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과제 토론회

하승우 이음 연구위원
“연방제 준하는 분권국가 만들려면
주민 실제 생활 단위에 자치권 줘야”

강원택 서울대 교수
“지역마다 경제·사회·문화 특성 달라
자치구조 다양화 뒤 주민이 선택하게”

이기우 인하대 교수
“국회의 입법권, 지방의회와 나누고
지방자치 방어할 양원제도 고려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과제 토론회’가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최성 경기 고양시장, 하승우 풀뿌리 자치 연구소 이음 연구위원,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의영 한국정치학회장, 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 최대호 전 경기 안양시장, 강원택 서울대 교수(왼쪽부터).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과제 토론회’가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최성 경기 고양시장, 하승우 풀뿌리 자치 연구소 이음 연구위원,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의영 한국정치학회장, 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 최대호 전 경기 안양시장, 강원택 서울대 교수(왼쪽부터).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지난달 청와대가 발표한 헌법개정안이,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실현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11일 오후 국회에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원장 이창곤)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선 지방정부의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 주민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강화해 민주주의의 뿌리인 지방자치를 실현하고 ‘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쏟아졌다.


지역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하승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연구위원은 발제에서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전략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지방자치 방안과 다를 바 없다”며 “(정부는 이 전략을) ‘사회혁신’이라고 하지만 이는 비정부조직이나 시민사회가 하나의 거점을 만들면 정부나 시장이 자원과 권한을 동원해 사례의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혁신을 가장한 개발사업”이라고 비판했다. “혁신의 사례와 이를 유지할 중간지원조직, 컨설팅 기관은 증가하지만 (정작 혁신의 동력을 확산시켜 균형발전을 이룰) 혁신의 거점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 연구위원은 “혁신 전략은 근본적으로 재구성돼야 한다”며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국가’를 제대로 구성하려면 △중앙정부의 권한을 광역자치단체가 아니라 기초자치단체로 배분하고 △광역자치단체는 기초자치단체들의 연합체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행정의 편의로 나눈 구획이 아닌, 주민들의 실제 생활권 단위로 자치권이 부여돼야 말 그대로 ‘생활정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다른 발제자인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방의 권한 강화가 그 지역 내 주민과 엘리트 간의 정치적 소통, 권력의 견제, 권력을 향한 실질적 경쟁, 다원적 대표성 등을 통해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려면 지방정치 차원의 정치 과정 개혁과 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개정도 반드시 같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 교수는 지금처럼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은 강력한 반면 지방의회는 약한 구조가 보완되지 않으면 “‘제왕적 도지사’, ‘제왕적 시장’이 등장할 수 있다”며 “단체장의 권한을 나눌 다양한 자치 형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조직권을 보장해, 현재 중앙정부-지방정부라는 일률적인 ‘2층적 자치 구조’를 “세 층위 또는 네 층위까지 각 지역 실정에 맞게 다양화하고, 주민투표를 통해 바람직한 자치 구조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여기엔 지역마다 인구수와 구성, 면적, 욕구, 지역의 경제·사회·문화적 특성 등이 다르기 때문에 자치 구조 역시 그에 걸맞게 달라져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깔려 있다. 강 교수는 이와 관련해 “주민대표를 뽑아 구성한 단체로 자치권을 가지지만, 자치입법권 등에서는 제약을 받는 ‘준지방자치단체’의 활성화”도 주장했다. 그는 현재 읍면동 주민으로 구성되는 주민자치회를 예로 들어 “허가 주체를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으로 바꾸고, 지역 실정에 맞게 유연한 형태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정부가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자치 활성화를 목표로,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재구성하는 내용을 포함한 ‘혁신 읍면동’ 정책을 펼 예정이지만 이런 제도적 ‘넛지’(부드러운 개입)가 실질적인 자치 기반 확대로 귀결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새마을’ 단체나 자유총연맹 등 오래된 커뮤니티와, 지역운동 등에서 출발한 새로운 커뮤니티는 세대적 기반이 다르고 문화적 이질성도 커, 이런 기획이 성과주의적으로 추진될 때는 상당한 갈등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에서 “지방자치단체 조직을 전국적으로 획일적으로 법률로 규정한 것 자체가 반분권적 발상”이라며 “부시장을 몇명으로 할지, 의회와 집행기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등은 다양한 실험이 요구되고 지역 특성이 반영돼야 하는 분야다. 자치조직권을 헌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지방분권 개헌은 무엇보다도 지방정부의 손발을 풀어서 지방정부가 지방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 발전을 위해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 국회가 가진 입법권을 지방의회와 나누고, 지방과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전체의 이익을 대표하는 하원과, 지방의 이익을 대변하는 상원이 상호견제하게 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일방적으로 침해하는 것을 막고, 지방의 자치권을 방어할 수 있는 양원제 도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성 고양시장은 토론에서 “자치분권 개헌과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헌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을 지방정부로 변경하고, 자치권을 기본권으로 규정해야 한다. 또 자치분권의 입법, 행정, 재정 논의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과제 토론회’ 자료집 내려받기

조혜정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수석연구원 zesty@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administration/840238.html#csidx9112f578e7adb299ada9367e8fcb676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시민을 수혜자에서 설계자로…사회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제3차 사회적경제 정책포럼 지역 중심의 포용적 경제개발 성공엔 ‘협력과 연대’의 사회적경제 가치 중요 영국 람배스협동조합자치구 사례 등 주목 “시민사회 눈높이 맞춘 전략 필요한 때”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 HERI
  • 2018.07.17
  • 조회수 1788

"양적 성장에 매달리지 말고 기본 가치에 집중해야"

13∼15일 사흘간 대구서 최대 규모로 열려 ‘100인위’·‘활동가 좌담회’ 등 풍성한 행사 “정부 지원과 새로운 시도 중요성 인정하되 뿌리인 주체성·자발성 더 키워가야” 다짐 지난 13일∼15일 대구광역시 산격2동 엑스코에서 ...

  • HERI
  • 2018.07.17
  • 조회수 1608

노 “최저임금 올라도 고용 안줄어”…사 “자영업 더이상 못버텨”

한겨레 경제사회연구원 토론회 노동-경영계 목소리 들어보니 ‘1만원-동결’ 인상폭 놓고 이견 팽팽 노동계 “임금 오르면 소비도 늘어 최저임금 경제영향 뚜렷하지 않아” 경영계 “자영업자 수익 한계상황 통계 해석보다 현장의 ...

  • HERI
  • 2018.07.13
  • 조회수 1692

사회적기업 진흥원장 오른 ‘1세대 사회적 기업가’

김인선 전 동부여성발전센터장 2000년대 초 ‘사회적 경제’ 투신 취약계층 고용 돕는 기업 만들어 “현장 당사자들에 귀 열겠다” 지난 9일 취임한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이 11일 경기 성남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무실...

  • HERI
  • 2018.07.13
  • 조회수 1683

평창올림픽이 우리사회에 남긴 유산은?

한림대 일본학연구소 주최 ’포스트올림픽 포럼’ 평창올림픽의 가장 위대한 유산은 ’평화’ 사후시설활용과 환경파괴는 풀어야할 숙제 강릉KTX로 인구 이탈 현상 보수적인 영동 지역의 정치사회적 의식 변화도 기대돼 평창동계올림...

  • HERI
  • 2018.07.10
  • 조회수 1762

가지지 않아도 주인 되는 ‘공동체 아파트’…주거 패러다임 바꿀까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위스테이’ 지난달 견본주택 열고 입주 조합원 모집 시작 사회적기업 건설·운영 주관, 낮은 임대료 장점 아파트 공동체 운영하고 지역사회에 기여까지 지난달 28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위스테...

  • HERI
  • 2018.07.09
  • 조회수 1948

“사회적경제? 경제에 대한 사회의 통제력을 되찾는 일”

‘2018 사회적경제 국제포럼’ 현장중계 포용성장의 동력으로 사회적경제 강조 “미래 비즈니스 모델은 ‘참여적 기업’” 전망 “지방분권은 지역밀착 사회적경제에 기회” 지난 15일 오후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 HERI
  • 2018.06.26
  • 조회수 1898

"소득주도성장, 외연 확장해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소득주도성장과 남북경협’ 세미나 “한국 경제 패러다임 바꾸는 과정… 시행 1년 만에 성패 판단하는 건 무리” 18일 한국사회경제학회 등의 주최로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소득주도성장과 남북경협: 패러다임 혁신은 가능...

  • admin
  • 2018.06.22
  • 조회수 1721

가난한 이들이 투표장에 안가는 이유는

한국정치학회-한겨레경제사회연 공동기획조사 소득·계층에 따른 투표참여 의향 등 격차 뚜렷 명함 등 정치정보에 노출된 집단일수록 후보자 정보 많고 투표 의향도 높아 후보가 일상적으로 정책 홍보하게 선거법 개정 필요 6·13 지...

  • HERI
  • 2018.06.19
  • 조회수 1839

“처음 하는 정치니까 오히려 좋은 것만 배울 수 있죠”

[도전 6·13―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⑥김선효 민주평화당 전북 전주 시의원 후보 잘나가던 쇼핑몰 대표에서 정치인으로 취업도 창업도 맘대로 안 풀리는 막막한 청년 현실 겪어보니 ‘정치가 해결책’ 기성정치가 외면...

  • HERI
  • 2018.06.12
  • 조회수 2043

집 가진 사람이 지방선거 관심·투표의지 높다

관심도·투표의향·선거정보 습득 등 소유자, 비소유자보다 10~15%p 높아 월소득·자산 많을 수록 경향 심화 “정치정보 얻기 쉬게 해 투표 늘려야” 집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13 지방선거에 관심이 높고, 투표에 ...

  • HERI
  • 2018.06.12
  • 조회수 2058

“1만2천여 구민 뜻 모은 ‘마더센터’ 설립, 끝까지 책임져야죠”

[도전 6·13―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⑤김한영 민중당 서울 관악구 구의원 후보 부모·아이 함께 편히 놀 공간 구청이 직접 만들어 운영하는 ‘마더센터 설치 조례’ 서명운동 주도 그 노력 물거품 될까 직접 출마까지...

  • HERI
  • 2018.06.12
  • 조회수 1849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6·13 정책선거 불씨는 꺼지지 않아

6·13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코 앞에 유권자 공약 제안하고 후보자는 실천 약속 후보자 거짓말 응징하는 매니페스토 운동 지역에너지전환 매니페스토 협약식,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협약식 등 시민사회단체·사회적경제 참여 활발...

  • HERI
  • 2018.06.08
  • 조회수 1850

“가난한 나라에 학교와 병원 중 하나만 지을 수 있다면, 당신은?”

‘글로벌 사회혁신 세미나’ 지상중계 개발협력 활동가들 모여 ‘진짜 혁신’ 토론 오해와 고정관념 벗어나자는 반성의 자리 “‘누군가의 삶 정말 나아지게 했나’ 되묻고 ‘방식’이 아니라 ‘태도’의 진정성 고민해야” 지난달 ...

  • HERI
  • 2018.06.08
  • 조회수 2022

삶이 있는 마을에서 길어 올린 일상예술

파주 교하도서관의 <마을에서 예술하다> 전 이웃으로 촘촘히 엮인 인연으로 만든 전시 전업 작가들은 초심으로 되돌아가고 일반인들은 내 일상에서 예술 찾는 기쁨을… 전시관 입구에 마련된 세부 전시 제목과 작가 소개. 모든 ...

  • HERI
  • 2018.06.08
  • 조회수 2163

경험에서 우러난 ’진짜’ 청년 일자리 대책, 들어보실래요?

'전지적 청년 시점으로 제안하는 청년 일자리 대책’ 토론회 채용시장 현실 모르는 정책 담당자 노동조건 개선 없는 임금 지원 등 실제 청년 취업·노동엔 도움 안돼 ‘양질의 일자리’ 되게 유도하고 고용보험 확대 적용 등도...

  • admin
  • 2018.05.31
  • 조회수 1953

“‘노동자 출신 여성 시장’은 부산 정치패러다임의 변화 상징”

[도전 6·13―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④박주미 정의당 부산시장 후보 진학 대신 ‘공순이’로 보낸 청소년기 20대 초반 우연히 들은 야학에서 “노동은 부끄럽지 않다” 깨달아 “당선되면 노동부시장제 도입해 부산을 ...

  • HERI
  • 2018.05.29
  • 조회수 1747

“갈수록 높아지는 계층 장벽…시장주도 성장과 포용 정치로 풀어야”

‘장벽사회 대한민국-실태와 해법’ 토론회 “격차 큰 사회에서 장벽 넘을 수 없는 사회로 변화 교육·노동시장, 상속자본, 기득권 카르텔의 장벽이 불평등 심화·확대…성장·연대·평등·사회혁신 필요” “사회경제적 약자 대표하는 정...

  • admin
  • 2018.05.28
  • 조회수 1940

“옳은 말보다 필요한 건 주민 곁에 있는 것”

[도전 6·13―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③ 이향희 노동당 울산 중구 구의원 후보 두 차례 국회의원 선거 낙선 뒤 “와닿지 않는 구호 외치는 대신 옆에서 일하는 사람 돼야” 깨닫고 동네 골목 누비며 ‘주민 속으로...

  • HERI
  • 2018.05.28
  • 조회수 1793

우리가 언제 제대로 놀아봤다고! 6·13에 나타난 ‘놀 자유’

도전 6·13 ― 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② 이재헌 우리미래 청주시의원 예비후보 독특한 선거운동 방식으로 자신을 알리고 있는 이재헌 우리미래 충북 청주시의원 예비후보. 이재헌 예비후보 제공 “일해야지, 정규직 돼야...

  • HERI
  • 2018.05.23
  • 조회수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