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글로벌리서치와 함께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지난달 6일부터 엿새에 걸쳐 온라인 의식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시민들의 인식과 삶의 양식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고자 한 조사였습니다. 우리사회가 각자도생의 욕망과 공동체적 연대의 갈림길에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인식조사를 마무리하면서 관련 기사와 관련 자료를 한데 모았습니다.
① ‘코로나 삶’ 암울하지만 공적기구 신뢰 커졌다
불안과 불확실성의 시대다. 코로나19가 몰고 올 변화의 파고가 얼마나 높을지도 헤아리기 어렵다. 속절없이 확산되는 감염병 앞에서 단단하던 일상에 금이 가고 당연시되던 삶의 양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과 사회에 거대한 충격을 가져왔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위기 가운데에서도 우리 사회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응답자의 66.2%는 우리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27.3%에 그쳤다. 2014년 12월 한겨레신문 신년조사의 똑같은 질문 결과와 비교하면 변화가 두드러진다. 정치적 환경의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변화의 진폭이 매우 크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는 거대한 질문에 봉착했다. 좀 더 평등한 사회로 갈 것인가? 각자도생으로 갈 것인가? 이는 국가재설계의 문제이자 정치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기도 하다.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보편적 연대가 우리를 살린다는 초연결생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자 사회안전망 강화가 시대적 요구로 부상하고 있다.
재해는 단순한 자연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인간의 신체에 차별없이 침투하지만, 사회적 신분과 계급에 따라 그에 따른 피해는 불평등하게 전개된다. 존 머터 미국 컬럼버스대 교수(지구물리학)가 저서 <재난불평등>에 적었듯 “재난은 자연적이지만, 재난 이전과 이후의 상황은 순전히 사회적 현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