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Special Report
2000년대 중반 이후 희망제작소 등 출범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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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제작소
 
2006년 3월, 희망제작소(사진)는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나 헤리티지재단의 규모, 역량,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며 출범하였다. 같은 해 9월 서울대 박세일 교수 주도로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출범하였고, 이들 역시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2008년 7월 뉴라이트 계열 지식인 150여명이 참여하는 미래연구원이 출범하며 ‘한국판 헤리티지재단’으로의 성장을 선언하였고, 같은 해 9월 참여정부 출신 인물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된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또한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를 꿈꾼다고 밝혔다.
 

그러나 꿈과 현실의 간극은 아직 크다. 대부분의 민간 싱크탱크들은 규모가 영세하고, 영향력 또한 미약하다. 대중은 물론, 정책결정자들조차도 잘 모르거나,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립 민간 싱크탱크가 설립된 지 4~5년도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지금의 현실이 그다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국의 대표적 시민운동가인 박원순 변호사가 설립한 희망제작소는, 사회창안과 혁신 모델 수립, 은퇴자 교육, 예비정치인 양성 교육, 농촌 및 지역사회의 재생과 활성화 등에 관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을 전후한 정치적·경제적 위기상황 속에서 상근 연구원의 절반 이상이 줄어드는 고통도 겪었으나, 최근 1년간 수천명의 소액후원자들이 새로 가입하면서 조직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

 

언론인 출신의 손석춘 원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삼성경제연구소가 해마다 내는 경제전망에 대항하여, 2008년부터는 ‘생활인’의 관점에서 독자적인 전망을 분야별로 발표하고 있으며,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는 연구보고서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작업 또한 계속하고 있다. 10명을 겨우 넘는 상근 연구원들로 지난 4년간 700여편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삼성경제연구소의 맞수’로서의 위상을 키워나가고 있다.

 

경제문제에 국한해서 본다면 김광수경제연구소의 활약이 눈부시다. 최근 선대인 부소장과 김광수 소장이 각각 <위험한 경제학 1, 2>, <경제학 3.0> 등의 저서를 내놓으며 연구소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더욱 키웠지만, 실은 이보다 훨씬 전부터 정책결정자들과 대중들의 주목을 받아온 대표적인 민간 싱크탱크이다. 이들이 내놓는 부동산, 환율 전망, 미국, 중국, 인도 등 세계 경제의 동향과 분석을 담은 연구성과들은, 경제보고서(연 300만원)와 경제시평(연 20만원) 등의 형태로 유료로 제공된다. 수천명에 이르는 유료회원을 확보해, 대기업 후원이나 정부 프로젝트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였다.

 

참여정부 당시 국민참여수석을 지냈던 박주현 변호사가 소장으로 있는 시민경제사회연구소 또한 ‘작은 고추’의 매운맛을 보여주는 싱크탱크로 평가된다.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의 유기적 통합을 목표로 하면서, 특히 풍부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연구로 정부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곤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부자 감세, 4대강, 등록금 후불제, 기업형 슈퍼마켓(SSM), 미디어법, 세종시 등 주요 사안이 터질 때마다 정부 기관이나 국책연구소 등이 발표했던 통계자료들을 활용하여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내는 능력을 발휘하였다.

 

공공노조 부설 사회공공연구소와 금융노조 부설의 금융경제연구소는, 한국 노동운동의 새로운 활로 모색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회공공연구소의 경우 국가재정, 사회복지(연금·요양·사회서비스 등), 철도, 에너지, 문화예술, 중남미 지역 연구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공공영역 거의 전 분야를 다루고 있다. 이들이 창립 당시부터 ‘외부 프로젝트는 하지 않는다’는 목표를 내걸 수 있었던 것은 공공노조의 전폭적 재정지원 덕에 가능했다.

 

이처럼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비교적 탄탄한 상근연구구조를 갖춘 연구소들과 달리, 느슨하면서도 유연한 네트워크형 구조를 통해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민간 싱크탱크도 적지 않다. 외교안보 분야의 대표적인 진보적 싱크넷으로 평가받는 코리아연구원, 국내 복지·조세·재정 분야 교수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지속가능한 진보’를 내세우며 진보 성향의 교수와 지식인 100여명으로 출범한 좋은정책포럼 등은 ‘학술’과 ‘정책’의 경계영역을 넘나들며 언론 기고, 출판, 토론회 등의 형태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네트워크 구조의 싱크탱크들은, 참여하는 연구자들이 대체로 중복되고, 취약한 재정구조와 부족한 개입전략 등의 문제에 공통으로 직면해 있다.

 


홍일표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사진 희망제작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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