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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4층에 문을 연 카페오아시아 1호점. 카페오아시아는 결혼이주여성 고용과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해 설립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현재 전국에 20여개 가맹점이 운영중이다.

[싱크탱크 광장]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년6개월

이탈리아 볼로냐 인근 디사베나의 어린이집 ‘라치코냐’는 다양한 협동조합 간 연합체다. 건물은 건축노동자협동조합이 지었고, 급식노동자협동조합은 친환경 급식을 제공하며, 돌봄·가사서비스 사회적협동조합 소속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본다. 이 어린이집은 지방정부가 보육사업을 위탁운영하는데, 한국으로 치면 국공립 어린이집에 해당된다.

우리나라도 2012년 12월 시행된 협동조합기본법에 사회적협동조합 규정이 마련됐다. 라치코냐 어린이집처럼, 공익을 목적으로 정부의 다양한 사업들을 위탁받아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협동조합기본법 발효 1년6개월이 지난 지금, 사회적협동조합이 내민 성적표는 다소 실망스럽다. 전국에서 일반 협동조합 3500여곳이 생기는 동안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은 122곳에 그쳤다. 승인 기준이 까다롭거나 경쟁이 치열한 것은 아니다. 신청한 155곳 중 122곳이 승인을 받았다.

구체 내용은 더 실망스럽다. 보건복지부가 강한 의지를 보인 보건의료 사회적협동조합과 기존 사회적협동조합들이 전환한 경우를 고려하면 신설 조합 수는 더 줄어든다. 사회적협동조합의 다양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교육부·미래창조과학부 등 일부 부처에선 신청·승인 건수가 1~2곳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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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카페오아시아 설립 1돌을 맞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에서 이자스민(왼쪽 넷째) 새누리당 의원과 정선희(왼쪽 셋째)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나눔·감사 데이’ 행사가 열렸다. 카페오아시아 제공

신설 122곳 그치고 다양성도 떨어져 
일반 조합 3500여곳 생긴 것과 대조 
정부 승인 등 설립 요건 까다롭고 
세제 등 지원제 미흡한 게 원인 
사회적 가치 공유하는 점주들 모아 
‘체인점 방식 활성화’ 대안 떠올라

사회적협동조합의 저조한 실적은 법 제정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는 목소리도 적잖다. 왜 그럴까?

먼저, 사회적협동조합은 설립 과정이 일반 협동조합보다 까다롭다. 등록제인 일반 협동조합과 달리 주무부처의 승인이 필요하다. 법인세 50% 감면이라는 세제 혜택이 근거다. 일반 협동조합에선 요구하지 않는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협동조합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모두를 평가받아야 한다. 보육 등 극히 일부 영역을 제외하면 사실상 신규 설립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필수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사업계획서 안에 과거 실적(매출액·영업이익 등)을 기입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익사업을 벌이는 다른 사회적 경제 조직에 비해 지원이 미흡한 점도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사회적협동조합보다 5년 앞서 태동한 사회적 기업과 비교해보자. 고용노동부와 지방정부에서는 이들 사회적 기업의 인건비, 소득세, 법인세 등에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기존의 다른 협동조합도 마찬가지다. 농업인 5인 이상이면 설립이 가능한 영농조합법인은 법인세와 배당세를 감면해 준다. 농업 소득이 아닌 경우에도 1인당 연간 1200만원까지는 소득세를 감면해 준다. 농업인들이 굳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까닭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각종 경영 활동에 공익재단 수준의 제한이 따른다. 공익사업 40% 외에 영리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기본 출자에 대한 배당은 할 수 없고 해산하면 모든 법인 재산을 유사한 사회적협동조합이나 비영리법인 또는 국고에 귀속해야 한다. 비영리법인 가운데서도 재산에 대한 관리·감시가 가장 엄격한 공익재단과 비슷한 잣대가 적용되는 셈이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사회적협동조합의 역할과 중요성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정부 위탁사업과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유력한 대안 모델이기 때문이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에 관여했던 전문가들은 “협동조합 정신에 어울리는 협동조합은 사회적협동조합이다”라고 말한다.

사회적협동조합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사회적협동조합 카페오아시아 정선희 이사장은 ‘소셜 프랜차이즈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카페오아시아는 결혼이주여성 고용을 위해 만든 사업자 협동조합 ‘카페’로, 커피와 베이커리, 기타 차 종류를 판매한다. 고용노동부 인가 1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지난달 30일 설립 1돌을 맞았다. 서울 삼성동 포스코 본사 1층에 첫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1년여 만에 20여곳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자가 매장을 열었다. ‘소셜 프랜차이즈’는 사회적 목적(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동의하는 점주가 필요하다. 정 이사장은 “2015년까지 조합 직영매장 40개가 만들어지면 일자리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소셜 프랜차이즈를 통해 규모화가 본격화되면 훈련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인적자원 관리와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공정무역을 통한 자재 도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타 사업으로의 다각화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인적자원 관리와 개발에 우수 사례로 꼽히는 이탈리아 볼로냐 ‘카라박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회적협동조합 우수 사례에서 소셜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은 단골손님이다. 정 이사장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미흡한 상황에서 사회적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유력한 성장 전략으로서의 유용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jkseo@hani.co.kr

사회적협동조합이란?

협동조합 중 지역주민들의 권익과 복리증진과 관련된 사업을 하거나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을 일컫는 말이다. 일반 협동조합과 달리 40% 이상 공익 목적의 사업을 해야 한다. 사회적협동조합의 유형은 지역사업형, 취약계층 배려형, 위탁사업형, 기타 공익증진형, 혼합형 등 다섯가지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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