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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김현정 위원장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노동자간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규직 노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박은정 선임연구원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노동자간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규직 노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박은경 선임연구원


“기업이 만든 비정규직 문제를 왜 노동자가 해결해야 하느냐고 비판도 많이 들었죠. 하지만 기업과 정부만 바라보면 늦습니다. 정규직 노조가 움직여야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의 설립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가 주도해 노사 공동으로 조성한 사회연대기금을 운영하기 위해 올 1월 설립됐다. ‘우분투’(Ubuntu)는 ‘내가 곧 우리’라는 뜻을 지닌 아프리카 코사족의 말로, 공동체와 연대 정신을 상징한다. 재단은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해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노사 공동으로 사회연대기금 조성 
지난 1월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설립 
우분투는 아프리카어 ‘내가 곧 우리’ 
“정부·기업만 바라보면 너무 늦어”

‘정규직 전환’ 중소기업 ‘금리 감면’ 
비정규직 위한 ‘연대임금 협상안’도

2000년대 초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노동연대기금 논의가 활발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여보자는 뜻에서였다. 하지만 실제로 기금을 마련하고 사회사업을 펼치고 있는 노조는 소수에 불과하다. 가장 규모가 큰 500억원대의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은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정책 폐지로 미리 지급된 인센티브를 재원으로 조성됐다.

김 위원장은 “사무금융노조의 사회연대기금은 규모는 작지만 노사가 협의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사무직·서비스·제2금융권 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아우르는 산별노조다. 각 분야 기업의 경영 상황과 근무 환경이 저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기금 조성과 운영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부별 환경을 고려해 협의하는 게 중요했다. 김 위원장과 노조 운영진이 지난해 본부별 노조 임원 워크샵과 90개 지부별로 조합원 토론회, 간담회를 수차례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결과 현재까지 모인 기금은 30억원 규모다. 케이비(KB)증권, 케이비(KB)카드, 교보증권 등 12개 노사는 2021년까지 약 80억원 기금을 출연하기로 약정했다.


“기금 규모가 작은 편이라서 사업 실행을 늦추고 기금 마련에 더 힘써야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어요. 하지만 경영진과 조합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재단의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올 3월 ‘대국민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으로 첫발을 뗐다. 지난 5일에는 한국장학재단에 기부금 1억5천만원도 기탁했다. 장학금은 사무금융분야 비정규직 노동자와 그 자녀들의 생활비와 교육비로 쓰일 예정이다.

올해 재단이 야심차게 준비하는 사업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중소기업에 대출금리를 감면해주는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이다. 사무금융 내 여신 기능을 지닌 제2금융권 회사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신규 채용한 중소기업에 대해 대출금리를 인하해준다. 재단은 이들 회사와 양해각서(MOU)를 맺는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해 확약서를 발급하는 구실을 맡게 된다. 재단은 ‘비정규직 보호방안 개발, 비정규직 격차 시정, 사무금융권 이직자 재취업 지원 사업,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앞장선 노사·활동가·단체 후원, 사무금융노사의 사회적 역할 확대’ 등 5개 분야에서 20개 사회사업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노동자간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조의 노력은 재단 설립에만 그치지 않았다. 노조는 올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필요한 경비를 임금 인상에 반영하는 임금협상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정규직 임금을 사실상 동결하겠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우분투재단을 추진하며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조합원 공감대가 확산된 덕분에 연대임금 전략에도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무금융우분투 재단이 비정규직 불평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합의의 새로운 방안,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6년부터 제3기 사무금융서비스노조를 이끌고 있는 김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큰 집’인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사무금융연맹) 임원 보궐선거에서 새 위원장으로 뽑혀 겸직을 맡고 있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 선임연구원 ekpark@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973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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