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시민들이 지난 6일 오창 흙살림 연구소 마당에서 열린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서 ‘도·농 일자리 창출 노동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흙살림 제공. |
충북 청주시 봉명동 이기준(37·여)씨는 요즘 보람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청주 여자기독교청년회(청주 YWCA)부설 사회적 기업 생명 살림 올리에서 직장을 얻어 일하고 있다. 올리는 청원 콩, 음성 땅콩 등 지역에서 나는 친환경 농산물과 우리 밀 빵으로 ‘콩비지 버거’ 등을 만들어 어린이집·학교·단체 등에 팔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올리에는 20~50대 주부, 결혼 이주 여성, 여성 가장 등 15명이 일하고 있다.
이씨는 식당일 6개월, 청주시 평생 직업 교육 3개월 등 1년여만에 제대로 된 직장을 구했다.
이씨는 “전업주부 10년 끝에 새 직장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는데 일자리를 얻어 기쁘다”며 “우리 농촌에서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이웃들에게 확산하는 뜻있는 일을 할 수 있어 더욱 보람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8월까지 9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린 올리는 틈틈이 청주외국인노동자센터, 청주 노숙자 쉼터 등 복지시설을 찾아 친환경 농산물과 제품 봉사도 하고 있다.
이은희 팀장은 “올리는 매출이 늘면 이익이 커지는 곳이 아니라 일자리를 늘어나는 곳”이라며 “자치단체 등이 돈을 써가며 일자리를 늘리는 것보다 우리 농산물·제품 등의 소비를 통한 일자리 늘리기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흙살림도 지역 친환경 농산물 유통으로 일자리 마련에 힘쓰고 있다.
괴산, 청원 등 지역 친환경 농산물 학교 급식 사업을 하고 있는 흙살림은 지난해 11월 농산물 생산·유통과 노동력을 결합한 일자리 모델을 발굴해 차상위 계층 등 취약 계층 노동자 60명을 채용했다.
이들은 괴산 흙살림영농사업단 협력 농장 24곳, 옥산·미원 협력 농장 4곳과 오창농협 친환경농산물 산지 유통센터 등에서 일하고 있다.
농산물의 도시 소비 촉진을 통한 간접 일자리 창출 노력도 눈에 띈다.
흙살림은 지난 6일부터 금요일마다 오창 흙살림 연구소 마당에서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고 있으며,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와 청원군 농민회 등도 청주 분평동 원마루 시장, 산남동 등에서 지역 농산물을 도시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운동을 벌여 나가고 있다.
흙살림 최시영 부장은 “친환경 먹을거리를 제대로 생산하고, 도시 소비자들이 많이 쓰게 하는 것이 농촌과 도시에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