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HERI가 만난 사람 / 안재웅 다솜이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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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웅 다솜이재단 이사장. 이정아 기자
안재웅(사진) 목사는 사회적기업 다솜이재단의 이사장이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면면히 이어져 온 기독교사회운동, 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70년대 그는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총무였다. 당시 한국 민주화운동에서 이 단체는 적지 않은 몫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80~90년대에 홍콩으로 가 세계기독학생회총연맹 일을 맡았다. 그러다 2006년부터 함께일하는재단 상임이사, 2007년부터 다솜이재단 이사장을 맡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직접 경영하는 일을 했다. 신과 민주화운동과 사회적기업 사이에는 어떤 다리가 놓여 있을까? 다솜이재단 이사장실에서 나눈 두 시간의 대화 속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기독교와 사회운동과 사회적기업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똑같이 ‘사람에 대한 케어(care)’를 실현하는 것인데, 방법이 조금 다른 것이라고 봅니다. ‘네 이웃을 네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도 있지 않습니까? 종교와 사회운동과 사회적기업 사이에는 이 말씀 속에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다만 사회적기업은 더 구체적으로 그것을 실천합니다. 일자리나 복지라는 구체적 혜택을 직접 만들어낸다는 특징이 있지요. 사회운동이 상대적으로 추상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안재웅 목사는 70년대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는 2010년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실제 당시의 활동 중 지금 돌아볼 만한 것은 무엇이 있습니까?

 

“1970년대 당시 기독교의 역할은 매우 컸습니다. 비기독교인이 정부에 맞서는 시위 등을 벌이면 금세 반공법으로 걸려들어 감옥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그러나 독재정권도 종교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조심스레 대했습니다. 그래서 민주화운동 진영 내부에서, 기독교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물론 교회 내부에도 신앙이 있었고요.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에는 대표적으로 학생사회개발단 운동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빈민지역에 들어가 지역주민을 의식화, 조직화하는 운동이었습니다. 많은 학생이 한 학기나 1년 동안 휴학하고 지역에서 주민으로 사는 데 투신했습니다.

 

‘가라, 보라, 행동하라’는 세 가지 슬로건으로 움직였지요. 처음에는 어려운 지역 현장을 찾아가는 데서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사회변혁의 촉매 구실을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울 알린스키의 ‘지역사회조직론’이 큰 지적 영향을 주던 시기였습니다.

 

이 운동은 1969년 시작해서, 1970년 전태일의 죽음으로 더욱 불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민중신학 흐름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최근 사회적기업 활동을 하면서도, 그 당시 만난 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민청학련 사건의 재심 판사가 마지막에‘당시 민주화운동이 한국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하더군요. 결국 그 운동의 면면한 흐름 속에 우리가 서 있고, 사회적기업도 서 있는 겁니다.”

  

간병인 자부심 높여준 것 보람 느껴

 

그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다솜이재단은 2007년 만들어진 국내 1호 인증 사회적기업이다. 함께일하는재단과 교보생명고용노동부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간병사업과 요양사업을 벌이고 있다.

 

 다솜이재단의 지금까지 성과는 어떻게 보십니까?

 

“간병인의 자부심을 높여 줬다는 데서 큰 보람을 찾습니다. 원래 간병인이 보호자로부터 주의를 많이 듣습니다. 예를 들면 환자 옆에 앉아서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주의를 받거나 하는 것이지요. 전문인이거나 직업인이 아니라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도 큽니다.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고 사회적기업 직원으로서의 자부심 등을 교육한 결과, 자부심이 높아져서 다행입니다. 함께일하는재단과 교보생명이 후원자인데, 사회성을 강조하는 재단과 경영 효율성을 강조하는 기업 사이의 균형도 보완적이라 아주 좋다고 봅니다. 한겨레경제연구소의 자문으로 2009년과 2010년에 연이어 낸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다솜이재단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가 8억원에 이른다는 평가도 있 었습니다. 2010년에는 피터 드러커 혁신대상을 받는 등 성과를 외부적으로도 인정받았습니다.”

 

  사회적기업도 제3자 검증 받아야

 

앞으로 다솜이재단의 운영 방향은 어떻게 가져갈 계획이신지요?

 

“우선 사회적 성과를 중시하는 지속가능경영이 중요합니다. 다솜이재단의 간병인 처우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입니다. 가장의 실업이나 사업 실패 등으로 간병인으로 나선 고학력 여성이 많은데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낮아 문제입니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여가는 일이 계속해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런 일을 다솜이재단이 이어가려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경제, 환경, 사회적 성과를 함께 보고하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계속 낼 것입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냈더니, 많은 사회적기업과 비영리기관이 자극을 받았습니다. 사업보고서를 권위 있는 외부기관의 검증을 받아 내는 셈이니까요.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기관도 이제 제3자 검증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외부 검증으로 큰 효과를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노년 케어에서 대상을 확대해, 청년들을 키우는 창업아카데미 등의 사업을 벌이려 합니다. 직접 사업뿐 아니라 다른 곳을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하려는 것입니다.”

 

  청년 키우는 창업아카데미에 도전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한겨레경제연구소가 2010년 열었던 포럼 제목이었다. 안 목사와의 대화 내내 ‘지속’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맴돌았다. 1970년대 민주화와 현재의 사회적기업, 신의 사랑과 사람의 복지, 병든 노인을 돌보는 일과 청년을 키우는 일. 모두가 큰 흐름에서의 한길 위에 있다. 누가 뭐래도,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timela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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