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20대를 함께 보낸 지인들이 십여년 만에 모였다. 고3 학부모 노릇에서 해방된 이들이 여럿이라 자축을 겸한 자리였다. 역시나 화제는 교육으로 모였다. 아이 둘을 의대에 보낸 친구에게는 축하와 부러움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던 아이를 이른바 스카이대에 보낸 친구에게는 비법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목고, 의대와 스카이 진학, 사교육, 강남 이사, 미국 유학 등 중상층 학부모들에게 어울릴 법한 화제가 한참 오갔다. 지인들은 대부분 명문대를 나와 전문직에 종사하는, 대학 때는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고 그 뒤에도 나름 진보적으로 살아온 이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