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의 고용 창출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직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게다가 기존 직원들도 기업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거나, 여러가지 불만을 토로합니다.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직원들을 정성으로 대하는데도 이런저런 불만을 들으면 솔직히 섭섭한 마음도 듭니다. 어떻게 직원들의 성과를 독려하면서도 즐거운 직장을 만들 수 있을까요?
A 사회적기업에 사람은 ‘전부’입니다. 모든 조직이 그렇지만, 사회적기업의 성과는 특히 사람에 크게 의존합니다. 따라서 좋은 직원을 창의적으로 선발하고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은 사회적기업의 차별성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직원들을 잘 관리하려면 먼저 ‘미션’을 점검해야 합니다. 모든 기업에는 미션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업에서 미션은 ‘고객 가치’의 창출과 관계가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여기에서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미션이 ‘사회적 가치’,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와 관련이 깊다는 것입니다.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미션의 가치와 분명한 비전, 이를 통해 예상되는 사회적 파급력, 그리고 이러한 미션에 직원 개인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안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미션에서 동기 부여를 받지 못하는 직원은 아무리 유능해도, 사회적기업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역량은 항상 필요하지만, 미션에 유인되는 분명한 동기 부여가 없으면 역량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합니다.
해당 업무 경력에 기대선 안 돼
정당한 경제적 보상 제공해야
좋은 직원을 선발하고 유지하려면 정당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회적 가치의 창출이 직원의 경제적 희생의 결과라면 기업의 성장도, 사회적 가치의 지속적인 창출도 불가능합니다. 경제적 보상이 정당하지 않으면, 직원은 자신의 소극적인 태도를 정당화하게 됩니다. 만일 현재의 사업모델이 직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기에 불충분하다면, 이러한 사업모델에 대해서 재검토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만 보상을 성과와 직접 연계시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보너스 형식의 인센티브도 많은 경우 내부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가능한 한 팀에 미션을 부여하고 팀의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하되, 우수한 성과를 사내에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비경제적 보상이 상시적으로 일어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교육과 소통에 투자를
직원들에게 교육과 ‘네트워크’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미 많은 사회적기업 관련 교육 과정이 있습니다. 직원들을 이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성공회대와 한겨레경제연구소가 주관하는 사회적기업가학교나 성균관대와 경기도, 삼성에서 기획한 SGS사회적기업가아카데미, 행복나눔재단 등의 사회적기업의 업종별 과정, 고용노동부 주최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 등이 이미 운영중에 있습니다.
이때 지나치게 일반 기업의 경영 프로세스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사회적기업만의 독특한 경영 방식과 비영리 영역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없으면, 일반 기업의 전략과 마케팅, 생산관리 같은 것은 실제로 무의미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투자해야 합니다.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상당한 갈등을 경험합니다. 기업 내·외부에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것도 한 이유가 되지만, 사회적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와 이를 달성하는 방식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따라서 갈등이 조직 내에 발생하는 것을 불가피한 일이라 받아들이고, 예방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갈등의 요인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역시 미션에 기반해 인력 선발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적극적으로 미션과 전략, 조직 운영에 대해 직원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을 시작할 때, 분명한 의지와 철학을 가지고 하향식으로 설득하는 과정이 우선 필요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문화가 충분히 정착되기 전에는 상향식 의견 조율이 오히려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상유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krono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