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2021 아시아미래포럼>
세션5
탈탄소시대와 노동

탈탄소 논의에서 노조는 배제돼
노동자 위한 교섭구조 재편 필요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열린 ‘탈탄소시대와 노동’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열린 ‘탈탄소시대와 노동’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21일 아시아미래포럼 ‘탈탄소시대와 노동’ 세션에서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중립과 정의로운 전환정책’ 주제의 발표를 통해 “탄소감축 정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산업·직업·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며 “정확한 고용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전직 지원과 교육훈련정책 등을 준비하고, 비정규직과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추가 정책과 기존 노동시장의 불평등 완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소감축 과정은 필연적으로 노동자와 기업, 산업, 지역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정의로운 전환’은 탄소감축의 부작용과 비용이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 기후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자는 화두다. 오 선임연구위원은 산업별 고용 영향과 관련해 “발전 부문의 경우 석탄발전회사에는 장기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하청업체에도 상당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반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 고용은 상당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산업 부문의 경우 철강산업의 수소환원제철 등 신공정과 혁신원료 도입으로 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수송 부문도 완성차의 내연기관 엔진 및 변속기 조립 공정이 필요 없게 되면서 일부 고용감소가 예상되고, 부품업체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기획위원은 ‘정의로운 전환의 담론 지형 분석’ 발표에서 “논의 주체별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원인, 해법에 대한 인식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며 “정부는 기후위기의 원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피하는 대신 한국이 적응해야 할 새로운 국제질서와 경제 패러다임으로만 해석하는 인식이 두드러지고 기업도 비슷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노조와 기후운동단체들은 자본과 이윤 중심의 경제체제, 경제성장을 강요하는 시스템 등과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부각하며 현 경제체제의 변화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로운 전환의 전략·비전과 관련해 “정부나 국회는 탄소중립을 추진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담을 사회적으로 분담하고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완적 전략으로 간주하고, 기업은 오히려 고용안정성의 책임을 회피할 기회로 삼는다”며 “반면 노조와 기후운동단체는 일자리를 지킬 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사회생태적 변혁을 위한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분석했다. 한 기획위원은 토론 과제로 정의로운 전환과 신속한 탈탄소 전환의 조화를 제시하면서 “정의롭지 않은 전환도 문제지만, 정의롭지만 전환되지 않을 위험성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후위기 대응과 노사관계’ 발표에서 “대-중소기업과 정규직-비정규직 이중구조, 노동권 보장이 취약한 노동법, 기업별 노사관계와 같은 한국 노동시장의 특성이 정의로운 전환에 제약조건으로 작용한다”며 “프랑스의 업종별 단체교섭위원회처럼 노동자 다수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도록 단체교섭 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에 나선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정의로운 전환은 전환 과정이 정의로워야 결과도 정의롭다는 의미를 함축한다”며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엄청난 사회적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면 노동이 주체로 참여하는 것은 갈등의 해결은 물론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위기 논의에서 노조는 전반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며 “노조도 환경단체와 연대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고, 지역공동체의 경제 안정, 사회적 불평등 해소, 미조직·취약노동자 보호 등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연재 2021 아시아미래포럼


한겨레에서 보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158.html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치매치료약·민간우주여행, 2021년 ○○기술에 꼽혔다

아듀헬름은 20년 만에 처음 시판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청(FDA) 허가 과정을 비롯해 약효·가격 등에서 논란을 불렀다. 주사제인 아듀헬름은 1년 약값이 5만6400달러(약 6800만원)으로 책정됐으나 효과성에 대한 논란이...

  • HERI
  • 2022.01.10
  • 조회수 464

‘불확실성’ 파는 미래예측, 누구의 이익 대변하나

‘뷰카(VUCA)’ 시대의 인기상품 ‘미래예측’ 메타버스·스마트홈·전기차 등 올해 생활 침투할 기술트렌드 해마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는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다양한 기술과 상품이 선보이는 ...

  • HERI
  • 2022.01.10
  • 조회수 466

진보 지식인들 “이-윤 부동산 공약, 시장 자극할 불쏘시개”

지식선언네트워크, ‘대선과 부동산’ 토론 윤석열·이재명 감세·규제완화 강력 비판 공급부족론 오류…이명박·박근혜보다 많아 가격 급등은 초저금리·대출규제 미비 탓 세금 과다론, 자산불평등 개선 의지 의문 시장안정·주거복지 ‘큰...

  • HERI
  • 2022.01.05
  • 조회수 685

기업 10곳 중 7곳, ESG 경영 “보통 이하” 자평

대한상의·생산성본부, 기업 300곳 설문조사 10곳 중 7곳 ESG “중요하다” 응답과 대비 국내 기업 열 곳 중 일곱은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이에스지(ESG) 경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역시 열곳...

  • HERI
  • 2021.12.29
  • 조회수 675

지식인선언네트워크, 이재명·윤석열 ‘부동산 공약’ 평가한다

새해 5일 ‘대선 부동산 정책’ 토론회 보유세·양도세 ‘부자 감세’ 점검 관심 주택공급·개발이익 환수 대책도 논의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그래픽 박민지 진보성향 지식인의 모임인 ‘지식인선언네트워크’가 2022년 대선의...

  • HERI
  • 2021.12.29
  • 조회수 619

메타버스 알고리즘에도…진실 깨우칠 매트릭스의 ‘빨간 약’ 필요할까

가상현실 가까워진 세상에 매트릭스 네번째 ‘리저렉션’ 개봉 알고리즘의 힘 커진 디지털 세상의 면면 따져봐야 1999년 개봉한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는 주인공 네오에게 안락한 시뮬레이션의 세계(파란 알약)와 고통스러운 진실의...

  • HERI
  • 2021.12.27
  • 조회수 791

“차기정부, 대통령 주재 ‘제조업 혁신전략 회의’ 신설해야”

정만기 KIAF 회장, 제조업 위기 극복 위한 6대 과제 건의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규제 1개 만들면 기존 2개 폐지 진입제한 규제 없애되 경쟁 저해 감시·단속은 강화해야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차기정부는 제조업 ...

  • HERI
  • 2021.12.22
  • 조회수 587

산림 사회적경제기업이 코로나를 이겨내는 법

코로나로 산림 사회적경제기업도 매출 타격 커 컨텐츠 개발, 연구소 설립 등 연구개발 투자와 다양한 협업사업 통한 판로 확대가 코로나 극복 열쇠로 산림 사회적금융 확대 등 질적 성장 위한 공공지원 필요 산림 분야 사회적...

  • HERI
  • 2021.12.21
  • 조회수 619

“‘소득보장 기반 복지’로 불평등 해결 실마리 찾아야”

참성장의 시대를 열자-④ LAB2050-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공동기획 지난 12월10일에 열린 ‘참성장포럼’에서 (왼쪽부터)이원재 LAB2050 대표,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

  • HERI
  • 2021.12.21
  • 조회수 666

“농산어촌에도 ‘지역 상생형 일자리’ 모델 접목을”

15일 ‘농산어촌 유토피아’ 9번째 토론회 마강래 “농촌-베이비부머-중기 3자 상생” 송미령 “5도2촌 다주택자 종부세 등 완화” 인구감소 면지역·저가주택 세제 지원 제안 성주인 “별도 공간계획으로 난개발 막자” 15일 서울 ...

  • HERI
  • 2021.12.15
  • 조회수 935

강철규 전 공정위원장 경쟁촉진상 수상

한국경쟁포럼 선정…오는 15일 시상식 한국경쟁포럼(회장 신현윤)은 15일 '경쟁촉진상'의 두번째 수상자로 강철규(75·사진)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쟁포럼은 2005년 국내 경쟁법·정책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

  • HERI
  • 2021.12.14
  • 조회수 611

상생으로 지역경제 위기 넘는다

군산 등 8개 상생형 일자리 지역경제 살리기 위한 조건 12월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상생형 지역 일자리 포럼에서 한 참가자가 군산형 일자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일자리위원회 제공 2017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

  • HERI
  • 2021.12.13
  • 조회수 583

‘돌봄’요구하는 디지털캐릭터, 공감 도우미? 훼방꾼?

아이들 게임기로 출시됐지만 게임문화·가상현실 큰 영향 “사용자와 유대감 형성하도록 돌봄 게을리하면 죄책감 설계” “인간의 감정적 취약점 이용한 인간성 훼손 우려” 비판 등장 인공지능·메타버스 확대 따라 가상-현실 뒤섞임...

  • HERI
  • 2021.12.13
  • 조회수 516

작은 협동의 경험을 큰 협동으로

<다시, 협동조합을 묻다> 김기태·강민수 지음/북돋움/1만8000원 다가오는 2022년은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된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은 전국에 2만1000여개에 달한다. 농수축협 등 8개 개별법...

  • HERI
  • 2021.12.09
  • 조회수 527

풀뿌리 협동조합 ‘사회주택’에도 종부세 중과, 왜?

공동 소유하고 관리하는 사회주택 자본이익 실현보다 공동체 의미 큰데 개정된 종부세제로 조합원 부담 커져 일부 주택협동조합은 해산까지 사회주택의 지속가능한 실험 위한 법적 안전망·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소다마을 주민들은...

  • HERI
  • 2021.12.08
  • 조회수 582

사회적경제연대회의, 7년째 국회 계류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촉구

문 대통령·이재명 후보 법 제정 의지 밝혔음에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방관한다며 비판 6일 성명 통해 법 제정 위한 적극적 노력 촉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33차 세...

  • HERI
  • 2021.12.06
  • 조회수 551

양질의 일자리가 지속가능개발 목표 달성한다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 정체성 실천: 보람있는 일자리 세션 협동조합 통해 비공식 노동자들 조직화 역량 강화와 정체성 찾는 노력 필요 협동조합도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재숙련 교육 제공과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 ...

  • admin
  • 2021.12.06
  • 조회수 397

‘불평등 완화’ ‘지속가능발전’ 열쇠쥔 협동조합 모델에 주목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 2일차 ‘협동조합 정체성 헌신’ 세션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노동 성과 공유하는 협동조합 가치 금융, 의료복지 사각지대 놓인 취약계층 접근성 높이고 난민, 지역주민 포용하는 수평·협력의 핵심주체...

  • admin
  • 2021.12.06
  • 조회수 378

“대전환 시대, 협동조합 고유의 민주·평등 구조가 혁신 일으킬 것”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 이틀째 대변혁 시기에 협동조합 정체성 주목 거버넌스·문화 오히려 위기 대처 유연해 “협동조합의 성과는 사회적 성과 공동체 정체성 집중·홍보해야” “협동조합은 사회에서 늘 선도적 역할 지역사회와 ...

  • admin
  • 2021.12.06
  • 조회수 465

“사회적 경제도 세대간 인식격차…이상적 가치로만 안돼”

【17회 사회적경제 정책포럼】 사회적 경제 청년 종사자의 끊임없는 이탈 원인은 과중 업무에 비해 낮은 처우와 열악한 노동환경 세대 간 이질적 경험이 공동체 해석의 차이 만들어 오늘날엔 취향 중심으로 쉽게 뭉쳤다 흩어지지...

  • HERI
  • 2021.12.02
  • 조회수 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