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지역 농민-소비자 직거래로 ‘상생’

HERI 2011. 06. 24
조회수 6431
[헤리리뷰] 강원 원주의 ‘새벽시장’

» 강원 원주의 ‘새벽시장’

생산자실명제·원산지표시제 의무
감시반 운영으로 신뢰 확보

“우리 같은 서민에겐 ‘딱’입니다. 정말 싸고 싱싱해서 좋아요.”

배추 한 묶음을 손에 든 정은주(39)·조병국(40)씨 부부가 즐겨 찾는 강원도 원주시 원주천 새벽시장. (사진)이들은 마트에서 한 포기 3800원 하는 배추를 이곳에서 다섯 포기 한 묶음에 7000원을 주고 샀다. 값은 마트의 반값인데다 오늘 아침 수확한 싱싱한 배추였다.


1994년 5월1일 몇몇 농민이 판로를 개척하고 제값을 받아보자며 시작한 원주 새벽시장엔 현재 45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원주새벽시장농업인협의회’가 꾸리는 새벽시장은 농민들이 공정한 거래와 지속적인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생산자실명제와 원산지표시제를 의무화하고 자체 감시반을 운영한 결과 로컬푸드 운동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됐다.


신림면 황둔1리에서 7000여평의 밭농사를 지어 각종 채소를 내다파는 정기옥(56) 협의회 부회장은 “노력한 만큼 주어지는 것에 만족한다”며 “도매상에 넘기는 것보다 두 배 이상 소득이 나온다”고 말했다. 윤기택(57) 지역장은 “김장철이나 명절을 앞두고는 둔치가 비좁을 정도로 큰 시장이 형성된다”며 “4월20일부터 12월10일까지 날마다 새벽 4시부터 5시간 동안 열리는 이곳엔 각종 채소류와 과일, 쌀과 잡곡, 약초와 나물 등 없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온 최아무개(60)씨는 “흥정을 할 수 있고 덤도 얹어주는 이곳을 찾으면 살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자가용을 타고 와 고추 네 부대(80㎏)를 짐칸과 뒷자리에 나눠 실은 김아무개(55)씨는 “요즘 시중에서 파는 고춧가루를 도저히 믿을 수 없어 직접 햇볕에 말려 태양초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농산물은 유통과정을 거치면 가격은 높아지는 반면 신선도는 떨어진다. 그래서 농민과 소비자의 직거래를 통해 상생의 길을 찾자는 취지로 새벽시장은 출발했다. 인구 30만의 원주가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도농복합지역인데다 20년 넘은 생활협동조합 운동의 뿌리가 튼튼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역 공동체’와 ‘안전한 지역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던 것이다.


조세훈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새벽시장이 잘 운영되고 있긴 하나,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는 있다”며 “원주시 전체를 6~7개 지역으로 나눠 주민과 협의해 장터를 운영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주/차한필 기자 hanphi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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