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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30 7년 전, 이철종 대표이사의 꿈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그저 취업을 하고 싶은데 일자리를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사람도 제대로 된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했다. 그래서 직접 나서서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노동 소외 계층을 고용해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함께일하는세상㈜은 그렇게 태어났다.

착한 일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월급날은 너무 자주 돌아오고, 고객들의 냉정한 문전박대를 견뎌내야 했다. 월급을 ‘굶는’ 일은 그야말로 다반사였다. 때로는 카드를 여러 개 만들어 ‘돌려 막기’까지 해야 했다. 처음 2년 내내, 열 명 남짓한 직원이 벌어들인 매출은 모두 2천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착한 일도 제대로 하려면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흔히들 착한 마음만 가지면 착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사회 도처에 널려 있는 문제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나서서 해결하는 일’을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문제는 훨씬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자금을 구해 와야 하고 조직을 운영하며, 때로는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경영 능력’을 갖춰야만 할 수 있는 일이 된다.

그렇다면 경영자, 특히 사회적 기업을 이끄는 사람이 가져야 할 경영 능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정하기’이다. 세계적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이런 말을 남겼다. “성공한 경영자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그들은 부지런하기도 했고, 게으르기도 했고, 똑똑하기도 했고, 단순하기도 했고, 술을 잘 마시기도 했고 아니기도 했다. (중략)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찾아내는 능력’(do the right thing)을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시장분석력, 영업력, 조직관리력 등은 주어진 일을 잘하는(do things right) 능력이다.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은 이런 일과는 조금 다르다. 예를 들면 시장분석을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언제 시장분석을 위해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야 할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경영 능력이다.

특히 착한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경영자는, 적은 자원으로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일수록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정하고 조직의 역량을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성공하든 실패하든, 조직이 한 방향으로 굴러갈 수 있다.

반드시 필요한 또 한 가지는 ‘지속적으로 실행하기’다. 이철종 대표는 함께일하는세상 본부의 4개 팀과 각 지역 지점으로 이루어진 조직도를 펼쳐 보여주며 이렇게 물었다. “이 조직이 만들어지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아십니까?” 사실 그런 조직 형태를 기획한 것은 2001년이었다. 그리고 그 조직이 완성된 것은 올해였다. 하나의 조직 형태를 기획하고 나서 구축하는 데 꼬박 7년이 걸린 것이다. 사업 초기, 회사는 친환경 청소를 상품으로 내놓았지만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 친환경 청소가 아니면 시장에서 명함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함께일하는세상은 2007년 5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흑자 경영으로 접어들었다. 처음의 생각을 끝까지 지키는 것은 이렇게 중요하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처음의 계획을 꾸준히 지속해도, 물론 실패할 수 있다. 경영은 그렇게 불확실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분명한 실패조차 하지 못한 채 사업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착한 일 하기도 무척 고단하다. 기업을 통해서 하기는 더 고단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세상을 바꾸는 일이 쉬워서야 되겠는가?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

timela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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