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속가능경영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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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녹색 유전자를 지닌 기업이다. 창업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자연 친화적인 이 기업의 유래를 엿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주인 고 서성환 회장의 어머니는 동백 열매를 짜 머릿기름을 만들어 사업을 이어갔다. 서 회장은 피마자 기름으로 순식물성 포마드를 만들었다. 그 기원은 지금까지 이어져 아모레퍼시픽은 자연에서 원료를 얻고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녹차와 한방 원료를 재료로 삼은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태생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자연으로부터 출발한 기업이다. 임직원들이 유달리 환경경영을 중시하는 까닭이다. 이는 단순한 사회 공헌 활동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으로 연결된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변화하는 생태계는 아모레퍼시픽에 남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아모레퍼시픽의 환경경영은 겉치레를 위한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 제품의 개발부터 생산, 유통, 소비, 폐기까지 기업활동이 환경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인다. 아모레퍼시픽이 앞으로 친환경 공정을 통한 제품 수를 해마다 10%씩 늘리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에는 2008년 배출량(2만4010t)의 30%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할 수 있었던 근거다. 이런 계획은 이미 차근차근 추진돼 그 결과물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해피바스 바디클렌저’는 제조 공정의 전 과정에 저온 생산공정을 적용시켜 기존 제품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차량에는 연비를 7%가량 올릴 수 있는 공회전 자동정지 시스템인 ‘그린 스타터’를 설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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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녹차 브랜드인 ‘설록’의 원료 생산지인 제주도와 전남 강진의 녹차밭은 유명 관광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이산화탄소 흡수 지대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녹차밭의 5년 이상 된 470만그루의 차나무는 연간 2만3800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는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맞먹는다.
친환경 경영이 친환경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기업들의 말잔치로 끝날 수 있다. 이런 쪽을 고려해 아모레퍼시픽은 소비자에 대한 교육 서비스를 포함한 친환경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자연주의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곱 가지 환경보호 생활수칙을 담은 <그린 생활 백서>를 발간한다. 또 이벤트로 진행되어 왔던 화장품 공병 수거 캠페인을 연중 캠페인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러한 지속가능경영은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아시아태평양(DJSI Asia Pacific) 지수에 국내 소비재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편입됐다. 또 퍼스널 프로덕트(Personal Products) 섹터 19개 기업 가운데 지속가능성 리더 그룹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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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