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순망치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이다. 정부의 일자리 지원이 종료되는 사회적 기업의 처지도 이와 비슷하다. 엄혹한 시장에서 영리기업과의 경쟁을 앞둔 사회적 기업엔 든든한 바람막이가 사라지는 셈이다. 일부 사회적 기업들이 시장에 나아가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조직을 축소하는 것도 맥을 같이한다.

순망치한 처지의 사회적 기업들에 지난해 12월 희소식이 들려왔다. 국내 처음으로 사회적기업학회가 창립한 것이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국내외 사회적 기업 정책 및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확산시켜 사회적 기업 성장과 발전에 도움을 주겠다는 게 창립 취지다. 사회적 기업 현장에서 꼭 필요한 심도 깊은 경영 정보를 제공할 새로운 구원군이 등장한 셈이다. 사회적기업학회는 지난 5월30일 카이스트 서울캠퍼스 SK수펙스관에서 학회 설립 이후 첫 춘계 학술대회를 열었다.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 사회적 경제와 금융, 사회적 기업의 조직행동 세 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된 이날 대회엔 학계뿐만 아니라 대기업, 사회적 기업 중간지원조직, 마을기업, 지방정부 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발표자와 토론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경쟁과 효율 중심 경영에서 탈피해 협력과 연대의 힘을 강조하는 사회적 기업의 지향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 세션에선, 사회적 기업 자율 경영공시 사업을 통해 사회적 기업 지속가능경영 역량 강화 방안을 살펴보는 한편, 대기업과 사회적 기업 연계를 통한 지속가능성 방안 등이 발표됐다. 사회적 경제와 금융 세션에선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 방안이 논의됐으며, 사회적 기업의 조직행동 세션에선 사회적 기업 구성원의 혁신적 업무행동 요인에 관한 연구 등을 두고 심도 깊은 토론이 이어졌다.

사회적기업학회 초대 회장을 맡은 조영복 부산대 교수(경영학)는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사회적 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jkse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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