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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EI 리뷰] 쇠락하는 도시 지역재생 어떻게 할까

경남 창원시의 옛 마산 원도심 창동거리에 예술촌이 만들어졌다. 공동화된 구도심이 새로운 문화자산으로 탈바꿈했다. 창동 골목길의 70개 빈 점포를 활용해 기존 상권과 충돌이 없는 예술촌을 만들어 활력 있는 마을을 만든 것이다. 추억의 장소인 창동거리를 사람들의 약속 장소, 모임 장소로 재창조한 것이다.

창원시는 창동지역의 통행량이 평일 기준으로 71%나 증가했고 빈 점포가 42% 감소했다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지역주민들의 새로운 창작활동이 시작되는 ‘공동체 공간’이 만들어진 것인데, 이 도시재생 사업의 특징은 주민이 주도한다는 점이다.

이런 주민 주도형 도시재생 사업은 근래 영국에서 모범적으로 시작됐다.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전 정부가 지역별로 공동체의 주관 아래 사업을 진행해갔던 지역 재생 정책은 ‘커뮤니티뉴딜’(New Deal for Communities)로 불렸다.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일괄 시행하던 도시개발 정책을 계획 단계에서부터 지역공동체가 권한을 갖고 사업 개발, 집행 과정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벌여나간 것이다.

도시의 물리적 개발에만 치중해왔던 도시 재생에서 주택·교육·고용·복지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원주민의 생활 안정을 이룸으로써 재정착률을 높이고 지역민이 스스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동반 개발을 만들어낸다. 전면 철거 뒤 새로운 주택단지를 건설하는 방식을 벗어나 책임과 의무를 갖게 된 주민이 직접 도시를 설계하고 만들어감으로써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안전하고 건강하면서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전국 144개 도시 중 96곳이 쇠퇴 징후

한국의 도시화율은 91%에 이르러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많은 도시에서 인구 감소, 산업의 이탈, 주거환경 노후화 등 심각한 쇠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2년 국토부가 인구성장률, 총사업체 변화율, 노후건축물 등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전국의 144개 도시지역 중 67%인 96개 지역에서 도시 쇠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쇠퇴 지역은 지자체들의 토건 중심 신도심 건설로 촉진된 도시이중화로 인해 급속히 확산되었다. 신도시 개발이 지역의 정주민을 내쫓는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기존 도심의 쇠락과 공동화를 촉진하기도 했다. 공공정책에 의한 ‘의도된 불균형’이 널리 확산된 결과다. 실제 전국적으로 진행된 신도시 개발의 열풍은 기반시설 면적에서도 드러난다. 구도심이 10~15%에 지나지 않는 반면에 신도심은 45~50%를 차지하고 있다. 일종의 구도심 성장 잠재력의 수탈을 통한 신도심 개발 정책의 어두운 그림자가 전국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농어촌과 비교해도 쇠퇴도시의 생활 여건이 훨씬 못하다. 1인당 주거면적도 쇠퇴도시가 26.1㎡인 데 비해 농어촌은 30.6㎡로 쇠퇴도시가 비좁다. 노후주택비율(쇠퇴도시 56.4%, 농어촌 55.8%)도, 심지어 문화시설(1만명당 쇠퇴도시 1.18개, 농어촌 2.52개), 체육시설(1만명당 쇠퇴도시 14.7개, 농어촌 19.7개)도 쇠퇴도시가 열악한 형편이다. 그러나 쇠퇴도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더 취약하다. 쇠퇴도시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금은 농어촌지역의 32.6%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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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방식은 수익성 없어 불가능

쇠퇴도시에 대한 대안으로 뉴타운 식의 전면 철거 뒤 신도시 건설 방식은 불가능하다. 재개발 방식의 도시재생은 토지와 건물 소유자 위주로 개발 이익에 대한 관심에 기반해 추진되지만 쇠퇴도시는 수익성 부재로 추진도 어려운 형편이다. 거주자 중심의 지역공동체를 주체로 하고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는 쇠퇴지역을 단순한 주거환경이 아니라 사회·경제·문화·물리적 환경 등 종합적인 기능을 개선하는 커뮤니티뉴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커뮤니티뉴딜형 도시재생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은 주민이 참여하는 수준이 아니라 주민이 주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역주민이 주도하도록 하고 부족한 것을 지원하는 ‘보충성의 원칙’ 아래 ‘지역민 주도’의 도시재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쇠퇴지역의 결핍 유형과 주민 역량을 고려하여 지역적 특성에 대한 맞춤형 도시재생이 되어야 한다면 해당 지역공동체가 지역의 자원과 문제점을 조사하고 지역재생의 계획을 스스로 수립하도록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커뮤니티뉴딜 방식의 도시재생은 공간의 재창조가 아니라 주민 역량의 강화가 우선 과제인 셈이다.

지역공동체회사 설립해 문제 해결

두번째로 할 것은 사회적 경제 기업의 참여를 통해 연대와 협동경제형 지역재생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쇠퇴지역의 주민들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재생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지역민들의 지역공동체회사(Community Business)를 설립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욕구와 자산을 조사하고 지역의 공동목표에 대한 합의 형성과 주민 주도 사업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지역이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나갈 지역공동체의 사업 과제가 분명해진다.

소득 결핍, 일자리 부족, 건강 장애, 교육 문제, 주거 문제, 사회 안전, 생활 여건 등의 결핍에 맞설 수 있는 지역공동체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일자리와 주민 연대성이 커지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민이 주도하는 커뮤니티뉴딜형 도시재생을 지원하는 커뮤니티지원센터를 만들어 지역공동체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긴요하다. 공공기관 주도의 사업 방식에 익숙한 주민들의 참여와 주도를 촉진하기 위한 중간지원조직의 설립과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주민대표와 사회적 경제 기업체의 대표를 비롯한 전문가들과 활동가가 함께 참여하는 커뮤니티지원센터는 지역주민 학습을 지원하고 마을공동체 형성을 촉진하면서 해당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마을공동체 회사로서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 기업의 개발 및 활성화를 지원해야 한다.

임용환 신부 천주교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쇠퇴도시란

● 5년간 평균 인구성장률 감소 
● 5년간 총 사업체 수 변화율 감소 
● 20년 이상 노후건축물 비율 50% 이상 중 2개 이상 충족하며, 재정자립도가 평균 이하인 도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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