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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살펴보면 여전히 지속가능경영 보고와 홍보 브로슈어의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근시안적 시각은 지속가능성 이슈를 경영의 안건으로 올리지 못하고 단순 성과에만 매달리게 되어 담당 부서의 위상이 약화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앞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는 다양성, 인권 및 지역사회 등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관련 표준을 활용하여 해당 이슈들과 자사 사업이 관련된 부분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회책임경영 표준은 지난해 말 발표된 ISO 26000, 최근 3.1 버전이 발표된 GRI 보고 지침,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검증 원칙과 절차에 대한 표준인 AA1000 AS 및 APS다. 기본적으로 ISO 26000은 사회책임에 대한 전반적 테마, 이슈와 실행지침을 다루는 국제 표준이며, GRI는 기업사회책임의 성과 보고를 위한 지침, 그리고 AA1000은 검증에 대한 실질적 국제표준(De-facto standard)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가운데, GRI 3.1에서 새롭게 추가되거나 강조된 핵심 사안은 성별 관련 다양성 이슈에 대한 공시요구 확대, 주요 사업장뿐만 아니라 공급망까지 확대하여 인권에 대한 관리를 강조한 점, 그리고 지역사회 체계적 영향 평가와 관리를 보강한 사항으로 요약된다. 또한 새로운 기술 규약(Technical Protocol)인 ‘보고 내용(정의) 원칙 적용’이 추가로 개발되었고, G3.1에선 해당 기술규약을 조직이 적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보고 내용 정의 원칙은 AA1000 검증 표준과 원칙에서 강조되고 있는 포괄성과 중요성 원칙과 연계된다. 이전에도 GRI는 G3 개정을 통해 보고 내용 정의 원칙에서 AA1000의 관련 원칙들을 강조하였지만 이번엔 이를 좀더 세부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내용 정의 원칙이 곧 검증의 주요 점검사항으로 연결됨을 의미한다.
앞으로 지속가능경영 표준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ISO 26000 표준은 GRI, AA1000과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되며, 윤리적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고, 공급망을 관리하며, 국제 사회의 지속가능성 이슈의 해결에 조직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둘째, 사업장에서 남녀 다양성과 균등한 기회의 강조, 주요 공급망에서 인권의 요구 확대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기업의 관리와 대응이 미약한 지역사회 영향의 평가와 체계적 관리 부분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그 성과가 강조될 것이다.
셋째, 지속가능성 보고 내용의 효과적 정의를 위한 이해관계자 참여의 ‘포괄성’과 핵심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한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중요성’ 원칙이 강조될 것이다. 검증 과정에서도 단순히 보고된 데이터의 신뢰성을 점검하는 검증보다 포괄성, 중요성 원칙에 따라 올바른 내용이 보고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검증의 접근방법이 더욱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성공적으로 ‘지속’시키기 위한 핵심 이슈는 중장기적으로 균형감 있게 정보를 공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성과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받아 ‘지속적 개선’을 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