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2009-04-21
얼마 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주관하는 인문학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학생은 아니었지만 일반인에게도 공개한 강의라 수강할 수 있었다. 인문학은 상상을 넓힐 공간을 마련해준다는 면에서 흥미롭다. 그럼에도 강의를 들을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내가 사는 지역에도 여러 대학들이 있지만 일반인을 위한 강좌를 개설한 곳은 거의 없다.
요즘 들어서 인문학 강의가 쏟아지고 있다. 인문학을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과 희망을 깨우치는 효과를 준다고 한다. 그런 취지로 서울시는 노숙인 등을 대상으로 ‘희망의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 장소, 비용의 제약으로 이러한 강좌를 ‘그림의 떡’처럼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인문학 사각지대를 좁히기 위해선 대학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은 우수한 인력과 장소를 구비한 ‘지성의 전당’으로서 인문학 강좌의 메카 구실을 하기에 손색이 없지만 그 책임을 다하는 데 소홀했다. 물론 일부 대학이 지역민을 대상으로 강의를 개방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홍보도 미진하다. 대학 게시판에나 간단히 공지할 뿐이다. 활발한 홍보와 함께 대학들이 인문 강좌의 문호를 더 넓히는 게 필요하다.
인문학 부활의 주춧돌을 놓는다는 면에서도 강좌를 일반에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 몇 해 전에는 한 대학이 ‘인문학 위기 선언’을 한 바도 있다. 하지만 대학도 위기를 초래한 당사자로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본다. 대학은 인문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데 노력한 게 별로 없어 보인다. 사회적 책임은 비단 기업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대학도 사회적 책임을 떠안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김익환 서울 동작구 사당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