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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공유부’와 다른 ‘공통부’
구성원이 마을자치 활동해 부 생산
공동체 재구성·삶의 질 향상 가능

지난 16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영농조합법인이 만든 올바른농민상회에서 지역 주민이 친환경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영농조합법인이 만든 올바른농민상회에서 지역 주민이 친환경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실천해보려는 중요한 시도라 생각한다. 그러나 시행 과정에서 여러 변수들로 인해 기본소득의 성과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제주도에서 공유자산을 통한 기본소득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사례를 연구한 결과, 특정 어촌마을이나 섬마을에서의 공유자산 분배구조를 기본소득으로 연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첫째, 마을사람의 자격에 대한 문제이다. 생계를 위해 공동으로 협력하여 얻은 수익을 배분받기 위해서 마을사람이 될 수 있는 자격인 ‘입호권’이 필요한데 이걸 얻기까지는 상당한 세월이 걸린다. 기본소득의 보편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관습적 제도를 잘 고려하면 구성원들의 집안 사정을 판단해 공정한 배분, 형평성 있는 배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실제로 성과를 살펴보기 위해 마을사람들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했다. 제주도의 가시리와 행원리처럼 수익이 많이 나오는 마을에 실제 수혜를 받은 주민들과의 인터뷰나 설문조사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한편 선흘1리, 하례리처럼 수익이 거의 나오지 않는 곳들도 사회적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특이점이다. 오히려 이 마을들은 공동자원을 통한 수익의 금전적 배분보다 공동자원을 통해 무엇인가를 함께 해보는 것에 대한 결과로 공동체성 강화, 유대감 강화, 생태의식 증가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수익이 없어도 나타나는 성과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셋째, 공동자원의 수익은 시장과의 관계 속에서 산출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어촌계의 주요 수입원인 소라의 일본 수출이 막혀 국내 시장 유통을 시도하였지만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처럼 시장에서 거래를 통한 수익이 만들어지고 이를 함께 일한 마을사람들에게 배분한다는 것은 기본소득의 분배와는 상당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입호권, 시장과의 관계 등은 공통부 논의에서도 주요하게 다루는 쟁점 중 하나이다. 이 외에도 복잡한 공통부의 분배구조를 더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공통부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상상할 때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즉, 공통부라는 물적 토대를 기반으로 일터와 삶터를 동시에 운영해나가는 삶의 방식이 연대와 협동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다양한 사회적 자본을 발전시킴으로써 마을과 자연의 지속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따라서 공통부를 활용해 구성원이 공동체 활동(마을자치)에 참가하여 공동의 부를 산출하고, 부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운영원리를 갖추고, 이를 통하여 공동체의 재구성, 삶의 질 향상 등의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다. 물론 공통부라는 물적 토대 내지는 생산수단을 마을에서 확보하여 공동의 부를 분배하는 것은, 공유부의 분배를 주장하는 기본소득의 논리와는 결이 다르다는 점에 주의를 해야 한다.


앞으로 입호권과 같이 주체의 경계를 짓는 문제, 자연자원과 같은 공통부는 물리적 조건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를 통한 수익을 얻을 수 없는 경우의 문제, 도시에서 어떻게 공통부를 만들어내는가에 대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질문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공통부에 관한 논의가 기본소득에 또 다른 질문이 되었으면 한다.


김자경 제주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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