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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자 : 이상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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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7일 낮 서울 서울역사 맞이방 사전투표소에서 직원들이 기표소 등을 설치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0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7일 낮 서울 서울역사 맞이방 사전투표소에서 직원들이 기표소 등을 설치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HERI 쟁점진단] 고용안정망 강화 위한 각당 공약 비교평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내놓은 공약 가운데 고용안정망 강화 방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정확하게는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게 더 맞겠다. 대부분 정당들이 한목소리로 고용안정망의 확대 및 강화를 약속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자세히 보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도 많다. 고용보험제도 개선 등 고용안정망 관련 세부공약들은 기존 취업자는 물론, 노동시장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각 정당의 고용정책을 보여주는 ‘신호등’인 만큼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용안정 관련 공약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실업급여 수급 대상과 조건이다. 새누리당은 현행 고용보험법 상 실업급여 수급의 기본조건인 ‘피보험 단위기간’ 연장을 20대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최소 가입기간 요건인 피보험 단위기간을 연장하면 다수의 단기근속 및 단기계약 노동자가 고용보험제도에서 배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청년세대는 근속기간만큼 사회보험 가입기간도 짧을 수밖에 없어 피보험 단위기간 연장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신 새누리당은 복수사업장에 종사하는 시간제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허용하고, 10명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저임금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두루누리 지원사업’의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체적으로 새누리당의 공약은 기존 실업급여 수급자의 기간 요건을 강화해 고용보험의 재정 여건을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실업급여의 수준을 높이고 수급 대상도 더 넓히는 공약을 내걸었다. 피보험 단위기간 요건 완화, 지급액 인상과 지급기간 연장, 적용대상 확대 방안을 두루 제시했다. 특히 청년알바 등 단기계약직이나 이른바 ‘특수형태 근로종사자(특수고용 동자)’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 등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추진 방안의 구체성이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기존 두루누리 지원사업에 건강보험까지 추가하겠다는 것을 공약 문구에 넣었지만 자세한 실현 방안은 보이지 않는 게 아쉽다.

사회보험 재정의 강화와 관련해서는 국민의당 공약이 상당히 파격적이다. 국민의당은 기간제노동자, 파견노동자, 용역노동자가 내야 하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료를 전액 사용자(파견·용역의 경우 원청 사용자사업주) 부담으로 하자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사회보험료 부담 증가에 따른 해당 사업주의 계약해지와 같은 반발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비정규직은 고용 불안과 저임금에 따른 잦은 이직 등으로 사회보험 가입률 자체가 낮다. 국민의당 공약은 이런 현실에 대한 정책적 고려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고용안정망 강화와 관련한 공약의 구체성과 다양성에는 정의당이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인다. 특수고용 노동자,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자발적 이직자 등을 실업급여 적용대상에 포함시키고, 지급기간도 최대 1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실업급여 피보험 단위기간은 현행 ‘18개월 간 6개월(180일) 가입’에서 ‘36개월 간 6개월 가입’으로 완화하는 안을 내놓았다. 3년 동안에 6개월만 고용보험료를 내면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의당은 고용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내놓았다. 현재 사용자와 피용자에게 각각 0.65%씩 부과하는 고용보험요율을 각각 1%로 인상하는 안이다. 또한 300명을 이상을 직·간접 고용행태로 섞어 운영하는 사업장의 경우 간접고용 비정규직 임금의 1.0%에 해당하는 고용보험료를 추가 납부하도록 만드는 방안도 정의당 공약에 들어있다. 이렇게 하면 사내하청과 같은 간접고용의 남용 억제를 기대할 수 있다.

 

고용보험제도 관련 각 당 선거공약 비교
고용보험제도 관련 각 당 선거공약 비교

 

‘한국형’ 실업부조에 새누리·국민의당 소극, 더민주·정의당 적극

고용보험제도의 혜택에서 벗어나 있는 계층에 대한 실업부조제도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만 구체적 공약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장기실업자와 폐업한 자영업자, 기타 취약계층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한 ‘구직촉진급여’의 지급을 제안했다. 정의당은 실업급여 지급이 종료된 실업자, 고용보험 가입이력이 없는 실업자까지 실업부조 적용대상으로 포함시켜 최장 1년간 최저임금의 80%선을 재정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밝혔다.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청년층의 실업부조제도에 대해서는 각 당의 공약 차별성이 보다 뚜렷해진다. 취업 기회를 아예 한번도 얻지 못한 청년층의 생계보장 및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사회투자형 고용정책에 대해서는 어느 정당이든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내놓은 청년층 실업부조안은 지원 범위와 대상 극히 제한적이다. 10명 미만 청년창업 기업의 월임금 140만원 미만 근로자, 10명 미만 기업의 월임금 140만원 미만 청년(18~34살) 취업자에게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액을 기존보다 각각 20%, 10%씩 늘리는 공약이 전부이다.

 

청년고용안정망 관련 공약 비교 
청년고용안정망 관련 공약 비교 

이와 달리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미취업 청년, 장기실업 청년층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가령 청년층이 공공기관의 고용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자기주도적 구직활동’을 증빙하면 월 60만원씩을 최장 6개월까지 취업활동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정의당이 공약한 지원 범위는 더민주당보다 더 넓다. 월 50만원을 최장 1년 동안 지급하는 ‘청년디딤돌급여’의 지원 대상에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일자리에 취업한 자’를 사실상 실직자로 간주해 포함시키고, 고용안정센터의 직업훈련이나 일자리소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도 넣자는 것이다. 최초 수급 3개월 동안에는 구직활동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고, 청년들의 ‘독립적인 일자리탐색 기회’도 보장해주자는 안도 들어 있다. 국민의당은 ‘후납형 구직촉진급여’라는 독특한 안을 제시했다. 실업수당을 미리 주고 나중에 취업한 다음에 고용보험료 부담을 더 지도록 하는 방안이다. 가구소득 하위 70% 미만의 청년구직자에게 6개월 동안 월 50만원씩의 급여를 주고 이들이 취업한 다음에는 4년 동안 할증된 고용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재정지출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장기 실직자나 미취업자 등은 배제된다는 게 한계다.

우리나라에서 실업자의 생계유지와 구직지원을 위한 사회안정망은 반쪽짜리이다. 고용보험 미가입 실업자에 대한 공적부조제도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상당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보험 미가입 상태이며, 청년 구직자들은 당연히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없다.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하고, 가장 소외된 계층이 국가가 보살펴야 할 대상에서 배제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의 이번 총선 공약을 보면, 고용안정망의 ‘조건부 적용’과 ‘기여자 위주 혜택’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고용안정망의 확대와 강화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공약의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정의당이 좀 더 체계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차이는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당 공약은 재원조달 방안에서는 상대적으로 현실성을 띠고 있다. 하지만 사회보험 재정의 전반적인 제약 조건에 대한 과도한 우려 탓인지 공약 자체가 소극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상호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lshberlin0612@hani.co.kr


등록: 2016-04-07 20:43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heri_review/7388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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