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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 전체는 긴급지원과 복구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재민 스스로 서로 돕는 정신과 강인한 인내력으로 버티고 있으며, 일본 최대의 소비자조직이며 전국 조합원이 2500만 가구가 넘는 일본생협연합회(JCCU) 및 회원 생협은 지진 발생 후 30분 만에 대책본부를 마련하고 신속한 지원활동에 나섰다. 맨 먼저 실시한 것은 긴급지원물자 수송으로 재해 당일 야간부터 4월1일까지 보낸 물자수송 트럭 수는 1407대, 지원 물자는 1017만점(JCCU 집계분), 직원 파견인원은 2802명이다.
재해지역에 들어간 생협 직원들은 피난소 취사 활동, 고립지역에 생활물자를 제공하기 위한 이동판매차량 운행, 지역 주민의 생활 안정을 위한 신속한 생협매장 재건, 조합원 안부 확인 활동에 나섰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생활물자 공급이 부족해진 원전에서 가까운 하마도리 지역의 노인요양홈, 복지시설, 어린이집 등에는 생협이 먼저 연락을 넣어 부족 물자를 파악하여 4월3일까지 시설 403곳에 쌀, 생수, 음료, 채소 등을 공급했다. 의료복지생협연합회는 3월 말까지 의사 109명을 비롯한 529명의 직원을 파견하여 피난소 순회진찰, 가설진료소 설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가까운 의료생협의 입원환자 대피를 서둘렀다.
1995년의 한신 대지진 이후 전국의 생협은 대형 재난에 대비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재해시 물자제공협정’을 체결했는데 체결 지자체 수는 2010년에 광역지자체 46곳, 기초지자체 310곳에 이른다. 또한 일본생협연합회는 연합회에 납품하는 가공업체 72곳과 ‘지진 등 대규모 재해 발생시 상품의 우선공급에 관한 협정서’를 맺어 긴급지원 생활물자(음료수, 컵라면, 통조림, 휴대용 난방용품, 휴지, 기저귀, 생리대 등 231품목)를 우선적으로 연합회 쪽에 납품하여 재해지역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본생협연합회는 이런 협정을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관한 예상연습을 매년 조직적으로 벌여왔기 때문에 이번 재해 때 신속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한신 대지진 때 전국의 생협에서 달려와 헌신적으로 지역 주민의 생활 안정을 위해 협동의 힘을 발휘했던 경험에서 ‘재해 있는 곳에 생협이!’란 조어가 생겨났다. 당시보다 5배 이상의 피해가 예상되는 이번 재난 속에서 일본의 생협이 발휘하는 협동의 힘은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미 iCOOP생협연합회 국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