ 자료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세계 50위권 안에 중국은 15위(중국사회과학원)와 34위(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에 올랐고, 40대 아시아 싱크탱크에도 6곳이나 들어 있다. 한국은 한국개발연구원(KDI)만이 아시아 12위에 올라 있을 뿐이다.

 

사회·국제분야 연구는 아직 미약

 

그러나 중국 싱크탱크들의 빠른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한 견해도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리청 박사는 2009년 중국 투자전문지 <투자가>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 싱크탱크들의 연구수준은 “경제학 분야에선 비교적 우수한 성과들을 이미 내고 있지만, 사회·국제관계 분야의 경우는 아직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을 예로 들며 “중국 싱크탱크들이 지나치게 단기적 성과에 조급해하고 있다. 좀더 긴 호흡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한계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민간 싱크탱크들이 중국 민간 기업들의 후원 증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것이며, 정부와의 ‘독립성’ 문제는 국가별로 상이한 정치적 조건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일표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iphong1732@hani.co.kr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헤리리뷰 18호] 갈수록 높아지는 위상…자금·인력 부족 호소

[HERI Think Tank] 한국의 독립 민간 싱크탱크 실태 » 한겨레경제연구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등의 독립 민간 싱크탱크와 야 4당 정책연구소, 민주노총 등이 3월7일 ‘한-미 FTA에 대한 진보개혁진영의 선택’ 포럼에서 ...

  • HERI
  • 2011.06.24
  • 조회수 13854

[헤리리뷰 17호] ‘싱크탱크 네트워크’가 뜬다…특정주제 넘어 분야별 협력도

[헤리리뷰] HERI싱크탱크|새로운 도약 예고하는 한국 싱크탱크 생태계 » 한국 싱크탱크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선 한참 훗날의 일처럼 여겨졌던 정치권의 ‘복지논쟁’, ‘세...

  • HERI
  • 2011.06.24
  • 조회수 12866

[헤리리뷰 17호] 정당·사회단체·언론과 연결…영향력 극대화

[헤리리뷰] HERI싱크탱크|미국 싱크탱크들의 연대와 협력 » 미국 싱크탱크들의 역할과 협력 유형 미국 싱크탱크들은 다양한 형태의 연대와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인 협동연구 프로젝트인 브루킹스연구소의 ‘해밀턴 프로젝...

  • HERI
  • 2011.06.24
  • 조회수 11208

[헤리리뷰 16호] 2012 총선·대선 대비 남북관계·복지 정책 수요 봇물

[헤리리뷰] 2011년 국내 싱크탱크들의 연구과제 » 지난 9월 남북군사실무회담이 끝난 뒤 남북 대표들이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2012년은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함께 있는 해다. 권력구도를 크게 ...

  • HERI
  • 2011.06.24
  • 조회수 11901

[헤리리뷰 16호] “독립성·객관성 있어야 연구결과 신뢰”

[헤리리뷰] 인터뷰/ 농업 싱크탱크 ‘GSnJ’ 이정환 이사장 » 이정환 지에스앤제이 이사장은 농정에서의 정부 역할 재정립을 강조한다.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적 연구를 표방하는 농업분야의 민간 싱크탱크. 이정환(64) ...

  • HERI
  • 2011.06.24
  • 조회수 8349

[헤리리뷰 15호] 싱크탱크 위상 급부상중

[헤리리뷰] 2010 아시아미래포럼 한중일 3국의 정책지식 생태계는 » 한중일 각계 지도자 30명으로 구성된 민간회의체 ‘한중일 30인회’가 2009년 4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한국·중국·일본 3국의 정책 지...

  • HERI
  • 2011.06.24
  • 조회수 8622

[헤리리뷰 15호] ‘국가적 의제’까지 쥐락펴락…정책논쟁엔 소극적

[헤리리뷰] 한국 싱크탱크 장악한 기업연구소 » 삼성경제연구소가 있는 서울 강남역 삼성그룹 빌딩. 박미향 기자 삼성경제연구소는 그 위상에 걸맞게 자주 화제의 중심이 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미래복지사회 실현을 위한 ...

  • HERI
  • 2011.06.24
  • 조회수 9872

[헤리리뷰 15호] 독일, 풍부한 지원에 충분한 자율까지

[헤리리뷰] 세계 싱크탱크 톺아보기 » 독일의 대표 정치재단인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연구기관 시스템은 한국과 비슷 흔히 싱크탱크의 나라로 미국을 떠올리고, 브루킹스연구소와 헤리티지재단을 모...

  • HERI
  • 2011.06.24
  • 조회수 7369

[헤리리뷰 14호] 엔고로 ‘강한 경제’ 현실화…사회보장이 아킬레스건

[헤리리뷰] 민주당 정권 교체 이후의 일본 » 에다노 유키오 일본 민주당 간사장이 지난 7월11일 참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 패배한 것으로 예상되자, 침울한 표정으로 간 나오토 총리의 얼굴이 들어 있는 포스터 옆을 ...

  • HERI
  • 2011.06.24
  • 조회수 9832

[헤리리뷰 13호] “가까우면서도 멀리” 정당 연계성·독립성 동시에 갖춰야

[헤리리뷰] 6·2 지방선거 통해 본 정당 싱크탱크 실태와 과제 » 정당 정책연구소가 적극적으로 지혜를 모으면 지금보다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사진은 여의도연구소(왼쪽)와 민주정책연구원의 토론회 모습. 각 연구소 제공...

  • HERI
  • 2011.06.24
  • 조회수 7909

[헤리리뷰 13호] 시민사회와 정당 연결통로 역할 주목

[헤리리뷰] 정당 외곽지원 싱크탱크 » 시민사회와 정당 연결통로 역할 주목 정당의 공식 연구소는 아니지만, 각 정당의 이념 및 정책 개발을 지원하고, 긴밀한 연계를 맺고 있는 연구소들도 적지 않다. 주로 과거 정부 ...

  • HERI
  • 2011.06.24
  • 조회수 8120

[헤리리뷰 13호] 영국 정권교체기 속 아이디어 경쟁 활발

[헤리리뷰] 세계 두뇌집단 톺아보기 » 캐머런 영국 총리. 〈한겨레〉 자료사진 5월 총선 결과 영국에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가 구성됐다. 총리에는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가 선출됐다. 총리와 부총리, 내각의 핵...

  • HERI
  • 2011.06.24
  • 조회수 8243

[헤리리뷰 12호] 자원 부족과 불균형…두뇌집단간 협력구조 만들어야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대구·경북사례로 본 지역 싱크탱크 실태 » 대구·경북사례로 본 지역 싱크탱크 실태. 그래픽 홍종길 기자 jonggeel@hani.co.kr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큰 역할 정책지식 생산...

  • HERI
  • 2011.06.24
  • 조회수 7504

[헤리리뷰 12호] 중국 싱크탱크들 급성장세 ‘시선집중’

[헤리리뷰] World 세계 두뇌집단 톺아보기 » 2009년 7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싱크탱크 정상회의.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제공 2009년 7월 3~4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싱크탱크 정상회의가 열렸다. 전세계 유수의 싱크탱크 ...

  • HERI
  • 2011.06.24
  • 조회수 7417

[헤리리뷰 11호] 독립 민간 ‘싱크탱크’ 균형사회 밝힌다

[헤리리뷰] Special Report 한겨레경제연구소 출범 3주년맞이 특별기획 | 한국 싱크탱크 지형도 조사 » 독립 민간 ‘싱크탱크’ 균형사회 밝힌다 발달장애는 개인에게 큰 어려움이다.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이해하...

  • HERI
  • 2011.06.24
  • 조회수 7628

[헤리리뷰 11호] SERI·KDI 압도적…독립성·객관성은 낮아

[헤리리뷰] Special Report 국내 싱크탱크 현주소 언론·학계는 KDI, 엔지오·의원실은 SERI 꼽아 정부·대기업 구미 맞는 정책·지식 생산 한계 사람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에 앞서 많은 생각들을 한다. 우리의 두뇌는 담고 있...

  • HERI
  • 2011.06.24
  • 조회수 7702

[헤리리뷰 11호] ‘브루킹스연구소’ 영향력 최고로 선정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세계 싱크탱크 비교 한국 싱크탱크 국제 인지도·평판 매우 낮아 세계 싱크탱크들의 비교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제임스 맥갠 교수팀의 2010년 발표 자료를 보면, 세계에...

  • HERI
  • 2011.06.24
  • 조회수 6286

[헤리리뷰 11호] 전문성은 기본…독립성·객관성 갖추느냐가 관건

[헤리리뷰] Special Report 한국 싱크탱크 지형도 조사 | 이상적 싱크탱크의 조건 » 오피니언 리더 100인의 국내 싱크탱크 생태계 평가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괴리가 있기 ...

  • HERI
  • 2011.06.24
  • 조회수 7075

[헤리리뷰 11호] 권력·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권위와 신뢰 토대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왜 독립 민간 싱크탱크인가 » 미국 진보 진영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의 회의 모습. 경제정책연구소는 연구원과 인턴들이 함께 회의에 참석해 주요 안건을 논의한다. 워싱턴/탁기형 선...

  • HERI
  • 2011.06.24
  • 조회수 6896

[헤리리뷰 11호] ‘한국판 브루킹스·헤리티지’ 꿈꾼다

[헤리리뷰] Special Report 2000년대 중반 이후 희망제작소 등 출범 잇따라 » 희망제작소 2006년 3월, 희망제작소(사진)는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나 헤리티지재단의 규모, 역량,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며 ...

  • HERI
  • 2011.06.24
  • 조회수 9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