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2015 동아시아 30’ 일본 심사평
아다치 에이이치로 일본 사회책임경영 전문가위원회 위원장/일본종합연구소 이에스지 리서치센터장
아다치 에이이치로 일본 사회책임경영 전문가위원회 위원장/일본종합연구소 이에스지 리서치센터장
2003년은 일본의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이 사회공헌백서를 일본 최초로 발간한 해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오늘날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개념은 일본 비즈니스 업계에 널리 확산돼 있다. 2000년 초만 하더라도 일본 기업들은 사회나 거버넌스 영역보다는 환경 영역에 치중한 사회책임경영을 실천해왔다. ‘동아시아 30’에 선정된 일본 기업들이 보여주는 환경 영역 분야 우수 점수에서도 이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은 2010년부터 꾸준히 환경 영역에서 한국·중국 기업들을 제치고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올해의 경우, 환경영역의 세부지표인 환경핵심과 생물다양성 지표에서 모두 높은 성과를 보였다. 두 나라에 비해 일찍이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이 기업마다 도입돼 정착됐기 때문이다.

보건·안전, 기회평등서 다소 뒤처져

반면에 사회영역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일본은 한국(57.61)보다 낮은 점수인 56.9점을 받았다. 사회영역 세부지표별로 보면 공급망 관리와 사회공헌에서는 한국 기업들보다 앞섰지만, 보건 및 안전과 평등기회 보장에서는 다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 기업들도 사회와 거버넌스 영역의 사회책임경영 활동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기업들 중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을 중심으로 최근 눈에 띄는 사회책임경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사회책임경영은 전세계에 판매시장과 생산공장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에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200여 기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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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지난해 2월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는 약 200개(2015년 8월 기준) 기관투자자들과 주주들에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일본 비즈니스 업계에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을 수탁·운용하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의 행동강령이다. 지난 6월에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회사법이 시행됐다. 개정된 회사법은 상장된 기업들이 반드시 거버넌스와 관련된 5개 일반원칙 △주주 권리와 평등대우 원칙 보장 △이해관계자들과의 적절한 협력 △적합한 정보 공개와 투명성 보증 △이사회 책임 △주주들과의 대화를 준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회사법 개정안의 주된 목적은 기업들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기여로부터 창출되는 중장기 회사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는 데 있다. 최종적으로 기업들이 경영활동에서 지속가능 발전의 중요성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한다.

‘여성 경력활동 증진법’ 역할 기대

지난 8월에는 여성 경력활동 증진 관련 법이 일본 의회를 통과했다. 이 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여직원들의 경력을 높이기 위한 정량적인 목표를 두도록 의무화하고, 일반 기업들은 관련 실행 계획을 세우도록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향후 몇년 내 일본 사회책임경영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 본다.

올해 봄 일본 비즈니스 업계를 대표하는 한 대기업의 분식회계 스캔들이 발생했다. 해당 기업은 2008년부터 계획적으로 회사 수익을 부풀려 회계 장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는 여전히 많은 일본 기업들이 미성숙한 기업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7월에는 일본의 유명 무역회사와 전력공급회사가 인도네시아의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추진하던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배해 현지 사회의 질타를 받은 사건도 있었다. 최근 많은 일본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업체의 환경·사회·거버넌스(ESG) 개선 같은 공급망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개발도상국 내 공급망 관리는 미흡한 점이 많다. 앞으로 일본 기업들의 사회책임경영이 진일보하기 위해 거버넌스 영역뿐 아니라 공급망 관리를 비롯한 사회영역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등록 :2015-10-13 16:32수정 :2015-10-16 16:38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125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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