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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사회적 경제정책포럼】
확산하는 플랫폼 노동, 종사자 처우는 열악
연대와 협력 지향하는 사회적 경제에 기대
미국 등 플랫폼 협동조합 모델 잇따라 등장
종사자에 사회안전망, 교육 및 경력개발 지원
정책 지원과 함께 당사자들의 연대·협력 필요
제11회 사회적 경제정책포럼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행복나래 수펙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확산하는 플랫폼 노동 사회적 경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진 왼쪽부터 오철 한국아이티개발자협동조합 상임이사, 이상국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총괄본부장,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안인숙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이성종 플랫폼노동연대 대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박일훈 기획재정부 협동조합과 과장, 오은경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과장, 임병덕 씨엔협동조합 이사장. 서혜빈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제11회 사회적 경제정책포럼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행복나래 수펙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확산하는 플랫폼 노동 사회적 경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진 왼쪽부터 오철 한국아이티개발자협동조합 상임이사, 이상국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총괄본부장,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안인숙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이성종 플랫폼노동연대 대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박일훈 기획재정부 협동조합과 과장, 오은경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과장, 임병덕 씨엔협동조합 이사장. 서혜빈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배달, 대리운전, 가사, 아이티(IT) 프리랜서 등에서 활성화된 플랫폼 노동이 경제의 여러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연대와 협력을 지향하는 사회적 경제가 플랫폼 노동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거대 자본이 속속 뛰어드는 플랫폼 경제에서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플랫폼 구축 비용을 공공기금에서 지원하는 등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5일 서울 중구 행복나래 수펙스홀에서 열린 제 11회 사회적 경제 정책포럼은 사회적 경제 방식을 통해 플랫폼 노동의 열악함을 해소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확산하는 플랫폼 노동, 사회적 경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등이 주관한 이 포럼은 플랫폼 종사자들을 비롯해 정부, 학계, 노동계 등 플랫폼 경제 이해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조발제에서 “플랫폼 경제는 온라인을 통해, 거래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이용자인 고객의 권익 보호와 서비스 제공자인 플랫폼 종사자들의 처우와 관련해 많은 사회 문제를 불러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플랫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소비자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에 노동을 제공하는 종사자들의 지위와 처우는 열악하다. 이들은 노동법 등에서 규정한 노동자 지위와 권리를 갖지 못한 채 4대 보험을 비롯해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나는 등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길 연구위원은 “플랫폼 기업들의 책임과 역할도 중요하고 정부의 대응과 규제도 필요하지만 이런 것들이 플랫폼 노동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수익성이 낮더라도 공익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성과를 함께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 기업들이 플랫폼 경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익을 구현하는 새로운 경영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조발제를 맡은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랫폼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익성을 추구하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랫폼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익성을 추구하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협동조합이 플랫폼 기업의 기술과 운영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플랫폼 종사자들의 권익 보호에 나서고 있다. 가사 및 돌봄 분야의 대표적 플랫폼협동조합인 미국 뉴욕의 ‘업앤고’(Up & Go)와 우버에 맞선 미국 덴버의 택시운전자들이 결성한 그린택시 협동조합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플랫폼협동조합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가사서비스 분야의 라이프매직케어 협동조합은 지난해 공유 플랫폼 앱인 ‘우렁각시’를 출시해 플랫폼협동조합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도 대리운전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한국아이티개발자협동조합이 ‘쿱브리지’라는 앱을 출시했다.

고용안전망, 사회안전망, 사회보장 전달체계 역할 하도록

하지만 사회적 경제가 종사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려면 민간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강한 자본력을 배경으로 경제적 성과를 추구하는 영리기업과의 경쟁해야 하는 사회적 경제 기업들에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은 발제에서 “플랫폼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회적 경제는 △고용 안전망 △사회안전망 △사회보장전달체계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먼저 고용 안전망으로 사회적 경제 기업이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플랫폼협동조합이 일반 영리 플랫폼 기업과 가장 큰 차이점은 기업의 이윤을 이해관계자들이 공유하는 것이다. 플랫폼 협동조합의 성장이 종사자들의 고용안정으로 이어지는 이유이다. 조 센터장은 “사회적 성과를 함께 추구하는 협동조합 특성을 고려해, 가정 내 돌봄이나 아이티(IT)와 같이 일부 업종을 대상으로 종사자들이 소유하는 노동자 지주회사에 한해 인건비나 사회적 경제 기업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 개설 등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이 ‘사회적경제를 활용한 플랫폼 종사자 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이 ‘사회적경제를 활용한 플랫폼 종사자 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고용 불안과 함께 플랫폼 종사자들이 겪는 큰 어려움은 산업재해 등을 보상하는 사회보험의 적용을 못 받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특수고용 노동자로 분류되는 플랫폼 종사자들은 자진 신고를 해야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되지만, 실제 노동 현장에서는 사업주가 기피하거나 노동자가 부담을 느껴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플랫폼에서의 고립된 노동으로 종사자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단절감도 대응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과거에는 조직을 통해 제공됐던 노동이 플랫폼을 통해 개별적으로 제공되면서, 종사자들은 어려움을 나눌 동료도, 불공정한 처우를 상담하고 나서서 싸워줄 노동조합도 없는 실정이다. 조 센터장은 “플랫폼협동조합은 공제회 사업이나 교육훈련을 위탁 운영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영리기업이 외면했던 플랫폼 종사자들의 취약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고 종사자들의 연대의식이나 경력 형성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플랫폼협동조합은 종사자들이 노동자로서 법적 지위를 취득해 사회보험 적용을 받는 사회복지 전달 창구 역할도 할 수 있다”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구간별 신고 임금제를 플랫폼 종사자에 적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근로계약 체결을 허용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일훈 기획재정부 협동조합과장은 “플랫폼협동조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그간의 정부 정책 중에서 지원 가능한 정책이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관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플랫폼 종사자들에게 차별적인 장벽을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은경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장도 “유급근로자를 고용하는 플랫폼 사회적 경제 기업은 제도적 보완을 통해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플랫폼 현장 조직이 중심이 된 협의체가 지원조직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플랫폼 사회적 경제 당사자 조직들의 긴밀한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는 “오늘 모인 플랫폼 현장조직들을 중심으로 플랫폼 협동조합협의회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앞으로 협의회 활동을 통해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내실 있는 방안들을 논의하고 실천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종 플랫폼노동연대 대표는 “지금까지 노동조합과 협동조합의 교류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향후 두 조직이 플랫폼 종사자 권익확장을 위한 협약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 선임연구원 ekpark@hani.co.kr

관련 기사: 플랫폼의 ’맷돌’에 사회적 경제의 ’숨구멍’을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192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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