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미래포럼 기획] 1부 한국형 불평등을 말한다
④시간, 불평등의 새얼굴

파견· 용역 큰 타격…정규직은 11%
사업장 규모 작을수록 임금 감소 커
노동시간 단축은 줄어드는 소득을 어떻게 보전할지가 숙제다. 한주의 노동시간 상한을 52시간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이 산업 현장에 전면적으로 적용될 때 임금은 얼마나 줄어들까? 16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의뢰로 고용노동부의 2017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를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이 분석한 결과, 고용 인원이 적은 업체에 근무하거나 고용형태가 용역·파견·기간제 등 비정규직일수록 임금 감소 폭이 컸다. 이 법은 2018년 7월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서 출발해,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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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대상 노동자 가운데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노동자는 10.5%인 95만1천명이었다. 이들이 52시간까지만 일을 하게 되면 한달 급여가 평균 41만4천원(12.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이 40만8천원(11.7%), 비정규직은 44만7천원(17.3%) 줄어들어 월 급여가 적은 비정규직이 감소 폭도 컸다. 비정규직 중에서도 특히 파견노동자는 주 52시간 이상을 일해 월평균 251만5천원을 벌었으나, 법 시행 후에는 그보다 45만3천원이 적은 206만2천원만 집에 가져가는 등 파견(18%), 용역(17.9%), 기간제(17.7%) 노동자의 임금 감소 폭이 컸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대기업의 월평균 급여가 10% 줄었고 30~299인 기업이 12.2%, 5~29인 기업이 14.1% 줄어들었다.

비정규직 등 저임금 노동자가 17~18%에 이르는 월 임금 감소를 감내하기는 어려운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임금 감소액 일부 또는 전부를 사업주가 보전할 경우, 1년간 한시적으로 노동자 한 사람당 월 10만~40만원까지 지원한다.

한편, 노동시간 단축으로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는데, 지금의 법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적게는 12만7천명에서 최대 16만5천명까지 고용이 늘 것이란 전망이 있다. 김유선 이사장은 “노동시간 단축은 예정대로 하되, 시간당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 등으로 임금 감소의 부담을 사업주와 정부, 노동자가 분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bh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