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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지난달 21일 열린 ‘사회적 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약식’에서 여야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사회적 경제 관련 부문별 대표, 사회적 경제 공약실천협약에 서명한 6·4 지방선거 후보자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운뎃줄 오른쪽부터 유승민 새누리당 위원장,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위원장, 박원석 정의당 위원장이다. 전국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 제공

[싱크탱크 광장] 6·4 선거 ‘사회적경제실천협의회’ 활동 결산

여야 박빙의 승부로 치러진 6·4 지방선거는 ’지방과 정책이 실종된 선거’라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는 정책 선거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 사회적 경제 확산을 목적으로 지난 3월 탄생한 ‘전국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이하 협의회)가 그것이다. 협의회는 이번 선거에서 사회적 경제 공약 개발과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처음으로 여야 정당과 시민사회, 종교계, 사회적 경제 전문가 등이 함께 모여 만든 기구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지역과 정책 이슈가 가려진 한계 속에서도, 참여 정당과 단체들이 공통의 사회적 경제 공약 권고안을 만들어냈고 지방선거에 나선 많은 후보들이 공약 권고안의 실천을 약속했다. 협의회의 성과와 한계,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봤다.

6·4 지방선거에서 사회적 경제 공약을 확산하고 공약의 실천을 함께 추진하기 위해 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 사회적 경제 분야의 개인과 단체가 참여하는 조직 구성이 추진된 건 지난해 말부터다. 수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지난 3월 탄생한 협의회는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전국 조직이다. 특히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정의당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각 당의 사회적 경제 특별기구가 참여했고, 사회적 경제의 각 부문별 협의체 및 기관, 종교계와 시민사회 단체들이 상임대표 단체로 협의회에 참여했다.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 위원장은 “큰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한자리에 모여 특정 주제에 대한 공약권고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건 우리 정치 역사에 없었던 것 같다. 협의회 활동은 사회적 경제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 발전에 중대한 의미가 있는 역사적 사건이다”라고 평가했다. 사회적 경제 특별기구가 없었던 정의당에서는 협의회 참가를 계기로 사회적경제위원회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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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시민단체·전문가들 협력 
21개 공통정책안 합의 끌어내고 
후보자 269명 실천협약서에 서명 
“한국경제 근본 성찰 계기이자 
정치 발전에도 의미있는 사건” 
가을국회서 관련법안 통과 기대

사회적 경제 ‘공약 권고안’ 발표 큰 진전

협의회의 가장 큰 성과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위한 ‘사회적 경제 공약 권고안’을 지난달 발표한 것이다. 송경용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은 “공약 권고안은 사회적 경제 분야 협의체와 조직들이 제안한 공약을 기초로 실천 협의회에 참여하는 여러 단위가 함께 논의하여 일종의 ‘최대 공약수’를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약 권고안을 도출하기 위해 협의회는 먼저 각 분야·부문별 사회적 경제 기관과 협의체가 개발한 공약안을 수집했다.

각 정당에서도 자기 색깔을 가진 공약안을 내놓았다. 사회적 경제 분야별 전문가들도 공약안을 제안했다. 이렇게 수집한 공약안을 바탕으로 공약안의 실천 가능성, 기존 정책 및 공약과의 연계 가능성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21개의 공약 권고안을 도출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정의당 등 3당이 최대한의 공통분모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해 전혀 몰랐던 후보들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21개 공약 권고안을 꼼꼼히 살펴보고 광역·기초단체와 의회 차원에서 지킬 수 있는 공약들을 선거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둔 지난달 말에는 새누리당 112명, 새정치민주연합 139명 등 269명의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적합한 사회적경제 공약을 개발하여 제시하고, 당선 후에 공약을 적극 실천하겠다”는 내용의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약서’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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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사회적 경제 공약권고안 자료: 전국 사회적 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삐딱한 시선과 세월호 정국에 어려움 겪기도

그 과정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달 13일 새누리당이 발표한 지방선거 정책공약에서 사회적 경제 분야 공약은 빠졌다. 이와 관련해 유승민 위원장은 “사회적 경제가 시장경제를 교란하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이념적 차원에서 걱정하는 이들이 새누리당 안에 있다. 사회적 경제에 대해 전파하고 공감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 토론에서 정몽준 후보가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새누리당 안에 사회적 경제에 대해 삐딱하게 보는 시각이 있는 건 부정하지 않겠다. 현재 우리 당 의원 중에 특위에 참여하는 의원이 전체 약 10%인 14명이다. 이들과 함께 새누리당이 개혁적 보수를 지향하는 사회적 경제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설득 중이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모든 선거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국민적 관심을 얻는 것도 쉽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 시장 만능주의와 주류 경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거셌지만, 이를 사회적 경제라는 대안적 모델에 대한 지지와 관심으로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를 보인 것이다.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위원장은 “세월호 사건은 돈 버는 데 급급한 기업 풍토와 돈만 벌면 다른 건 용인되었던 한국 경제구조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근본 문제를 제대로 성찰할 수 있는 계기이며 사람 중심의 경제인 사회적 경제가 구체적인 대안으로 주목받을 기회다”라고 주장했다. 박원석 정의당 사회적경제위원회 위원장도 “생명보다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했던 기업 문화와 풍토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일시적인 게 아니려면 구조와 근본이 바뀌어야 한다.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고 확장하는 것이 구조와 근본을 바꾸는 것이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선거 이후에도 관련법 통과 등 협의회는 계속

6·4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협의회는 여야가 서로 협력하며 경쟁하는 정책선거의 기틀을 마련하고, 사회적 경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유승민 위원장은 “3당이 이 일을 함께 추진한 것에 대해 굉장히 보람있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 협력 관계를 더 굳고 단단하게 만들어나가겠다. 현재 사회적 경제에 관한 여러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인데, 여야간 정파와 이념을 초월해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계륜 위원장은 “이번에 정리한 공약 권고안은 국회나 정부에서 입법해야 할 사항도 많다. 사회적 경제의 기본 틀이 9월 회기 안에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석 위원장도 “사회적경제기본법안의 세부적인 내용은 토론을 통해 보완하면 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와 민간이 함께 노력해서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원낙연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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