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와 유통업체가 윈-윈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윈-윈에도 순서가 있어요. 협력업체가 먼저 윈하도록 해야 그들도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화답합니다.”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는 ‘맏형론’으로 경기침체 극복 의지를 다졌다. 그는 지난 주말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1위 업체는 업계의 존경을 받고 흐름을 이끌어야 한다”며 “협력업체를 동반자로 존중하고 페어 플레이를 하면 당장은 손해보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요즘 협력사와 동반관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올해로 3회째 연 ‘협력회사 초청 롯데백화점 컨벤션’ 행사에서도 다양한 협력회사 지원방안을 약속했다.
유통업체 ‘맏형론’ 강조 협력사 동반관계 심혈
최고 10%
마진조정제 확대 등 지원책 마련도
올 경영 ‘낙관’ 전망…아웃렛·쇼핑몰 진출 박차
롯데백화점은 올해 대형 행사에서 매출을 많이 올리는 업체에 최고 10%, 중소형 점포의 매출 우수 브랜드에 마진을
1~3%포인트 내려주는 마진 조정제를 확대 시행한다.
또 중소기업 협력자금 300억원을 조성해 입점업체들한테 긴급운용자금을 지원하고, 은행과 협의해 시설·인테리어 등을 위한 대출은 기존에 협력업체에 적용되던 이자율보다 0.5~1% 낮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조직 운영에서 ‘소통’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지난 2007년 대표 취임 뒤 상품본부 직원들에게 “사무실에 앉아 있지 말고 협력업체 사람들과 많이 만나라”고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최근 <롯데쇼핑 30년 사사>를 펴낸 일이나 사보를 발간하는 것도 회사 직원들과 협력사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입니다.”
그는 최근 샤넬이 롯데백화점 본점을 비롯한 7개 점포에서 나간 것과 관련해 “매장 개편 작업에서도 입점업체와의 협의와 페어 플레이가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백화점이 강한 협력사에는 약하고, 약한 협력사엔 강하다는 말을 더이상 듣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도 국내외업체, 중소업체 가리지 않고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해 경영 전망을 낙관한다. 그는 “올 들어 1, 2월 합친 롯데쇼핑 매출이 지난해 이상 될 것 같다”며, “고객 욕구를 잘 찾아 충족시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개점한 광주와 경남 김해의 프리미엄 아웃렛이 목표 대비 150%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쇼핑몰을 갈구하던 지방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킨 결과죠.”
올해 롯데쇼핑은 아웃렛, 쇼핑몰 등 신규사업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올해 말 부산에 복합쇼핑몰 광복점이 개점하는 데 이어, 내년에 프리미엄 아웃렛 파주점과 복합쇼핑몰 ‘김포 스카이파크’, 2011년엔 프리미엄 아웃렛 대구 봉무점 등이 잇따라 문을 열 예정이다.
이 대표는 “롯데쇼핑은 지난 30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유통기업으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누구나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으로 거듭나 100년 기업의 비전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