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 개막

사회적 책임 추구하는 협동조합
불평등 심화 속 대안으로 부각
문 대통령 참석 ‘연대·협력’ 격려

“협동조합의 지속가능성 담보 위해
정부와의 협력 파트너십 필요”

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개막한 세계협동조합대회에서 고영곤 한국협동조합발전연구원 원장이 ‘정부와의 관계를 통해’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파치 올라바리아 CSCE-EKGK 대표(스페인), 피터 헌트 뮤츄오 경영 파트너(영국), 마리-조제 파케트 CQCM 사무총장(캐나다), 이반 아심웨 우간다협동조합연맹 사무총장, 이재호 농협중앙회 농업경제연구소 부소장이 현장에서, 다닐로 구띠에레즈 INACOOP 대표이사(우루과이)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개막한 세계협동조합대회에서 고영곤 한국협동조합발전연구원 원장이 ‘정부와의 관계를 통해’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파치 올라바리아 CSCE-EKGK 대표(스페인), 피터 헌트 뮤츄오 경영 파트너(영국), 마리-조제 파케트 CQCM 사무총장(캐나다), 이반 아심웨 우간다협동조합연맹 사무총장, 이재호 농협중앙회 농업경제연구소 부소장이 현장에서, 다닐로 구띠에레즈 INACOOP 대표이사(우루과이)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한국의 협동조합은 전세계 300만 협동조합과 12억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오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개발도상국의 농업협동조합 리더 육성에 힘을 실어 왔으며, 신협중앙회는 아시아신협협의회(ACCU)의 리더로, 아이쿱생협은 국제협동조합연맹 아시아생협위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는 최근 한국 협동조합이 크게 발전해 온 것에 대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국제협동조합연맹 주최의 이번 대회는 지난 1995년 협동조합 정체성에 관한 선언 채택을 기념하는 한편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대한 협동조합의 공헌 등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점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아리엘 구아르코 국제협동조합연맹 회장은 환영사에서 “협동조합의 정체성은 협동조합의 경쟁력 그 자체”라며 지난 126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조합원들과 함께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개회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국내외 협동조합인들을 응원했으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농수축협의 1차 산업 중심이었던 협동조합이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 취약계층 보호, 지역공동체 활성화, 친환경 생산 및 소비 등 각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며 한국 사회적경제 성과와 과제의 중요성을 전했다.


협동조합 정체성 점검-강화-헌신-실천이란 큰 주제 아래 진행되는 이번 대회 첫째날 〈협동조합 정체성 점검하기〉 세션은 박영범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의 발표로 시작됐다. 사회적 책임을 추구하는 가치 지향 조직인 협동조합은 이제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공동의 노력 차원에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박 차관은 “불평등의 심화로 사회 및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는데 협동조합이 유의미한 대안이 될 수 있다”라며 “협동조합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업 모델이 구축이 필요하며 이때 중앙 및 지방 정부와의 파트너십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첫째날 오후 진행된 5개의 동시세션 중 ‘정부와의 관계를 통해’ 세션에서는 협동조합 운동과 정부와의 관계를 스페인, 캐나다, 영국 등 국내외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협동조합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구조 속에서 협동조합의 자율성 확보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정부와 우호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한편,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것은 대다수 협동조합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한 사례를 정부와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하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 협의회 ‘CSCE-EKGK’의 파치 올라바리아 대표가 전했다. 1982년 스페인 바스크 지방 법률에 따라 설립된 협의회는 협동조합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과 법적 분쟁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물론 신규 협동조합 설립 지원 등 협동조합 육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협의회 이사진 19명 중 10명이 협동조합 관계자(바스크 정부, 주의회, 연구자 그룹에서 각각 3명씩 이사회 참여)로 구성될 만큼 정부와 협동조합 관계에서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다. 캐나다 퀘벡협동조합연합회(CQCM)의 사무총장 마리-조제 파케트는 “퀘벡은 민간의 협동조합 중심으로 연합회를 구성하여 정부와 파트너십을 가져간다”라며 “아래에서부터 시작된 협동조합 당사자들의 연합 조직은 협동조합 간의 협동은 물론 여론 조성이나 대정부 로비 등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호혜와 연대의 문화가 탄탄하게 자리 잡은 스페인 바스크와 캐나다 퀘벡은 협동조합 생태계 강화를 위해 풀뿌리조직의 의견과 참여를 민관협력으로 엮어내고 있다.


영국에서 협동조합당(Cooperative Party)은 4번째로 큰 정당이며 중도좌파 성향의 정당으로 노동당과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협동조합당의 사무총장을 역임한 뮤추오(Mutuo)의 피터 헌트 경영파트너는 협동조합에 우호적인 정책과 규정 마련을 위해 정치인 대상의 옹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치적 역동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협동조합 운동의 확장과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좌장을 맡은 고영곤 한국협동조합발전연구원 원장은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고 따뜻한 자본주의, 포용적 자본주의에서 협동조합의 정체성이 더욱 강화되고 활용되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정부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대등한 협력 관계를 쌓고, 그로부터 상생할 수 있는 협동조합과 정부와의 파트너십 논의가 필요하다”고 세션을 마무리했다.


글·사진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jinnytree@hani.co.kr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원전 폐기물 98% 포화…‘영구 방폐장’ 공론화 머리 맞댄다

[2022 아시아미래포럼] 세션4 탄소중립 위한 사용후핵연료 해법 가동 43년째 원전 내 폐기물 보관 이해관계 얽혀 방폐장 논의 표류 친핵·탈핵 대립 고착화 부작용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경북 울진군 신한...

  • HERI
  • 2022.11.08
  • 조회수 1545

시민사회·지자체 합심해 지속가능한 생태계 만들어야

【세션1】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지방정부와 시민사회 신뢰기반 구축: 민-관 협력과 사회적경제 민관 주도 ‘자치정치’ 중요성 강조 대학 중심 지역현안 해법 모색도 코스타리카 관련 성공 협업 소개 경기 광명 등 국내 민관협력...

  • HERI
  • 2022.11.08
  • 조회수 355

팬데믹 속 각자도생 심화…기업·복지·교육의 역할은

[2022 아시아미래포럼] 세션3 어떻게 신뢰의 다리를 놓을 것인가 기업 ESG 앞장서 사회문제 해결 복지정책 한계, 시민사회 연대로 극복 수평적 공교육, 사회신뢰 향상에 도움 팬데믹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제도와 정부, 언론...

  • HERI
  • 2022.11.08
  • 조회수 638

언론 냉소의 시대, 정파성과 공정성의 ‘균형’을 찾아라

[2022 아시아미래포럼] 세션2 신뢰받는 저널리즘의 조건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언론은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저널리즘 모델로 전환할 수 있을까? 사건 현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중인 기자들 모습. 김정효 기자 hyopd@han...

  • HERI
  • 2022.11.08
  • 조회수 621

“외로우니 ‘우리’ 속삭이는 극단주의 경도”…‘고립’ 정치 의제돼야

기조강연: 디지털시대 사회적 신뢰 어떻게 노리나 허츠 개인의 우울, 사회적 위험으로 번져 정치적 극단주의 불러 민주 역행 정부가 의도적으로 ‘고립’ 의제화해 경제지표 외에 정서지표도 만들고 공동체 형성되도록 지원할 필...

  • HERI
  • 2022.11.08
  • 조회수 399

불평등·양극화, ‘나에서 우리’ 공동체 복원으로 넘어서야

[2022 아시아미래포럼] 로버트 퍼트넘 기조강연: 사회적 자본, 어떻게 회복할까 2018년 서울시 교육청 초청 포럼에서 강연하는 로버트 퍼트넘 교수 <연합뉴스> 제공 사회경제적 불평등 , 정치적 양극화 , 고립과 혐오는 우리시대...

  • HERI
  • 2022.11.08
  • 조회수 425

‘탈진실’ 심화된 디지털사회, 권위있는 ‘신뢰의 닻’ 필요

오늘날의 불신, 원인과 해법은 첨단기술 영향·급격한 사회변동 정부 등 기존 신뢰 사슬 무너져 시민사회 등 길잡이 역할 절실 인공지능 딥페이크 기술은 사람들이 식별할 수 없는 가짜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어내고 이는 전통적...

  • HERI
  • 2022.11.08
  • 조회수 369

분열 조장 대중선동 정당 ‘상호관용’ 가치 되찾아야

[2022 아시아미래포럼] 대니얼 지블랫 교수 기조강연: 공적 신뢰 어떻게 회복할까 대니얼 지블랫 제공 정당은 정치를 통해 공익을 실현하고 시민과 권력을 잇게 하는 집단으로, 전통적으로 믿을 수 있는 기관이었다. 하지만 지...

  • admin
  • 2022.11.08
  • 조회수 442

분열·고립에 빠진 인류 구할 ‘신뢰의 DNA’ 복원하자

[2022 아시아미래포럼] 분열과 배제의 시대: 새로운 신뢰를 찾아 생존 위협받는 지구촌 팬데믹·러 침공·미중간 패권경쟁 빈곤층 생존 위협하고 기후 악재 정당·사법부·언론 등도 신뢰 추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

  • HERI
  • 2022.11.08
  • 조회수 468

직설의 펭수 “한겨레는 ○○다”…아시아미래포럼 특별 손님

10일 2022 아시아미래포럼 명예 편집국장으로 회의 소집 ‘한겨레’·우리 사회 신뢰 진단 거침 없는 ‘사이다’ 매력 기대 지난 2019년 ‘1일 보건복지부 장관’이 된 펭수가 집무실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다. <자이언트 펭티브이...

  • HERI
  • 2022.11.08
  • 조회수 465

분열·배제의 시대, 신뢰를 찾아서…‘2022 아시아미래포럼’

한겨레신문사 주최 포럼…11월10일 대한상의 국제회의장 대니얼 지블랫 교수 등 연사로…손석희 대담·펭수 출연도 국제연합(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에서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가 있다. 주요 국가의 행복...

  • HERI
  • 2022.11.07
  • 조회수 443

“윤 정부 최대 250조 부자감세…건전 재정 해치고 복지 축소”

서사연·경제발전학회·산업연구원 공동 28일 ‘경제불평등 심화 대응’ 심포지엄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이 고용·투자 증가 효과는 불확실하고, 임기 중 최대 25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세수 감소를 가져와, 재정 건전성 달...

  • HERI
  • 2022.10.28
  • 조회수 496

‘미래가 있는 농촌, 지속 가능한 농업’ 국제심포지엄

10월25일 대산농업재단 창립 31주년 기념 독일 전문가 초청, EU 농업정책과 방향 한-독 농업·농촌 당면과제 등 논의·토론 사진 언스플래쉬 제공 대산농촌재단(이사장 김기영)은 오는 25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

  • HERI
  • 2022.10.17
  • 조회수 518

맛집, 너는 ‘키보드로 구글’ 검색? 나는 ‘카메라로 틱톡’ 검색!

구글 지배 글로벌검색 판도변화 “젊은세대 검색내용 완전 달라” 짧은 동영상이 검색 기능 병행 구글·네이버, ‘복합검색’ 선보여 Z세대·숏폼문화 부상과 검색문화 2022년 9월28일 열린 구글의 연례 검색컨퍼런스 ‘서치온’에서 ...

  • HERI
  • 2022.10.17
  • 조회수 546

“가사노동자 범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례 개정해야”

서울시 ‘가사노동자 지원조례’ 시행 100일 맞아 조례 개선 및 활성화 방안 토론회 개최 “전국 45만명 추산 가사노동자 3분의1 이상 수도권 집중 상담·교육 지원하는 ‘가사노동자지원센터’ 설립 필요” 4일 서울 중구 서울시...

  • HERI
  • 2022.10.05
  • 조회수 777

“일하는 노인에게도 노동자 권리 보장해야”

한국노총 가사·돌봄 유니온 등 제32회 ‘세계 노인의 날’ 맞아 회견 “일하는 노인에 대한 실태조사 필요, 65살 이상 취업자 실업급여 적용을”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앞 광장에는 유엔이 정한 제32회 ‘세계 노인의...

  • HERI
  • 2022.10.05
  • 조회수 595

고래·돼지·박쥐 울음소리, AI가 번역한다

인공지능, 동물 소통법 연구 활용 스마트폰용 ‘고양이언어 번역기’도 AI로 데이터 패턴·상관성 분석 향유고래 대상 ‘고래언어 해독’ 연구 인간의 동물 이해·공감 바꿀 수도 인공지능은 동물의 언어와 표현방식을 해석하는 데...

  • HERI
  • 2022.10.04
  • 조회수 854

국내 최대 규모 이종협동조합 ‘인라이프케어’ 비전 선언

27일 충북 괴산서 비전선포식 열려 소비·생산·의료 협동조합 110개 참여 “친환경 생산·소비자 실천 운동 펼칠 것” 27일 충북 괴산 자연드림파크에서 국내 최대 규모 이종협동조합연합회인 ‘인(iN)라이프케어 이종협동조합연합회’...

  • HERI
  • 2022.09.28
  • 조회수 856

소셜벤처·사회적기업인 연결의 장, ‘소셜밸류커넥트’의 귀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사회적가치 플랫폼 행사 최태원 SK회장 제안 출범…3천여명 참석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장에서 임팩트 투자기관과 소셜벤처 관계자들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

  • HERI
  • 2022.09.21
  • 조회수 849

“사회적경제는 정권 바뀌어도 가야할 길”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19일 사회적경제 정책 토론회 열어 정부·서울시 등 사회적경제 담당 조직 없애고, 예산 대폭 삭감 여야 떠나 양극화·지방소멸 사회문제 해결 대안으로 다뤄야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

  • HERI
  • 2022.09.21
  • 조회수 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