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중국의 CSR 기업의 대응_보고서
2006년 23곳→작년 533곳
‘경영전략상 필요’ 인식 변화 
양보다 질적 성장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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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장쑤성이 2009년 5월에 연 사회책임경영 시상식에서 화학그룹 랑세스 임직원이 상을 받고 있다. 시에스아르다이제스트 닷컴 제공
 
최근 2~3년 동안 중국 사회책임경영에서 가장 큰 변화는 정부 주도에서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의 전환이다. 이런 변화가 생겨난 이면에는 기업 관리자들의 의식 변화가 있다. 경제잡지 <포천>과 비영리기구 어카운터빌리티의 2009년 기업책임에 관한 경영자 조사 결과, 2155명의 응답자 가운데 89.2%가 “사회 및 환경 책임이 장기적 경영성과를 향상시킨다”고 대답했다. 또 62.4%는 “윤리규정이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의 대응은 크게 사회책임경영과 관련된 세 가지 활동에서 드러난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참여, 유엔 글로벌콤팩트 참여가 그것이다.

 

 

지난 4월 영국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관련 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코퍼릿레지스터(Corporateregister.com)는 보고서 <글로벌 위너 앤 리포팅 트렌드>(Global Winner & Reporting Trend)를 통해 아시아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전 아시아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은 일본이 이끌어 왔는데 이제는 중국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실제 중국 기업의 보고서 발간이 빠르게 늘고 있다. 사회책임경영 컨설팅 기관인 신타오(Syntao·商道)의 집계를 보면, 2006년에는 23곳에 지나지 않았던 보고서 발간 기업이 2007년 77곳, 2008년 121곳, 2009년 533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중국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이 급격히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정부와 시장의 압력이 강하게 작용했다. 발간 기관들의 조직 형태를 살펴보면 국영기업이 절대적으로 많다. 즉 국영기업의 높은 보고서 발간율이 전체 보고서의 양을 늘린 셈이다.

 

2008년 기준으로 전체 121개 발간 기업 중 70개가 국영기업이었다. ‘국영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안내서’, ‘산둥지방의 기업을 위한 기업환경보고서 작성 안내’, ‘중국 공업회사 및 협력업체를 위한 사회적 책임 안내서’ 등 국가기관들이 다양한 사회책임경영 지침서를 발간하면서 국영기업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에 대한 간접적 압력을 가한 것이다.

 

또한 2009년 기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기업 중 78%가 상장기업이었다. 중국의 증권감독기구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발간을 장려했고, 증권시장이 사회책임경영 독려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선전증권거래소와 상하이증권거래소가 2006년, 2008년 2회에 걸쳐 상장기업들의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둘째로 기업 인식의 변화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가속화했다.
 

신타오가 2008년 기업가, 컨설팅그룹, 기타 이해관계자 등 중국 전문가들을 인터뷰한 결과 기업 경영전략상 필요 때문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타오는 보고서 발간 동기를 사회적, 정치적, 경영적, 시장적 요인으로 나눠 물었다. 이 가운데 사회적 요인에 의해 작성한다는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사회적 요인과 경영적 요인 사이 중요도 격차는 크게 줄었다. 2007년 조사 때는 경영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지적한 사람이 거의 없었으나, 2008년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약 20%가 경영 관점에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이 사회적 요인뿐 아니라, 경영 및 시장적 니즈를 골고루 충족시키기 위해 작성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뿐만 아니라 지속가능경영 다른 분야에서의 자발적 실천까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함께하기 마련이다. 늘어난 발간 보고서는 내용상 양적, 질적으로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보고서들의 분량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08년에 발간한 안후이화싱화학(Anhui Huaxing Chemical Industry Co., Ltd.)은 보고서가 3쪽이었으나 2007년에 발간한 국가전력망공사(State Grid)나 중국상인은행(China’s Merchants Bank) 보고서는 120쪽 정도로 방대했다.

 

보고서의 양과 질에 대한 신타오의 연구분석 결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음이 밝혀졌다. 즉 보고서의 분량이 많을수록 보고서의 질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중국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성과 보고의 질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다수의 중국 기업은 긍정적인 성과와 홍보 메시지로만 보고서를 작성하며, 그 내용을 뒷받침하는 양적 데이터는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하지만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몇몇 기업, 특히 국가전력망공사와 나이키 차이나는 사회책임경영 관리체계와 성과를 구체적으로 보고하고 있었다.

 

기업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작성을 경영전략과 조화시킬 때 경영성과를 증진시키고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보고서를 낼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 이제 중국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양보다 질적인 성장을 고민해야 할 때다.

 

 

베이징/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realmirr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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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nggeel@hani.co.kr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업의 대응_CDP

100대 기업중 11곳만 ‘탄소정보 공개’ 응답

전년보다는 2배가량 늘어
기후변화 대응 ‘예비단계’

 

 

2010년 중국 정부는 기후변화와 저탄소 경제 문제에서 훨씬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 시민사회와 여론 역시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기후변화가 지닌 의미를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인식을 갖고 있는지, 환경경영을 어느 정도 이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참여활동 중 하나가 ‘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 CDP)다. 이는 총 55조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475개가 넘는 투자기관(2009년 기준)이 이행하는 세계적인 프로젝트다. CDP는 전세계적으로 활동하는 3700개의 상장기업에 기후변화 대응전략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할 것을 권하는 설문지를 보냈다. 글로벌 500대 기업 중 82%, 영국 푸치(FTSE) 100대 기업 중 95%, 미국 에스앤피(S&P) 500대 기업의 66%가 프로젝트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중국의 시가총액 100대 기업은 2008년에 이어 2009년 두번째로 탄소배출량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대상 기업 가운데 11곳만이 설문지에 응답했다. 그 외 18곳은 기업정보만 제공했고, 27곳은 참여를 거부했으며, 나머지 44곳은 응답이 없었다. 세계적 흐름에 견줘 미약한 수치이다. 하지만 2008년에 진행했던 CDP 결과와 비교해 보면 응답기업 수가 5곳에서 11곳으로 2배가량 는 셈이다.

 

눈여겨볼 점은 지난해 CDP에 적극적으로 응했던 기업들의 대부분이 올해도 성실히 답변했다는 것이다. 중국 CDP 수행기관인 신타오 관계자는 “CDP 질문 응답 수준에서도 질적으로 개선됐다. 그리고 몇몇 기업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기업 전략의 일부로 삼고 있으며, 에너지절약과 탄소배출량 감축으로 얻는 경제적 효과를 인식하는 기업의 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은 2008년에 비해 기후변화와 관련된 위험과 기회에 대한 진전된 인식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정부의 압력이나 행정적 규제 수준으로 보는 인식에서는 벗어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국 기업은 아직까지 기후변화와 관련된 기회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후변화 이슈를 금융상품을 개발해 탄소거래제 등 규제적 위험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었으며 재난·재해와 같은 물리적 위기 요인 혹은 녹색기업이라는 이미지 구축을 위한 도구로 인지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저탄소경영에 대한 계획과 목표를 갖고 있는 기업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응답한 11곳 중 저탄소 계획을 세우고 목표치를 공개한 기업은 5곳뿐이었으며 나머지 6곳은 구체적인 목표는 없이 사무실 에너지절약, 생산 효율성 개선, 환경에 대한 인식 제고, 에너지절약 설비 교체 등 세부적인 제도를 제시하는 것으로 저탄소 경영의 성과를 대신하고 있었다.

 

중국 기업은 기후변화 대응에서 여전히 예비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런 의미에서 CDP는 중국 기업과 사회에 아주 중요하다. CDP와 같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환경정보 요구는 중국 기업에 기후변화에 대한 학습기회와 저탄소 경영을 위한 계획과 목표를 갖게 해줄 것이다. 아울러 기업과 사회에 또다른 이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참여도 높지만 30%가 제명 위기

 

기업의 대응_UNGC

 

유엔글로벌콤팩트(UNGC)는 인권, 노동, 환경 및 반부패에 관한 10대 원칙을 이행하기로 약속한 세계 최대 자발적 기업시민 이니셔티브다. 중국의 경우 193곳 기업이 가입해 이웃나라인 한국(176곳), 일본(112곳)보다 적극적으로 가입하고 있다.

 

2007년을 기점으로 가입 조직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국가 주도의 지속가능발전 전략이 발휘된 시기와 일치한다.

 

2006년 10월, 6차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과학적 발전’(Scientific Development)과 ‘조화로운 사회’(Harmonious Society)라는 슬로건을 역설한 이후 중국 정부는 지속가능발전 전략을 최우선적인 성장전략으로 내세우기 시작했으며, 사회책임경영을 위해 대규모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조직의 특성별로 나눠보면 가입기관 중 103곳(53%)이 대기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중소기업 60곳(31%)이 가입한 것도 특이할 만하다. 이는 일본과 한국의 경우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일본의 경우 14곳(12%)이 중소기업이고 한국의 경우 31곳(18%)만이 중소기업이다. 이 또한 중국 정부가 사회책임경영(CSR)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압력은 또다른 부작용을 초래했다. 전체 가입 조직 중 약 30%인 55곳이 불소통(NON-Communicating) 그룹에 속해 제명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한 조직들은 성과이행보고서(Communication on Progress, COP)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활동을 보고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도록 돼 있다.

 

만약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면 불소통 그룹에 속하게 되며 1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 뒤 제명된다. 이는 일본 1곳(1%), 한국 31곳(18%)과 비교해 봤을 때도 그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이다.

 

 

베이징/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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