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의 눈    시민경제 • 민생 이슈 현장 전문가 칼럼
화사한 봄은 야구의 계절이기도 하다. 요즘 야구계는 2015년 서울 고척돔구장 개장을 앞두고 한편으로는 들떠 있고 다른 편으로는 고민에 빠졌다. 돔 구장 주변이 비좁고 교통 여건도 나쁘기 때문이다. 특히 잠실구장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차시설이 근심거리다. 차 댈 곳이 없어 야구를 보러 올 사람이 포기할 수도 있고, 무리하게 주차 공간을 찾다 지역 주민들하고 관람객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

영국에선 비슷한 문제를 공유경제를 통해 해결한 사례가 있다. 공유경제는 기존 자원을 소유하지 않고 빌리는 방식의 대안 경제 패러다임이다. 영국 최대 공유경제 누리집인 파크앳마이하우스(parkatmyhouse.com)는 축구장 인근에 주차 공간이 있는 사람과 관람객을 연결시켜 준다. 축구장 외에도 공항과 역 등 주차 수요가 많은 장소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유휴 주차 공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서 교통 혼잡을 줄여 지역공동체에는 일석이조다.

반면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 우버(UBER)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갖췄지만, 지역 사회가 갖고 있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일부 국가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대중교통이 상대적으로 낙후한 미국 일부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버스, 지하철망이 잘 발달한 지역에선 상이한 평가가 이어졌다. 기존 시장과 충돌한 것이다.

실제 프랑스 파리에선 택시 기사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어 우버 택시를 파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최근 국내에서도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목소리가 높다. 정보기술의 발달과 경제 환경 변화에 법·제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공유경제 토대 마련을 위해선 법·제도에 앞서,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어떤 사회적 가치를 구현할지를 좀더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공유경제 1세대 격인 집카(Zipcar)가 2013년 상장 1년여 만에 거대 렌트카 업체 에이비스(Avis)에 인수됐다. 자칫 공유경제가 또다른 시장경제를 강화시키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jkse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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