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2011년 국내 싱크탱크들의 연구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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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남북군사실무회담이 끝난 뒤 남북 대표들이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2012년은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함께 있는 해다. 권력구도를 크게 바꿀 양대 선거를 1년 앞두고 새해에는 국내 정치, 경제, 사회 그룹들이 다양한 쟁점에서 맞붙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을 분석·정리하고 정책을 모색하는 싱크탱크들도 덩달아 바빠질 전망이다. 새해 국내 국책과 기업 연구소, 독립민간 싱크탱크 등이 집중할 만한 연구 주제와 쟁점을 정리해 봤다.

한반도 새 패러다임 모색 활발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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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지난 7월 유아 무상교육과 유치원 무상급식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남북관계는 2011년 정치의 뜨거운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국면에서 이명박 전 시장이 박근혜 의원과의 박빙승부에서 승기를 잡은 계기가 북한의 핵실험이 불러일으킨 안보 우려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남북문제와 안보문제는 2012년 대선의 판도를 가름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원인에 대한 공방이 있긴 하지만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피격 사태는 우리의 대북정책이 지금 그대로 갈 수는 없음을 보여줬다. 북한은 내년에도 북-미 관계 개선 등을 염두에 두고 이번처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행동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그때마다 남한은 정치, 국방,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파장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연평도 포격이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이어지듯, 북한의 대남도발은 동북아시아에 이해관계를 가진 강대국들 사이의 관계에도 적지 않은 파급력을 갖고 있다.

그간 대북정책은 김대중-노무현 두 진보정권의 ‘화해협력정책’(햇볕정책)과 이에 대한 보수층의 비판을 구체화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정책’으로 대별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지원을 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 안에 3000달러로 끌어올려 주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잇따른 북한의 도발로 효과가 없음이 드러났다. 앞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 문제, 남북 평화협정 체결 문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을 놓고 보수와 진보의 대립각은 한층 첨예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우파에서도 대북 화해협력 정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있고, 북한의 세습에 환멸을 느끼며 북한 지도층에 등을 돌린 반북 좌파도 생기는 등 남북관계를 둘러싼 좌우 균열 구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싱크탱크들도 대북정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복지 로드맵 놓고 치열한 경쟁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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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앞에서 현대차 노동자들이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계약해지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빠른 경제성장과 비교적 균등한 소득분배를 이뤄왔으나 1997년 외환위기 뒤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을 도입하면서 소득분배가 급속히 불평등해지고 경제성장률도 하락하는 질곡에 빠졌다. 세전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0~1 사이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는 1997년 0.268에서 2008년에는 0.325로 높아졌고, 상대빈곤율은 1992년의 7.7%에서 2008년에는 14.3%까지 치솟았다. 2007년 말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은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국민들의 희망이 ‘성장’에 투영돼 가능했으나 경제위기 등도 겹쳐 현 정부가 살림살이를 개선하는 데 그다지 유능하지 못함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대선의 화두는 복지가 될 것이라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무상급식’에서 시작된 보편적 복지의 파급력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났다.

우리 사회의 우파는 여전히 성장이 잘되면 ‘적하효과’(trickle-down effect)로 인해 과실이 자동적으로 사회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복지를 내세우며 좌클릭하는 중이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시도될 야권 통합이나 연대의 축이 보편적 복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많은 싱크탱크들이 복지와 분배를 화두로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평등한 소득분배와 경제성장이 배치되기보다는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모두를 동시에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90년대 이전 동아시아의 성공은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난이도 높은 퍼즐 ‘비정규직 문제’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복지국가 열기와 달리 여전히 썰렁한 분야가 노동이다. 최근 진보신당 심상정 전 국회의원이 “(복지국가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최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파업-농성에서 볼 수 있듯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와 이들의 열악한 처우는 2011년에도 우리 사회의 주요한 갈등 요인이 될 전망이다. 통계마다 다르지만 임금근로자의 30~50% 사이에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비정규직 확산은 우리 사회의 신빈곤, 즉 일을 하지만 생활하기 어려운(워킹푸어) 문제와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

보수는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가 노동시장 왜곡을 불러오고 비정규직 사용을 기업주가 선호하는 원인이라고 본다. 반면 진보진영은 정규직이 상시적인 근로형태라며 비정규직은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허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비정규직 문제는 노사간뿐 아니라 사업장에서 노동자끼리, 즉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도 미묘한 입장차이가 있어 해법 마련이 한층 어렵다. 비정규직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사원들을 구조조정 ‘완충장치’로 삼아 사측의 비정규직 남용을 용인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한국노동연구원 황덕순 연구위원은 “명분으로 보면 노동계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노동계만 해도 이해가 여럿으로 갈려 쉽지 않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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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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