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중국진출 한국기업 대응
내수시장 확대로 더 중요해져…정부 관심부문 지원 집중
 

127772983043_20100629.JPG
» 중국진출 한국기업 사회공헌활동
 
지난 4월 중국 칭하이성 위수티베트족자치주 위수현에서 일어난 규모 7.1의 강진으로 2200여명이 숨져 중국 전역이 애도의 물결에 휩싸였을 때, 중국에 진출한 한 한국 대기업의 사회공헌사업 담당자는 두번 크게 놀랐다.
 

당시 중국 인터넷에는 재해지역 돕기에 적극 나서지 않는 ‘구두쇠 기업’ 명단과 이들을 비난하는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명단에는 이 한국 대기업의 이름도 올라 있어 그는 가슴이 철렁했다. 그런데 아래에는 반박 댓글들이 올라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클릭해보니, 얼마 전 지진 피해지역에 구호성금을 전달하고 있는 자신의 사진이 크게 실려 있었다. 깜짝 놀란 그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사회책임경영이 얼마나 소중한 힘이 되는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점점 더 힘들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 관계자들이면 누구나 하는 말이다.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초기엔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기업인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공장 밖에 직원모집 공고만 내걸면 젊은이들이 물결을 이루며 몰려들었다. 중국은 이들에게 세계 최저 수준의 저임금을 주고 물건을 만들기만 하면 되는 수출기지일 뿐이었다.

 

이제는 아찔한 중국의 변화에 적응하느라 숨이 가쁘다. 중국 정부가 개혁개방 이후 지난 30년 동안의 경제 모델을 내수 중심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 기업들도 중국 내수시장에서 전진하려면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절감한다.

 

최근 외자기업에서 확산되고 있는 중국 노동자들의 파업은 기업의 수익에서 노동자들도 정당한 몫을 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분출하기 시작한 반한감정도 한국 기업에는 고민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고 중국에 뿌리를 내려야지, 과거처럼 중국을 저임금에 의존하는 생산공장으로만 생각하면 큰코다친다”고 말한다.

 

어떻게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라는 고민에 대해,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사회책임경영에서 답을 찾고 있다. 2008년과 올해 일어난 쓰촨과 칭하이의 대지진 등 자연재해 피해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빈곤지역 학교 건립, 농촌 지원, 환경보호 등 중국 정부의 정책적 관심이 큰 분야에서 꾸준히 사회공헌활동 분야를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 어떤 기준으로 사회책임경영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김주현 에스케이(SK)중국 부장은 “2년 전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기업들에 바라는 점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사회적 책임과 인재 육성을 바라는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 그런 점에 주력해 교육이나 환경 등에 더 초점을 맞춰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헌섭 중국삼성 부장은 “중국 정부의 정책적 중심 분야, 중국인들의 관심이 큰 분야, 우리 능력으로 할 수 있는 분야라는 3대 원칙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13억명이 숨쉬며 살아가는 광대하고 복잡한 경제 무대인 중국에서 외국기업으로서 사업을 하면서, 사회책임경영이 중국인들의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중요한 열쇠라는 것을 기업들이 더욱 실감하고 있다. 심헌섭 중국삼성 부장은 “농촌에서 사회책임경영 활동을 할 때 처음에는 마을 주민들이 어색해하고 무슨 물건 팔러 온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길도 보냈다”며 “한해 대여섯번씩 몇년 동안 꾸준히 찾아가 마을 청소도 하고 노인들도 보살피자 주민들도 마음을 열고 정이 들어, 마을 아이들이 아저씨, 아줌마라 부르며 다가오고 옥수수가 풍년이라고 회사로 보내오는 사람들도 있어 변화를 실감한다”고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헤리리뷰 14호] 친환경적 방법으로 해충 나방 제압한 게 결정적

[헤리리뷰] 대규모 유기농 사과농장의 성공 비결 » 수확을 앞둔 메넬 농장의 유기농 사과나무. 건강한 땅과 퇴비의 자양분을 빨아들인 농익은 사과들이 푸른 하늘빛을 잔뜩 머금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동쪽으로 600㎞ 떨...

  • HERI
  • 2011.06.24
  • 조회수 7778

[헤리리뷰 14호] “기본에 충실…소비자 인식변화가 기폭제”

[헤리리뷰] 한국 유기농업인들이 본 캐나다 유기농 » 오커나건의 농식품연구센터를 방문한 한국의 유기농업인들이 유진 호그 박사(가운데 말하는 사람)로부터 사과밭 잡초 제거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캐나다 유기...

  • HERI
  • 2011.06.24
  • 조회수 8364

[헤리리뷰 14호] “친환경 넘어 진짜 유기농으로…소비자 감동에 성패 달려”

[헤리리뷰] 캐나다 유기농 현장을 가다 현지대담/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이태근 흙살림 회장 »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오른쪽)과 이태근 흙살림 회장이 캐나다 밴쿠버 외곽의 헤즐미어 유기농장을 돌아본 뒤 농장 식당에서 ...

  • HERI
  • 2011.06.24
  • 조회수 10771

[헤리리뷰 14호] 중·일 ‘환경’, 한국 ‘사회’ 영역 중시…윤리경영 공통과제로

[헤리리뷰] 한·중·일 사회책임경영 비교 » 아시아 사회책임경영 평가모델을 위한 전문가위원회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각각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차이가 날...

  • HERI
  • 2011.06.24
  • 조회수 11509

[헤리리뷰 14호] 이틀간 토론…아시아적 평가모델 만장일치 확정

[헤리리뷰] ‘아시아 CSR 전문가위원회’ 어떻게 진행했나? » 8월21~22일 아시아 사회책임경영 평가모델을 위한 전문가회의가 인천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호텔에서 열려 위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인천/김진수 기자 jsk@hani.co.kr...

  • HERI
  • 2011.06.24
  • 조회수 7589

[헤리리뷰 14호] 비용 크고 생산성 낮아 부담…자립 목표 공유를

[헤리리뷰] HERI의 지상컨설팅 장애인시설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고 싶은데 » HERI의 지상컨설팅 Q 저는 지적 장애인 생활시설의 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지적 장애인들이 평생 생활시설을 떠나지 않고, 편히 ...

  • HERI
  • 2011.06.24
  • 조회수 9159

[헤리리뷰 14호] “‘우리 강산 푸르게’ 넘어 가족친화경영으로 사회 기여”

[헤리리뷰] HERI가 만난 사람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 »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이 기업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면서 고객의 영혼과 교감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유한킴...

  • HERI
  • 2011.06.24
  • 조회수 9039

[헤리리뷰 14호] 사회적기업가학교 제2회 수료식

[헤리리뷰] 한겨레경제연구소-성공회대 공동주최 지난 7월3일 서울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평소 칠판과 분필로만 강의하길 고집하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파워포인트로 제작된 슬라이드를 활용...

  • HERI
  • 2011.06.24
  • 조회수 11446

[헤리리뷰 14호] 현 정부 들어 독립성 훼손 잇따라…위아래 모두 변해야

[헤리리뷰] 흔들리는 국책연구소 » 대표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1999년 시작된 정부출연 연구기관(국책연구소)의 ‘연구회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8월3일 기획재정부, 지식경제...

  • HERI
  • 2011.06.24
  • 조회수 7888

[헤리리뷰 14호] 빠르고 전문성 있는 쟁점 대응으로 위상 제고

[헤리리뷰] 주목받는 국회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 »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 현황 국회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는 또다른 의미의 국책연구소이다. 정당연구소가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예산정책처...

  • HERI
  • 2011.06.24
  • 조회수 8393

[헤리리뷰 14호] 엔고로 ‘강한 경제’ 현실화…사회보장이 아킬레스건

[헤리리뷰] 민주당 정권 교체 이후의 일본 » 에다노 유키오 일본 민주당 간사장이 지난 7월11일 참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 패배한 것으로 예상되자, 침울한 표정으로 간 나오토 총리의 얼굴이 들어 있는 포스터 옆을 ...

  • HERI
  • 2011.06.24
  • 조회수 9115

[헤리리뷰 13호] 중국 기업 ‘사회적 책임’에 눈 돌리다

[헤리리뷰] 중국의 CSR ‘선부론’서 ‘조화사회 건설’로 투자자·노동자·소비자 선도 고성장 부작용 ‘해소제’ 주목 » 중국 기업 ‘사회적 책임’에 눈 돌리다. 사진 김명진 기자 한국인의 머릿속 ‘중국 상인’은 늘 영...

  • HERI
  • 2011.06.24
  • 조회수 11185

[헤리리뷰 13호] 정부·시장 압력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급증

[헤리리뷰] 중국의 CSR 기업의 대응_보고서 2006년 23곳→작년 533곳 ‘경영전략상 필요’ 인식 변화 양보다 질적 성장 고민할 때 » 중국 장쑤성이 2009년 5월에 연 사회책임경영 시상식에서 화학그룹 랑세스 임직원이 상을...

  • HERI
  • 2011.06.24
  • 조회수 11021

[헤리리뷰 13호] 사회책임경영 기준 마련…상하이·선전 SRI지수도 가동

[헤리리뷰] 중국의 CSR 시장의 변화_투자자 ‘주당 사회공헌’ 개념 제시 SRI뮤추얼펀드 성과 좋아 투명한 정보 공개가 과제 » 중국 증시는 상장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상하이 인...

  • HERI
  • 2011.06.24
  • 조회수 13726

[헤리리뷰 13호] 권리 눈뜬 노동자들 곳곳서 파업

[헤리리뷰] 중국의 CSR 시장의 변화_노동자 사회책임경영 통해 풀어야 » 중국내 폭스콘 공장과 연쇄자살 아침 7시15분 출근. 오전 11시40분까지 4시간 연속 작업(휴식 10분). 오후 1시10분 작업 재개. 5시20분까지 연속 작업(휴...

  • HERI
  • 2011.06.24
  • 조회수 12534

[헤리리뷰 13호] ‘법만 지켜라’에서 이젠 ‘법보다 엄한 기업윤리’ 요구

[헤리리뷰] 중국의 CSR 시장의 변화_소비자 기업역할 인식 10년새 역전 자율성보다 법적 강제 선호 윤리적 소비로 뒷받침해야 » 중국 소비자 열 명 중 일곱 명은 실제 윤리적 소비행동의 경험이 없어, CSR에 대한 인...

  • HERI
  • 2011.06.24
  • 조회수 11894

[헤리리뷰 13호] 사회공헌활동 통해 중국인 마음 열기 골몰

[헤리리뷰] 중국진출 한국기업 대응 내수시장 확대로 더 중요해져…정부 관심부문 지원 집중 » 중국진출 한국기업 사회공헌활동 지난 4월 중국 칭하이성 위수티베트족자치주 위수현에서 일어난 규모 7.1의 강진으로 2200여명이...

  • HERI
  • 2011.06.24
  • 조회수 11762

[헤리리뷰 13호] 인구 4만 산골에 박물관 20곳…한해 관람객 100만 돌파

[헤리리뷰] 지역산업 현장을 가다 강원 영월 » ‘지붕 없는 박물관 고을’ 영월에는 특색있는 볼거리들이 여럿 있다. 사진은 아프리카미술박물관. 영월군 제공 새 임기를 시작하는 시장과 군수들에게 가장 어려운 숙제는, ...

  • HERI
  • 2011.06.24
  • 조회수 8170

[헤리리뷰 13호] 해설 곁들인 민화박물관 인기 최고

[헤리리뷰] 가볼 만한 박물관들 조각·책·사진 감상에 단종·김삿갓 역사공부까지 » 박물관 고을 영월의 조선민화박물관. 박물관 고을 영월의 조선민화박물관(사진)에서는 특별한 미술전이 열리고 있다. 조선 고종의 초상화를 그렸...

  • HERI
  • 2011.06.24
  • 조회수 6670

[헤리리뷰 13호] “너도나도 하는 농특산물 대신 ‘문화’ 선택했죠”

[헤리리뷰] 인터뷰/박선규 영월군수 문닫은 학교·복지관 활용…앞으론 체험하는 즐거움도 » 박선규 영월군수 6·2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으로 연임에 성공한 박선규 영월군수(사진)는 “문화가 지역의 브랜드와 지역경제를 창출...

  • HERI
  • 2011.06.24
  • 조회수 6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