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불확실성의 시대다. 코로나19가 몰고 올 변화의 파고가 얼마나 높을지도 헤아리기 어렵다. 속절없이 확산되는 감염병 앞에서 단단하던 일상에 금이 가고 당연시되던 삶의 양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삶과 사회에 가져온 충격과 변화를 가늠하기 위해 <한겨레>는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글로벌리서치와 함께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지난 6일부터 엿새에 걸쳐 온라인 의식조사를 진행했다.
‘코로나 삶’ 암울하지만 공적기구 신뢰 커졌다
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창궐하는 감염병 앞에서 우리의 근심은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깊어졌다는 사실이다. ‘내가 코로나에 걸릴까봐’(85.1%), ‘나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감염될까’(87.3%), ‘코로나로 나와 가족이 고용 위기에 처할까봐’(83.8%), ‘코로나에 감염돼 동선이 공개될까’(64%) 사람들은 걱정하고 있었다.
재해는 단순한 자연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인간의 신체에 차별없이 침투하지만, 사회적 신분과 계급에 따라 그에 따른 피해는 불평등하게 전개된다. 존 머터 미국 컬럼버스대 교수(지구물리학)가 저서 <재난불평등>에 적었듯 “재난은 자연적이지만, 재난 이전과 이후의 상황은 순전히 사회적 현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