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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예산구조 무엇이 문제인가?|경제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출범 당시 매년 20조원 이상을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되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2012년엔 그 액수가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와 많은 국민이 국가재정 건전성과 국민복지가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냈다. 그러자 정부는 2010년 세제개편 때 슬그머니 감세 중 일부분을 철회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자들에게 헌납되는 감세액은 17.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감세는 그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다. 이는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한계투자성향’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부자감세가 되레 실물경제 위축시켜


한계투자성향이란 기업의 소득이 1단위 늘었을 때 투자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우리나라 한계투자성향은 1980년대 0.94, 1990년대 0.89를 유지하다 2000년대에는 0.29로 추락했다. 한계투자성향이 0.9 내외인 경제에서는 감세정책이 일정 정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기업소득이 1만원 늘어날 때 설비투자가 9000원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계투자성향이 0.29인 경제에서 감세정책은 경제에 이익이 아니라 해악을 준다. 이런 경제에서는 대기업으로부터 충분히 세금을 거두어 그 재원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들의 투자가 대폭 늘어 경제 활성화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에 대한 조세지원(=감세)은 지원액의 70%를 대기업 금고에 쌓이도록 할 뿐이어서 오히려 실물경제를 위축시키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재정건전성과 동반성장을 원한다면 2012년 세제개편안에서 부자감세 전부를 철회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과도한 복지’를 줄여 재정건전성을 달성하겠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이라는 신조어를 꺼내들었다. 청와대 고위 인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시장만능주의가, 최근의 글로벌 재정위기는 과도한 복지가 문제가 됐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공생발전론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시장만능주의 때문에 발생했다는 진단은 옳다. 그러나 최근의 글로벌 재정위기가 과잉복지 때문에 발생했다는 진단은 틀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표들은 최근 재정위기의 주요 원인이 과잉복지가 아니라 부자감세에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시장만능주의가 비극 잉태


오이시디에 따르면 1980년대 회원국들의 조세부담률이 2.2%포인트 상승할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복지지출액 비율은 2%포인트 상승했다. 1990년대에는 조세부담률이 2.4%포인트 상승할 때 공공복지지출비율은 1.3%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2000년대(2000~2007)에는 공공복지지출비율이 0.4%포인트 상승할 때 조세부담률은 감세의 영향으로 오히려 0.1%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2000년대 들어 시장만능주의에 과도하게 기울어진 각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부자감세에 나서면서 비극의 씨앗이 잉태됐다. 과거에 견줘 복지지출이 많이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재정이 무너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상황진단과 해법 모두 그래서 틀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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