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아시아미래포럼 기획] 1부 한국형 불평등을 말한다
⑤ 복지국가, 넘어야 할 산

“복지 확대되면 내 삶 좋아질 것”
무주택자 72%, 3주택 이상 55%
자산이 복지태도의 핵심 변수로 

한국 19살 이상 성인의 67%는 ‘복지가 확대되면 내 삶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집을 많이 가질수록 이런 기대는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 즉 자산이 복지에 관한 태도를 가르는 핵심적인 변수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18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맡겨 전국 성인 800명을 상대로 6~7일 실시한 복지 의식 관련 전화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무주택자는 72.2%가 복지 확대로 내 삶이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응답은 1주택자에선 65.5%, 2주택자에선 58.3%로 떨어졌다. 3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에선 그 수치가 55%로 더 낮아졌다. 주택이 많을수록 복지 선호도가 낮아진 것이다. 이런 경향은 앞으로 집값이 오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복지가 확대되면 내 삶이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집값이 낮아지는 게 좋다’는 사람의 70%였지만, ‘유지하는 게 좋다’는 사람에게선 63.1%, ‘오르는 게 좋다’는 사람에게선 43.3%로 떨어졌다.


‘경제적 불평등에 국가 책임이 있느냐’를 두고는 주택이 많을수록 국가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줄었다. 무주택자는 93.8%, 1주택자는 90%가 국가에 책임이 있다고 봤고, 2주택자는 79.2%, 3주택 이상 보유자는 80%가 국가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와 유사하게, ‘집값이 낮아지는 게 좋다’는 이는 94.2%가 국가의 책임을 물었지만, ‘유지하는 게 좋다’는 이는 83.1%, ‘오르는 게 좋다’는 이는 73.3%로 줄었다.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할 대책을 두고도 주택 보유량과 바라는 집값에 따라 의견이 뚜렷이 갈렸다. 무주택자는 83%, 1주택자는 80%가 ‘국민 모두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복지정책’(보편복지)을 선호한다고 답했지만, 2주택자(76.4%)와 3주택 이상(55%)에게선 이 응답은 뚝 떨어졌다. ‘집값이 오르는 게 좋겠다’는 사람의 보편복지 선호(63.3%)도 ‘집값이 낮아지는 게 좋겠다’(80.7%)는 사람과 ‘유지하는 게 좋겠다’(80.9%)보다 크게 낮았다.

이번 결과는 공적 복지제도가 허약하고 수준도 낮아 각 개인이 자산 축적을 통해 노후 등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적 자산기반 복지’가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작동해온 탓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갈수록 커지는 자산 불평등 문제를 하루빨리 풀지 않으면 복지국가로 나아가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한국은 계급정치의 역사적 배경이 없고 공공복지의 지지기반이 약한 탓에, 중·저소득층이라 해도 자기 집 하나만 있으면 복지 저항 집단이 되기 쉽다”며 “사적 자산기반 복지로 노후, 건강, 자녀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택 보유자, 특히 다주택 보유자로선 공공복지에 적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80%, 유선전화 20%의 비율로 실시됐으며, 신뢰 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46%포인트다.

조혜정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수석연구원 zesty@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사회적경제기업 금융 문턱 낮출 평가시스템 ‘시동 걸었다’

신용보증기금, 사회적경제기업 평가시스템 구축 최종보고회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특성 반영한 표준평가시스템 개발 온라인 기반 오픈 플랫폼 형태로 운영 국세청 자료와 연계해 데이터 수집 편의성 높여 현장 참여율 높이고 지속가...

  • HERI
  • 2019.10.31
  • 조회수 1153

“선 넘은 검찰에 촛불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조국, 그 이후] ① 촛불이 던지는 질문/심층좌담 ‘나는 왜 서초동집회에 갔나’ ‘나는 왜 서초동에 가지 않았나’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3년 전엔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 ‘이게 나라냐? 박근혜로...

  • HERI
  • 2019.10.29
  • 조회수 993

기후위기, 기술 혁신으로 맞선다

[지속가능 기업혁신 포럼] 신재생에너지·플라스틱 대체소재 개발 등 지속가능한 미래 위한 기업의 혁신 가속화 사회적 불평등 완화하는 사회책임 병행 선형경제에서 순환경제로의 전환 절실 민관 협력 산업구조 변화와 법 제도 ...

  • HERI
  • 2019.10.29
  • 조회수 970

“20:80 사회가 1:99로…재원 누진성 강화 등 획기적 조치 필요“

격차사회와 포용국가 24일 오전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격차사회와 포용국가\' 주제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24일 한국...

  • HERI
  • 2019.10.25
  • 조회수 957

쓰레기 제로 도전·청년 정치참여…“시민 실천이 사회 바꿔”

‘전환도시 서울, 시민의 실험’ 서울시민들 의미있는 실험들 소개 “부동산 상승 인한 내몰림 피하려 사회적 대출 등 통해 지역자산화” 24일 오후 열린 ‘전환도시 서울, 시민의 실험’ 세션은 서울의 모습을 바꿔나가는 시민들...

  • HERI
  • 2019.10.25
  • 조회수 960

“주택담보대출 모델서 탈피한 새로운 금융생태계 조성을”

‘포용사회로 가는 길, 금융 다시보기’ 세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24일 신용보증기금,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함께한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 ‘포용사회로 가는 길, 금융 다시보기’ 세션에서는 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

  • HERI
  • 2019.10.25
  • 조회수 924

“플랫폼 노동자에게 사회보장 등 혜택 늘려야”

‘사회적 보호제도의 진화’ 세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24일 한국노동연구원과 함께한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 ‘디지털 플랫폼 노동의 확산과 사회적 보호제도의 진화’ 세션에서는,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플랫폼 노동을 어...

  • HERI
  • 2019.10.25
  • 조회수 960

지역 공동체 살아나니 상생... “지속가능 열쇠는 로컬”

지속가능 도시 발전을 위한 공동체 경제’ 세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회장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와 함께 연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공동체 경제’ 세션에서는 지역 공동체를 통해 여러...

  • HERI
  • 2019.10.25
  • 조회수 848

기후변화·불평등 심화…세계에 닥친 ‘이중위기’ 해법 찾는다

[2019 아시아미래포럼 개막] 지난 9년간 포럼 논의 집대성 인류사회 ‘지속가능성’ 화두로 올해로 10회를 맞는 ‘2019 아시아미래포럼’이 23일 오전 9시 막을 올린다. 해마다 가을에 열리는 미래포럼은 ‘일의 미래’ ‘불평등...

  • HERI
  • 2019.10.24
  • 조회수 883

“기후변화 속도 보면 더 많은 일 해야 한다는 점 명확”

[지속가능 기업혁신 포럼] 인터뷰 ‘MS 아태 부사장’ 쉐리 응 “10년 전부터 탄소배출 감축…부서별로 탄소세 부과 물·농업·생물다양성 문제와 인공지능 접목 프로젝트 다른 이들도 변화에 나서 힘 모으는 게 우리의 성과” ...

  • HERI
  • 2019.10.24
  • 조회수 795

“기후변화로 만년설이 녹는 세상에서 성공하고 싶진 않다”

[지속가능 기업혁신 포럼] 인터뷰 장웨이밍 DSM글로벌 부사장 ‘세계 최대 비타민 제조기업’ DSM 10년 전부터 지속가능발전에 중점 “돈 버는 것과 세상 이로운 일 하는 것 둘 다 할 수 있다는 사실 증명했다” 장웨이밍 ...

  • HERI
  • 2019.10.21
  • 조회수 908

“자본주의가 낳은 ‘축출’ 현상…대도시 일부 계층이 혜택 차지”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 기획] 미리 만나보는 주요 연사 ⑤사스키아 사센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사스키아 사센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진보 성향의 대표적 도시사회학자다. 그가 오래도록 매달려온 핵심 주제인 세계화...

  • HERI
  • 2019.10.18
  • 조회수 1039

[아시아미래포럼 특집]툰베리의 한국 친구들 “당장 기후변화에 대응을”

[2019 아시아미래포럼] 김민 빅웨이브 대표 특별발언 기후변화 청년모임 이끌며 9월21일 기후파업에 동참 “미래 위협받는데 기다리라? 지금 당장 행동해야” 목소리 청소년기후소송단 등 청소년들이 5월2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

  • HERI
  • 2019.10.17
  • 조회수 997

[아시아미래포럼 특집]“100% 재생전력으로 맥주 생산 목표…지속가능성이 우리 정체성”

[2019 아시아미래포럼] 지속가능경영 인터뷰/ 오비맥주 니콜라스 잉겔스 부사장 오비 거느린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 ‘100 플러스’ 지속가능경영 목표 수립 2025년 ‘100% 재생에너지’ 목표 이천·청주·광주 공장에도 태양광 패...

  • HERI
  • 2019.10.17
  • 조회수 847

[아시아미래포럼 특집]‘지구를 생각하는 제품’이 기업 경쟁력 키운다

[2019 아시아미래포럼] 지속가능한 경영은 어떻게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가? 기조강연: 노나카 도모요 위기 빠진 ‘산요’ CEO 맡아 ‘싱크 가이아’ 비전 내걸고 물 사용량 확 줄인 세탁기 개발 매각 뒤에도 ‘대표상품’ 위...

  • HERI
  • 2019.10.17
  • 조회수 897

[아시아미래포럼 특집]주주 이익만 좇던 자본주의, ‘다양한 대안적 가치’에 눈돌리다

[2019 아시아미래포럼] 기획/ 떠오르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주주자본주의 ‘석양’ 속으로 기업들 ‘이윤 극대화’ 내달렸지만 그 끝은 극심한 불평등· 기후위기 사회·환경 중시하는 경영 부상 아마존·애플 등 CEO들 “포용적 ...

  • HERI
  • 2019.10.17
  • 조회수 940

[아시아미래포럼 특집]‘금융의 포용성’ 어떻게 넓혀 나갈까

[2019 아시아미래포럼] 포용사회로 가는 길, 금융 다시보기 둘째날 세션4 경제 주체들의 미래 기회 열어갈 포용적 금융의 중요성 재확인 사회적 금융의 현주소 짚어보고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찾는다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

  • HERI
  • 2019.10.17
  • 조회수 849

[아시아미래포럼 특집]도시의 공동체 경제 어떻게 만들까

[2019 아시아미래포럼]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공동체 경제 둘째날 세션 3 지역 주민 내쫓는 개발과 투자 공동체 경제·문화로 상생 모색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사업과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 등 논의 지역 공동체가 만드는...

  • HERI
  • 2019.10.17
  • 조회수 799

[아시아미래포럼 특집]무한경쟁 ‘플랫폼 노동자’ 보호 어떻게

[2019 아시아미래포럼] 디지털 플랫폼 노동의 확산과 사회적 보호제도의 진화 둘째날 세션 5 전세계 1억명 이상 일하지만 사회적 보호·복지 ‘사각지대’ 우버·배달 노동자들 대책 촉구 “유럽은 운영자에 의무 부과 추진” 노동...

  • HERI
  • 2019.10.17
  • 조회수 723

[아시아미래포럼 특집]격차 해소 위한 ‘확장적 복지’ 방안 모색

[2019 아시아미래포럼] 격차사회와 포용국가 둘째날 세션 2 아직 뿌리 못 내린 포용국가 정책 소득분배 악화·부문별 격차 여전 세원 발굴· 재정확충 공론 모으고 영국· 일본의 실태와 정책 살펴봐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

  • HERI
  • 2019.10.17
  • 조회수 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