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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실버세대의 공유경제 새 흐름
최근 일본 노년층 사이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족 안에서 이뤄지던 일들을 ‘공유’로 풀어나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건강한 실버세대가 다른 이의 손주를 양육하는 ‘손주 공유’다. 2010년 이후 일본 전역에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시민단체 ‘손주 키우기 닛폰(일본)’은 “핵가족화와 맞벌이 여성의 증가, 단절된 지역사회 등으로 인해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이 고립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여성의 고립은 산후우울증이나 아동학대 등의 사회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른 가정의 손주를 돌보는 시민단체들이 결성되고 있다. 이미 육아를 경험한 실버세대들은 아이 다루기에 능숙하다. 시민단체들은 할머니·할아버지들을 자원봉사자로 등록해 동사무소나 지역의 문화회관 등에서 ‘교류회’를 열어 같은 동네에 사는 아이들과 여성을 초청한다.

교류회 열어 같은 동네 아이들 초청

교류회에서 참가한 실버세대들이 아이들을 봐주는 동안 엄마들은 육아에서 잠시 해방되어 다른 이들에게 고충을 털어놓거나 육아 선배들에게 조언을 듣기도 한다. 손주 공유가 여성들의 고립 방지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적극적으로 관련 시민단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가족·친지가 아닌 타인과 같은 묘지에 들어가는 이른바 ‘무덤 공유’도 ‘공동묘’ 또는 ‘집합묘’라는 이름으로 일본 전역에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형태의 묘는 일본에서 매우 희귀한 사례였다. 종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본의 묘지문화는 보통 불교식의 전통을 따른다. 한 집안이 하나의 묘를 소유하고 그 묘는 집안 대대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찰이 관리한다. 가족 중 누군가가 사망하면 화장 후 유골함에 유골을 넣어 집안 묘에 넣는데, 기혼 여성의 경우 남편 집안의 묘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성 수요 많은 ‘공동묘’ 1000곳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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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바 다케시 리쓰메이칸대학 산업사회학부 교수
그러나 최근 ‘무덤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면서 일본의 무덤 공유 사례는 약 1000곳이 넘었다. 과거에도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 절이나 비영리단체가 공동묘를 마련하기는 했다. 하지만 현재의 공동묘는 마음이 맞는 친구, 동료들끼리 함께 무덤을 준비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말 그대로 공유인 셈이다. 무덤 공유는 여성들의 수요가 많다. 남편과 사별했거나 독신인 경우, 또는 가족 친지들에게 자신의 묘지를 돌보게 하는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다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사후에 묘를 공유하게 될 친구나 동료를 ‘무덤 친구’라고 부른다. 몇몇 여성 주간지에서 무덤 공유 사례를 소개하면서 사용한 용어인데 점점 정착하는 추세다.

무덤 공유나 손주 공유에 참여하고 있는 실버세대는 한 개인으로서 독립된 의견이 있고 사회참여에 대한 의지가 크다. 그들의 다양한 공유 활동은 일본의 변화를 가져오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아키바 다케시. 리쓰메이칸대학 산업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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