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녹색생활
전북 진안의 마을만들기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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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의 머슴이자 두뇌 ‘마을 간사’
진안에는 마을 간사가 있다.
 

마을 간사 제도는 진안의 마을만들기 사업을 뒷받침하는 독특한 제도이다. 100만원 남짓의 월급을 받는 2년 계약직으로, 마을의 두뇌가 되어 마을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마을의 머슴이 되어 집안일을 거들어 주기도 한다.

 

2007년 군의 마을만들기팀에서 마을 사업의 체계적인 사업 역량을 뒷받침한다는 취지로 1기 마을 간사를 처음 채용했다. 그동안 군의회와 여러 마을에서 “군 예산을 써가면서까지 굳이 왜 이런 일을 하느냐”는 지적을 받고 몇몇 간사의 자질 부족이나 부적응으로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되기도 했지만, 4년째로 접어들면서 마을에 꼭 필요한 존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마을 간사 제도는 귀농귀촌자들이 정착하는 징검다리로도 톡톡히 구실을 하고 있다. 계약을 종료한 간사들이 대부분 진안에 정착해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마을 간사직을 맡고 있는 20명은 평균 나이가 41살로 상당히 젊은 편이다. 30대가 8명이나 되고 20대도 2명이다. 진안 출신은 5명이고, 나머지 15명 중에는 서울과 경기 출신이 가장 많다.

 

대구 출신으로 올해 1월부터 진안읍 원영장 마을 간사를 맡은 최미진(40)씨는 “올해 수원농업대학을 졸업했는데, 마을 간사 일이 영농 기반을 닦기에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마을 일을 도우면서 농사와 땅 정보를 두루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령으로 동향면 용암마을 간사를 맡은 김영남(61)씨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20년 이상 귀농을 준비했다”며 “미리 취득해 둔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자격증 등을 활용해 시골 노인들을 잘 도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장수 간사로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일씨는 “마을 일을 지원하는 일과 개인적인 귀농귀촌 기반을 닦는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이 참 쉽지 않다”며 “간사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마을 일에 소홀하다고 손가락질받고, 마을 일에 전념하다 보면 정착 준비가 소홀해지기 십상”이라고 고충을 설명했다. 그는 “초창기 3개월을 잘 버티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진안군에서는 △마을의 기록 및 시설물 관리 △마을신문 발행을 통한 소통구조 만들기 △금요장터 등 농특산물 유통·판매 지원 △회의 참가 및 행정서류 발급을 마을 간사의 4대 의무로 정하고, “마을 간사는 리더가 아닌 마을 활동의 매개자이며 촉진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1기 마을 간사 출신으로 지금은 귀농귀촌활성화센터를 맡고 있는 최태영 사무국장은 “1년 만에 그만두는 간사들이 많아 해마다 새 마을 간사로 10명 정도 충원한다”며 “마을 간사를 그만둔 뒤에는 1년 정도 준비해서 이듬해에 진안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 간사 활동은 대단한 수행을 요구한다”며 “마음공부를 하지 않으면 못 버틴다”고 귀띔했다.


김현대 지역디자인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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