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Special Report
마포클러스터 뜯어보니

» 마포클러스터

한겨레경제연구소는 마포 사례에서 대략 4개의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를 찾아냈다. 지역의 필요에 기반한 ‘성미산 클러스터’와 ‘홍대앞 클러스터’, 사회적 미션에 기반한 ‘사회적기업 클러스터’와 ‘비영리단체 클러스터’가 그것이다. 또한 주변에 이들을 지원하는 여러 교육시설 및 연구기관, 지원단체가 있으며, 클러스터의 각 요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마포구청서울시청, 노동부 고용지원센터 등이 통합적으로 마포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클러스터 대부분은 지리적으로 매우 인접한 특성을 보이고 있으나, 비영리단체 클러스터는 다소 퍼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성미산 클러스터’의 경우 성산동을 중심으로, ‘홍대앞 클러스터’의 경우 상수동·서교동 일대를 중심으로, 사회적기업은 동교동·서교동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으나, 비영리단체들은 서교동·동교동·합정동·공덕동·마포동 등에 걸쳐 넓게 퍼져 있다.

지리적 인접성 장점… 단체간 협조는 미흡

지원기관의 경우, 주로 지원 대상 클러스터와 인접해 자리하는 특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사회적기업 지원기관은 사회적기업 클러스터와 인접해 있으며, 인문학 교육단체들은 젊은 대안적 문화 소비층과 대학생이 많은 홍대앞 문화예술가 클러스터 내부에 자리잡고 있다.

성미산 클러스터의 사회적 가치는 교육과 생활의 다양한 측면에서 주민 삶의 질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개선했다는 점에 있다. 공동육아에서 출발하여 친환경 농산물 유통, 각종 생활협동조합, 시민운동 등이 결합해 다양한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가치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공동의 관심사와 전문적 지식을 갖춘 386세대가 지역에 대거 유입되었다는 점과 공동육아와 대안교육, 공동체 및 생태적 삶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점, 시민단체와 정부, 홍대앞 클러스터 등 마을 외부와의 소통에 개방적이라는 점,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책임지는 회의 문화가 놓여 있다.

홍대앞 클러스터의 사회적 가치는 문화 및 예술 영역에서 다양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과 시민의 문화 접근성을 개선시킨다는 점에 있다. 젊은이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홍대 문화, 일반 시민들의 높아지는 문화 수요, 젊음의 거리라는 상징성, 높은 대외 인지도 등이 어우러져 그동안 문화 수요자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최근 임대료 인상 등이 겹치면서 문화 창출의 핵심인 젊은 예술인들이 인근 지역이나 멀리 영등포구 문래동으로 떠나고 있다.

이는 또다른 가치 생산요소였던 다양한 학습과 정보교류를 약화시키고 있다. 다양한 인문학 강좌와 창작품 거래시장을 개설했는데도, 홍대앞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데 큰 악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런 변화한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주체나 논의 구조가 없어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동교동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기업 클러스터의 사회적 가치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데 있다. 인접한 지원단체와 시민단체로부터 다양한 정보와 자문 등을 받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에 비교적 유리한 환경이다. 또 인접한 사회적기업과 시민단체, 지원기관과의 연대를 통한 사업 기회가 비교적 열려 있어, 경쟁과 협력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마포의 사회적기업 대부분은 사업 영역이 지역의 사회적 서비스 수요에 기반하지 않고 있어, 사업 성과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다.

협의체보다는 정보와 인적 교류 필요

비영리단체 클러스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현재 마포 지역 비영리단체들은 지역 주민이나 홍대앞 젊은이 등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전파하고 실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유사한 가치를 지향하는 단체 간의 협조 체제나, 활동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시스템 같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클러스터 성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마포 지역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마포의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 참여자에겐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얻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할 필요가 있다. 해결하려는 사회적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원은 무엇인지, 이런 자원을 조달하기에 가장 유리한 곳은 어디인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해결이 가능한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생산된 가치를 바탕으로 점차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둘째, 사회적 가치에 대해 총량적 개념으로 접근하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클러스터 참여자들의 개별적 노력만으로는 급증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인식과 상호 협력에 기반한 시너지를 통해 사회적 가치의 질과 양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클러스터 참여자들 스스로 자신이 속한 클러스터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클러스터에서 창출되는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클러스터에서 자기 역할과 개발 역량 등에 대한 중장기 비전을 확립해야 한다.

셋째, 정보와 인적 교류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클러스터 참여자들 간의 활발한 정보 교류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필요한 시장 기회를 인지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꼭 필요하다. 다만, 협의체 등 인위적인 형태보다는 인적 교류를 원활히 하고, 컨소시엄 등 공동 사업을 추진하거나, 축적된 자료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정보사이트를 운영하는 등의 형태가 좀더 현실적이다.

넷째, 각 클러스터 참여자들은 자신이 하려는 사업과 입지의 연관성을 개발해야 한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인적·물적 자원, 정보, 인프라 등 요소 조건뿐만 아니라, 사회적 서비스 수요 등의 수요 조건, 지원 및 연구기관, 경쟁과 협력에 기반한 전략을 참여자들의 내부 역량으로 전환하는 데 적절한 입지가 무엇이고, 이런 자원을 조달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이미 형성된 클러스터 지원에 주력해야

마지막으로 정부의 역할 변화가 중요하다. 정부는 새로운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 형성돼 있는 클러스터의 현황과 특성을 이해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클러스터의 내·외부 환경, 클러스터 및 클러스터 참여자들 간의 연계 상황, 클러스터가 미칠 사회적 파급 효과, 생산성 제고에 중요한 지원기관 등을 분석하는 것이 정부가 우선적으로 할 일들이다.

그런 다음,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장애나 제약이 되는 요소들을 없애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예를 들어 전문적인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을 제공하거나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과 교육장 등의 기반시설 투자를 넓히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마포의 경우, 임대료 상승 등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는 참여자들을 마포 밖으로 나가게 만들고 있다. 이는 마포에서 창출되는 가치의 총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 신영섭 서울 마포구청장 인터뷰. 마포구청 제공

인터뷰 | 신영섭 서울 마포구청장

“주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도록 지원”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지난 7일 신영섭 마포구청장을 만나 마포구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사회적 가치 창출과 관련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주민자치입니다. 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습니다. 주민 스스로가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성을 제거해 나갈 수 있습니다. 아울러 현장의 생각을 반영할 수 있어 주민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요.”

◎주민자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해피아이’라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기도 하고, 성미산마을과 같은 공동체가 지역에 잘 뿌리내리도록 돕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미산마을 축제를 다른 주민단체와 함께 주최하도록 유도했지요. 자전거도로를 만들 때는 주민과 지역 상인들 사이에 충돌이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중재해 양쪽이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친화력이 뛰어난 동장을 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마포의 중요한 자원 가운데 하나인 홍대앞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염려가 많이 되는 부분입니다. 마포구청은 희망시장과 프린지페스티벌을 주최하고, 프리마켓을 간접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홍대앞 예술가들에게 지역축제 운영을 맡기기도 하고, 간담회를 열어 여러 의견을 귀 기울여 듣기도 합니다. 임대료 인상 등으로 홍대앞에서 밀려나는 예술가들에게 자치주민센터를 작업실로 개방하는 시도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창작자들에게는 서로간의 교류가 중요해서 구청이 작업실을 제공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더군요.”

◎사회적기업은 어떻게 지원하고 계십니까?

“구세군을 통해 푸드마켓을 운영하는 한편, 재활용품과 커피를 판매해 생기는 수익을 공익적 사업에 재투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성미산마을 극장도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가능한 한 세제 및 공간, 자원봉사자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 하고, 맨파워와 노하우가 부족한 것을 행정적 인큐베이팅으로 도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예산 지원에는 한계가 있고, 사회적기업도 기업이므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문제는 무엇입니까?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회적기업을 활용한 모델을 고민중에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와 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청년실업 해결에 사회적기업이 어떻게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사회적기업의 인지도가 낮고 역사가 짧지만, 장래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미 고도성장기를 지나왔기 때문에, 기회만 주어진다면 금전적 이익보다는 자신의 철학을 좇아 사회적기업에서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꽤 늘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1인 기업도 만들 수 있는 토양이고, 벤처기업처럼 과도기를 거치면 10년 후에는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때까지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비영리단체 등이 사회적기업을 도와주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박상유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whyaskw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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