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지난해 4월28일 서울시 종로구 조계사 특설무대에서 불교사회적기업네트워크데이 개막식이 열렸다. 불교사회적경제지원본부 제공.

사회적 경제 활성화 나선 불교계

지난 7월22일 ‘불교 사회적 경제 활성화 포럼’이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렸다. 이 행사를 주최한 ㈔날마다좋은날 불교사회적경제지원본부의 김규범 운영위원장은 “이번 포럼이 불교계 최초로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체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불교사회적경제지원본부는 2011년부터 활동을 시작했지만 불교계 전체가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논의의 장은 처음 열린 것이다. 이번 포럼을 후원한 김재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은 “지금은 우리 시대 부처님의 대자대비하신 마음과 실천을 요구하는 때”라며 “불교계의 사회적 경제야말로 대중의 갈증을 풀어주고 새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에 불교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번째 발표에 나선 유남희 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사회적 경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한계와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경제로서 부각되고 있다”며 “지역사회의 공동체 가치를 복원하고 사회 공익성과 이윤 창출을 통한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한다”고 말했다. 전북불교발전협의회 부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사회적 경제를 공부해보니 불교로 사는 것, 불자답게 사는 것 자체가 사회적 경제”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불교계 대표적 사회적기업의 예로 비사벌코리아를 들었다. 가구업체인 비사벌코리아는 ‘가구를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위해 가구를 파는 기업’을 지향한다. 저소득층, 고령자, 장애인, 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현장교육을 실시해 가구제조 전문가로 양성하고 있다.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저소득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어 공부방을 만들어주고 노후 가구를 수리하는 등 재능 기부에 나서고 있다. 비사벌코리아는 가구에 많이 사용하는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 성분을 줄인 친환경 가구를 생산하고 편백 사무용 가구를 개발해 ‘친환경 가구’라는 비전도 실현하고 있다.

그는 ‘불교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각 교구의 물품 구입 때 사회적 경제 제품 우선 구매제도 마련 △기금 조성을 통한 불교 사회적 경제 조직 지원 △사회복지 관련 불교 사회적 경제 조직 설립을 통한 바우처사업, 지역투자서비스사업 적극 참여 △불교계의 사회적 경제 민관정책협의회 적극 참여 등을 제시했다. 특히 “협동조합은 불교계가 아주 잘할 수 있고 젊은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역”이라며 “사회적 경제에 관심을 가진 불자 일부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종단 전체가 나서면 침체에 빠진 한국 불교가 중흥할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근원은 불교에, 이야기는 대중적으로

‘불교 사회적 경제 콘텐츠 개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 발표에 나선 김광수 신나는조합 상생연구소장은 “사회적 경제의 전반적인 창업 트렌드처럼 불교계의 사회적 경제도 불교적 마인드는 강한 반면 대중적인 마인드는 약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근원은 불교에 두되 이야기는 대중적으로 풀어 가야 한다”며 통합과 융합을 통한 규모화, 젊은 그룹의 참여 유도 등을 제안했다. 또한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법륜 스님과 함께 떠나는 인도 성지순례’ 프로그램은 사회적 경제의 공정여행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측면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인도 성지순례 프로그램에 포함된 마음수행이나 빈 그릇 운동, 지역사회와의 관계와 공동체 생활을 강조하는 요소 등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어 강대성 에스케이(SK)행복나래 대표는 ‘불교 사회적 경제 제품·서비스 판로지원 방안’을 주제로 불교적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대기업의 프로보노 자원과의 연계 등을 제안했다. 먼저 불교적 특성을 살린 비즈니스 모델로 △지역사찰과 연계된 친환경 사업 △선과 명상의 마음치유 △사찰 음식·식품 사업 등을 제시했다. 또 불교적 특성과 전문성을 살린 콘텐츠 개발 및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대기업의 프로보노 자원과의 적극적인 연계를 주문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인큐베이팅과 창업 프로세스, 창업 이후의 영업활동까지, 영리기업이 보유한 노하우 및 전문성에 대한 실제적인 교육과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지원시스템과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 “종단이 생산품 판로 마련해야”

토론에 나선 김선배 불교사회적경제네트워크포럼 대표는 “오늘 행사에 참석하기 전에 포럼 소속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모여 종단에 요청할 사항에 대해 회의를 했다”며 “기업은 물건을 팔아 자금이 돌아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품 판로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불교사회적경제네트워크포럼에는 (예비)사회적기업·마을기업·소셜벤처 등 42곳이 참여하고 있다. 포럼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품목은 커피·음료, 북카페, 마음치유, 역사문화교육, 친환경 농수산물, 사회조사 등 30여가지에 이른다. 네트워크포럼은 2011년 11월 출범한 불교사회적기업협의회가 전환한 조직으로, 불교계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만들어졌다.

원낙연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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