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도농연계형 로컬푸드를 통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추진방안

[HREI 리뷰] 순환형 사회적경제 어떻게 만들까

로컬푸드(Local Food)는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운동이다. 한국의 로컬푸드 일번지는 전라북도 완주군이다. 완주군은 2008년부터 고령화된 농민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로컬푸드를 연구하고 정책적 지원을 시작했다. 고령농의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은 규모화가 이루어진 농민 중심의 산지 유통 방식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로컬푸드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었다.

완주군은 고령농, 소농, 귀농인 중심으로 로컬푸드 생산자를 육성하고 마을회사, 커뮤니티비즈니스, 두레농장 등의 공동체사업을 지원하여 로컬푸드에 적합한 농산물과 가공품을 생산했다. 이어 건강한밥상영농조합, 완주로컬푸드주식회사, 농민거점가공센터, 온고을로컬푸드공공학교급식지원센터 등의 지역 단위 유통, 가공, 판매 지원조직을 설립했다.

물리적 거리 멀어도 사회적 거리 짧아

5년이 지난 2013년 완주군은 로컬푸드와 연관된 사업을 통해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1천여명의 로컬푸드 생산자가 안정된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이와 연관된 유통, 가공 분야에서 500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렇게 로컬푸드는 직접적으로 농민들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순환적 경제구조를 만들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로컬푸드는 사회적 경제를 촉발시킬 수 있는데 이는 로컬푸드가 단순히 식량의 물리적 이동거리만 줄이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로컬푸드에서는 사회적 거리가 물리적 거리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거리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친숙도, 신뢰 등을 의미하는데 물리적 거리가 다소 길더라도 사회적 거리가 짧다면 충분히 로컬푸드가 될 수 있다.

로컬푸드를 유통하는 방식으로 공동체지원농업(CSA), 생산자 직판장, 로컬푸드 직매장, 직거래 협동조합 등을 활용하는데 이러한 유통 방식은 모두 사회적 거리를 줄이기 위한 장치를 가지고 있다. 공동체지원농업을 변형한 완주군의 건강한밥상영농조합의 꾸러미 사업의 경우 소비자가 매달 10만원을 내면 2만5000원 상당의 농산물을 묶음 배송한다.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없고 개별 품목의 가격도 알 수 없다. 자본주의 시장 방식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러한 일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교류와 신뢰 덕분이다.

생산자 직판장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만남을 통해, 로컬푸드 직매장은 생산자가 매일 직판장을 오가면서 그날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방식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회적 거리를 줄이고 있다. 이렇게 사회적 거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로컬푸드는 화폐적 효율보다 사회적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경제와 맞닿아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 교류·신뢰 덕분

사회적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로컬푸드이기 때문에 도시와 농촌의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줄 가능성이 생긴다. 물론 거리가 떨어진 도시와 농촌 간의 로컬푸드 유통은 물리적 거리를 증가시키겠지만 사회적 거리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도시의 소비자들이 농촌의 생산자와 좀더 많은 교류와 사회적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면 거리가 조금 떨어진 도시와 농촌 사이의 로컬푸드도 성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시의 소비자들은 소비자조직을 만들고 농촌의 생산자들은 생산자조직을 만들어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것이다. 한 지역의 농산물로 품목의 다양화가 어렵다면 2~3개 농촌지역의 생산자조직이 결합할 수 있을 것이다. 거래 방식은 앞서 이야기한 다양한 방법을 지역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와 농촌에서 이러한 일을 담당하는 사업조직은 일반 기업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 방식의 공동체사업이 적당하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또한 그렇게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투자 대비 수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반 기업이 농산물 판매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회적 거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적 거리를 줄이지 않는다면 로컬푸드가 가지고 있는 성공 요인과 장점은 없어진다. 사업 관련 이해당사자의 경영 참여, 지역사회의 사회적 관계, 다른 지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이 로컬푸드에 가장 적합할 수밖에 없다. 도시의 로컬푸드 사업조직은 연계된 농촌지역과 사회적 거리를 줄이기 위해 농촌체험, 생태교육, 대안여행 등을 시도할 것이다.

일반기업보다 공동체사업 방식 적합

도농연계형 로컬푸드는 농민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도시민에게는 신선하고 안전한 식품을 공급해 줄 것이고 도시생활에 여유를 주고 관련된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기존의 농산물 유통은 대형마트를 소유하고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어 일반 서민의 푼돈마저 대기업의 몫이 되고 있다. 도농연계형 로컬푸드는 식량 구입을 위해 서민이 지출한 돈이 지역 안에서 순환하고 도농 간에 순환하도록 해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고 있는 우리 경제의 자본흐름에 틈새를 벌려줄 것이다.

임경수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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