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2010-05-27
국내 수출입 비중 1위…SK·이마트 등 역량 집중
삼성전자 등 상하이엑스포 기업관에 12곳 참가
한겨레 bullet03.gif 황예랑 기자기자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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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저녁 중국 상하이 신세계 이마트 진차오점을 찾은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상하이/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동아시아 기업의 진화]
3. 중국(2): 대륙 시대의 한국기업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중국 국영기업의 경쟁력은 배울만합니다.”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엑스포 석유관을 둘러보는 이희범 에스티엑스(STX) 에너지·중공업 총괄 회장은 수첩에 중국 석유화학그룹 관련 정보를 꼼꼼히 적어내려갔다. 옆에 선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도 “2030년까지 원전 30기를 지을 예정인 중국은 중요한 고객”이라며 전시관 구석구석을 살폈다. 이들 한국무역협회 회장단 이외에 이창규 에스케이네트웍스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씨도 이날 직접 상하이엑스포를 찾았다. 


이처럼 상하이엑스포에 국내 기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중국이 한국 기업들에게 중요한 ‘승부처’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중국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에스케이그룹은 오는 7월 중국에 통합법인을 출범시키고, 계열사별로 흩어져있던 90여개 현지법인을 그룹 차원에서 관리한다. 신세계도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대형마트 시장에서 눈을 돌려, 중국에 모든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중국을 값싼 인력을 활용하는 하청 생산기지 쯤으로 여기던 국내 기업들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13억 인구를 거느린 세계 최대 소비시장에 대한 ‘구애’는 뜨겁다. 1851년 런던 박람회 이후 처음으로 국내기업 12곳이 엑스포에 기업관으로 참가하는 것도 중국 관람객들에게 회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서다. 


이날 삼성전자는 상하이엑스포 한국기업연합관 입구에 엘이디(LED) 텔레비전 체험관을 설치하고 카메라, 휴대전화 등을 전시하는 행사를 열었다. 전용성 삼성전자 상하이법인장은 “이달 초 출시된 3차원(3D) 텔레비전이 사흘 만에 3000대가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도 한국 제품을 반긴다. 한국기업연합관을 관람하고 나온 시예이요(27)는 “나이 드신 어머니도 엘지 터치폰을 쓰기 편하다고 하신다”며 “한국 기업 이미지는 저렴한 가격와 실용성 면에서 일본을 앞선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산 수입제품 점유율은 일본에 이어 2위다.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가전·자동차 ‘하향정책’을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고 있는 농촌 지역을 겨냥해, 고급 기능을 빼고 저렴한 ‘맞춤형’ 제품을 내놓는 식이다. 반대로 상하이 등 도시 지역에선 ‘고급’을 강조한다. 



지난 11일 찾은 신세계 이마트 진차오점은 중국 토종 할인마트와 달리 깨끗하고 고급스런 꾸밈새로 중국 고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었다. 정오묵 신세계 중국본부장은 “중국 토종 브랜드들과 싼 제품으로 경쟁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며 “소비자들이 고급 생필품을 사기 위해 찾아오는 ‘품질 1등’ 할인점이 돼야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 2008년 한국에 있던 중국 본부를 상하이로 옮긴 데 이어, 기존 24개 점포 외에 올해 3~4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여성 5인조 그룹 ‘롯데걸스’를 런칭하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 잡기에 나섰다. 

중국 내 사회공헌활동에 무게를 싣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도 눈에 띈다.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이달 말 상하이엑스포에 중국 길림성 어린이 250명을 초청해 난타 공연, 매직쇼 등을 보여주고 컴퓨터와 놀이시설을 지원한다. 에스티엑스(STX)와 효성 등은 조선·기계, 섬유기술 관련분야 인재들이 모여있는 중국 대학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수입 비중, 무역흑자에서 모두 첫번째를 차지한 나라가 중국”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긴 호흡으로 신뢰를 쌓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하이/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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