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금융사 사회책임경영 현장을 가다<2> 신한금융그룹

» 지난 4월 신한은행 봉사단이 캄보디아에서 서울대병원과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신한은행 제공
“아침 9시 헌인릉 입구에 도착했을 때 너무 가정적인 우리 부서 직원들은 배우자는 버려놓은 채 아이들과 같이 모여 있었습니다. 봉사활동 전에는 알려주는 이도 없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왕릉에 대한 설명은 아이들 교육에도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1시간의 설명 후 보는 왕릉은 기존의 지루한 곳이 아닌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왕릉의 잔디 밟기와 잡초 제거를 하고 나니 약간 더운 날씨에 땀도 났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온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문화재를 더 많이 알고, 가족, 친구, 그리고 우리의 2세들에게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문화를 가르쳐주고 느끼게 해주는 것. 우리 가족과 함께 모두 문화재 사랑의 마음을 안고 짧은 가족 소풍을 즐긴 듯합니다.”

지난 5월9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헌인릉 봉사활동에 가족과 함께 참여했던 신한은행 봉사단원이 은행 누리집 ‘아름다운 은행’ 난에 올린 글이다. 이곳에는 전국 각지의 문화재를 찾아서 쓰레기를 줍거나 잡초를 제거하는 등의 봉사활동을 담은 사진과 소감문이 가득 올라와 있다.

3년 연속 한국사회공헌대상 종합대상

신한은행은 지난 6월 ‘2009 한국사회공헌대상’ 시상식에서 3년 연속 종합대상을 받았다. 신한금융그룹이 ‘시민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2004년 7월 은행장이 단장을 맡아 전 직원이 봉사단원으로 참여하는 ‘신한은행 봉사단’을 창단한 이후 문화재 보존활동, 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 국외 의료봉사 활동 등을 하면서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데 따른 것이다. 신한은행은 2005년 은행권 최초로 ‘사회책임 보고서’를 낸 뒤 해마다 보고서를 내고 있으며, 2007년 12월에는 사회책임경영 활동을 총괄하는 ‘사회협력팀’을 별도의 조직으로 설립했다.





홍보성 활동 지양하고 지역사회 속으로

박성현 사회협력팀 과장은 “밖으로 과시하는 홍보성 활동은 지양하고, 지역사회에 녹아들어가는 사회공헌활동을 한다는 것과 강제가 아닌 자율적으로 임직원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한다는 점이 우리만의 차별성”이라고 말했다.

이런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는 대목이 ‘1문화재 1지킴이 릴레이’라는 문화재 보존활동이다. 사회협력팀도 다른 기업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사회공헌활동으로 문화재 보존을 꼽는다. 2005년 7월부터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맺어 전통문화 보존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벌써 5년째다.

» 경복궁 문화재 가꾸기에 참여한 봉사단원이 자녀와 함께 창문의 먼지를 털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전국 각지에 있는 신한은행의 점포망을 활용한다. 1000여개의 지점들이 지점 인근에 있는 문화재를 직접 찾아서 청소 등을 하고, 훼손된 곳은 없는지 살펴보고, 또 전통문화를 배운다. 해마다 50여개의 문화재를 대상으로 연인원 50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박 과장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문화재보다는 외진 곳에 있어 관리가 소홀한 문화재를 되도록 자주 찾아가려 하고 있다”며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전통문화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되기도 하고, 자녀한테 우리 문화재를 우리가 지키고 있다는 마음도 심어줄 수 있어,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참여도가 높은 이유가 가족과 함께 문화 체험을 하면서 즐기는 자원봉사 활동이 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1문화재 1지킴이의 날’은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놀토’로 날을 잡아,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국외에 있는 문화재 환수에도 적극 나서

문화재 환수운동을 통해 우리 땅을 떠난 문화재를 되찾는 데도 나서고 있다. 2006년 일본의 한 대학 도서관에 소장돼 있던 보물급 문화재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직원의 모금액으로 환수해 문화재청에 기증하기도 했다. 별자리 등이 그려진 이 천문도는 조선 선조 때의 목판본이었다. 당시 직원들이 1억2000만원을 모금해 사들였다. 문화재 환수 문제는 정부가 나서면 국가 간의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천상열차분야지도’ 환수도 문화재청의 추천을 받아서 신한은행이 나선 경우다. 2007년에는 명성황후가 시해된 경복궁 내 건청궁 복원 사업과 2008년 손상된 지방문화재 복원 사업에도 임직원들이 모금활동으로 모은 자금을 냈다.

임직원 모금이라는 방식은 다른 곳에도 적용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클래식 유망주 발굴 및 클래식 발전을 위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신한 음악상’을 제정해 25살 이하의 젊은 한국 음악인한테 상을 주고 있다. 이 음악상은 재단이나 기업, 단체, 독지가가 큰돈을 기부하고 운영하는 것과는 달리 신한은행 임직원들이 소액을 기부해 상금을 수여하는 ‘개미 메세나’ 방식이다.

캄보디아서 의료 자원봉사 활동 시작

신한은행이 국내 사회공헌활동에서 ‘문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면 국외에서는 ‘의료’ 봉사가 꼽힌다. 서울대병원 및 서울대 치과병원과 함께 지난해부터 캄보디아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지난 4월에도 서울대 치과병원과 신한은행 자원봉사단 30여명은 8박9일 동안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에서 구순구개열(언청이) 수술 및 일반 치과 치료를 했다. 70여명을 수술하고 700여명을 치료했다. 지난해 8월에도 30여명의 어린이에게 언청이 수술을 했고, 200여명의 주민을 치료했다. 무료로 치료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프놈펜 인근 지역에서도 주민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외과·내과·소아과 등 서울대병원 의료진과 신한은행 현지법인인 신한크메르은행과 함께 지난해 11월 프놈펜에서 승용차로 네 시간 거리나 떨어진 오지 마을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했다. 박 과장은 “현지법인과 ‘1사 1촌’을 맺은 마을로, 어린이나 노약자를 주로 치료했다”며 “내가 직접 참가하기도 했는데, 남의 도움을 받아도 고맙다는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는 현지 주민들이 이례적으로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금융사 장점 살려 사회적기업에 회계인력 지원

일자리 창출하고 경영 투명성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


올해 신한금융그룹의 사회공헌활동 가운데서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신한은행의 ‘사회적기업을 위한 회계 전문인력 양성 및 고용연계사업’이다. 금융기관의 전문성을 살린 차별화된 사회공헌활동이라는 점 때문이다. 사회적기업의 ‘약한 고리’인 재무회계 분야의 전문인력을 키워 사회적기업의 경영을 도우며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 뼈대다.

» 7월21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신한은행, 노동부, 함께일하는재단은 사회적기업 회계인력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영희 노동부 장관(가운데), 이백순 신한은행장, 송월주 함께일하는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신한은행 제공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또는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 영리만을 추구하는 일반 기업과는 큰 차이가 있다. 노동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은 250여곳이 있다. 노동부의 인증을 받지 못한 업체를 ‘예비 사회적기업’이라 하고, 약 800곳이 있다.

여운수 신한은행 사회협력팀 과장은 “예비 사회적기업이나 노동부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재무회계 인력 수요조사를 한 결과, 양쪽 모두 회계관리 능력을 고루 갖춘 전문인력이 없어 어려움이 매우 크다고 호소했다”며 “노동부 쪽에 먼저 사회적기업에 회계인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보자고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21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이백순 은행장을 포함해 이영희 노동부 장관, 송월주 ‘함께일하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사회적기업 회계인력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미취업자와 실직자한테 재무회계 직업훈련 기회를 줘 전문성을 갖추게 한 다음, 사회적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신한은행이 회계인력을 채용한 사회적기업에는 10만~50만원, 예비 사회적기업에는 66만3000원을 지원한다. 노동부는 사회적기업에 90만~150만원, 예비 사회적기업에 83만7000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300명이 새로 일자리를 갖게 하고, 사회적기업에도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여 과장은 “오는 9월20일부터 처음으로 사회적기업에 지원금이 들어갈 것”이라며 “300곳에 지원하는 것이 목표인데 현재 50% 정도 진척됐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사업에 지원되는 20억원은 신한은행 임직원들의 급여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노사 합의로 임직원 급여의 6%를 반납해 400억원을 조성해 ‘잡(JOB) 에스오에스(S.O.S) 포유(4U)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회계인력 지원사업은 이 가운데 하나다.

임직원의 급여로 조성되는 400억원 가운데 350억원은 ‘중소기업 고용지원 프로그램’에 쓰인다. 이는 중소기업 경영난 해소와 실업 문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내용이다. 중소기업이 정규직 사원을 새로 채용하면 정규직 사원의 급여 80%를 1년 동안 지원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협약을 맺어, 중앙회가 추천하는 중소기업에 지원한다. 여 과장은 “인턴제 등은 일시적으로만 실업률을 낮추는 임시방편이고 시간이 지나면 도루묵이 된다”며 “중소기업에서 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게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업체들로부터 고용지원을 신청받아, 5월에는 지원할 업체들을 선정했다. 6월29일 처음으로 377개 업체 808명한테 7억8000여만원의 지원금이 나갔고, 7월28일 928개 업체 2143명한테 20억7000만원의 지원금이 나갔다.

고용지원 신청업체는 모두 1531곳에 이르고, 채용 계획 인원은 모두 4453명이다. 8월6일 현재 실제로 정규직 직원을 새로 채용한 업체는 1178곳으로, 채용 인원은 모두 2980명이다. 앞으로 이들에 대한 지원금으로 한 달에 약 29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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